가전 컬러강판 20% 급감…늘어난 건재도 수익성 '빨간불'

점차 두드러지던 가전용 강판의 판매 부진이 7월 들어 더욱 심화됐다. 이런 상황 속 업계가 생산량 유지를 위해 건재 생산을 늘린 결과, 건재 부문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국내 컬러강판 8개사(동국씨엠, KG스틸, 포스코스틸리온, 세아씨엠, 아주스틸, 디케이동신, 디씨엠, 비엔스틸라)를 대상으로 본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7월 컬러강판 총판매량은 20만 3,52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했다.
내수 시장 판매는 8만 8,162톤으로,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이 중 건재 판매는 6만 3,302톤으로 3.85% 증가했지만, 가전 판매는 2만 4,860톤으로 21.81% 급감하며 내수 전체 판매를 끌어내렸다.
반면 수출은 11만 5,365톤으로 11.01% 증가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수출에서도 가전용은 3만 1,868톤으로 19.93% 줄어들며 내수와 마찬가지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건재 수출이 8만 3,497톤으로 30.22%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결과적으로 수출 증가에 힘입어 총판매는 늘었지만, 업계의 분위기는 밝지 않다.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가전용 강판 판매가 약 20% 가까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가전용 강판의 수익성이 크게 훼손된 결과다. 분기마다 이뤄지는 가격 협상에서, 지난해 3분기 이후 1년 가까이 강판 공급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수요 부진과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을 이유로 강판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선풍기, 전자레인지 등 비교적 매출 비중이 낮은 제품은 물론,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주요 가전제품에도 중국산 강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국산 제품을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산 가전용 강판 가격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이 가해지면서, 일부 업체는 가전용 CCL을 건재용 생산으로 전환했다. 건재 수출이 30% 이상 증가한 것 역시 늘어난 건재 생산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밀어내기성 판매로 풀이된다.
이에 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가전용 강판 가격 장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건재 수출에 덤핑이 강요되는 상화이라 건재 수익성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악화되더라도 고정비를 충당하려면 생산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비수기에는 저가 덤핑조차 통하지 않아 업황 유지 자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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