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산업 전망-건설) 선행지표 역대급 부진…상반기 침체 본격화
건설 선행지표가 지난해까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올해 건설투자도 축소 전환되면서 당분간 건설경기 부진은 불가피하단 전망이다. 경기 사이클 고려 시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침체기에 들어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간한 '2024년 건설경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 규모는 263조원으로 전년 대비 2.2% 수준 늘어난 가운데 올해 건설투자 규모는 다시 소폭 감소(2.4%)한 257조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건설투자는 당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2021년까지 착공 물량 증가에 따른 시차 효과로 마감 공사가 늘면서 투자 감소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2022년 이후 부진했던 건설 선행지표들이 올해부터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건설경기 부진도 뚜렷해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건설 선행지표인 건축 허가와 착공 면적은 유례 없이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건축 허가 면적은 3,058만9,000㎡로 전년 동기(4,553만3,000㎡) 대비 32.8% 크게 줄었다.
이 기간 전국 착공 면적도 전년 동기(2,917만6,000㎡) 대비 44.2% 급감한 1,627만9,000㎡를 보이며 절반 수준에 그쳤다.
허가는 4개 분기 연속, 착공은 7개 분기 연속 감소한 셈이다.
지난 2022년부터 착공이 크게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에는 전문건설업 선행 공종을 중심으로,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골조 공종과 마감 공종을 중심으로 연쇄적인 감소 효과가 예상되는 이유다.
여기에 누적된 비용 상승에 따른 건설공사비 부담,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어려움, 수주경쟁 심화 등이 더해져 건설경기 침체는 더욱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한국은행과 KDI 등 타 기관들도 올해 건설투자 전망치를 전년 대비 0.5~1.6%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특징은 전망 시점이 늦을수록 투자 전망이 하향되는 추세로, 전반적으로 올해 건설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건설경기는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침체기에 들어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최근 준공을 앞두고 건설기성은 양호한데 반해, 신규공사 위축으로 건설수주가 감소하고 있어 상반기 내 건설경기 침체가 예상된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9월 기준 건설수주는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건설기성은 19개월 연속 증가했다.
1~9월 연도별로 비교한 결과, 지난해 건설기성은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공사가 활발해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건설기성도 올해 2~5월 사이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건설기성은 평균적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12~15개월이 지나면 감소하는 특징이 있는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감소와 함께 건설기성이 지난해 2월 19.5% 증가로 정점을 찍은 만큼 올해 2~5월 사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이다.
건산연은 지난 2022년부터 건축착공 위축 영향으로 건축기성은 올해 6% 내외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고 감소 기간 또한 1년 이상 장기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건산연 관계자는 "정부의 인프라 투자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기업은 미분양 관리를 강화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정해 불확실한 시장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데 집중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축사업의 비중을 낮추고 공공토목과 민자사업, 해외건설 진출 등 사업 포트폴리오 수정 및 보완을 통해서 불확실성 변수를 최소화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건설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지난해에만 종합건설사 약 400여곳이 폐업신고를 했다. 반면 신규 등록은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366건으로 전년 동기(214건) 대비 71%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는 21% 증가한 1,72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빚을 갚지 못해 부도 처리된 건설사도 총 19곳으로 지난 2020년(24곳)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11월까지 종합건설업체 신규 등록 수는 총 1,068건으로 전년 동기(4,953건) 대비 78.4%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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