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4] 한국철강협회 이경호 부회장 '철강, 국내 산업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이라 자부심'
편집자 주 : 현재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글로벌 통상 규제 심화, 탄소중립으로의 전환 가속화,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복합적인 대내외 도전에 직면해 있다. 본지는 6월 13일부로 창간 31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념하여 한국 철강업계가 맞이한 여러 이슈에 대응·해소하기 위해 전국 팔도의 국내 철강 현장 방문과 미국, 일본 등 해외 미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한국철강협회 이경호 부회장과 특집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9월 철강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선임된 그는 철강협회 부회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소회와 앞으로의 업무 추진 계획 및 다짐, 평소 생각 등을 꼼꼼하게 털어놨다.

Q. 철강협회 상근부회장으로 부임한 지 8개월 정도가 지났다. 오랜 기간 공직 생활을 하다가 산업 유관단체로 오게 됐는데 그간 철강산업에 대해 느낀 점은?
A. 공직에 있을 때도 철강산업의 중요성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경험해보니, 철강은 단순한 소재산업을 넘어 국가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제조업 전반의 근간이 되는 핵심 산업임을 더욱 확실히 느꼈다.
초기에는 ‘묵직하고 성숙한 산업’이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실제로는 급변하는 통상 환경과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역동적인 산업임을 실감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철강업계 분들의 뜨거운 열정, 전문성, 그리고 민첩한 대응 역량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것이 산업을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최근 국내 철강업계는 국내 수요 침체, 미국·EU 등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중국 철강재의 공급과잉 등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철강인들의 역량이 결집되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철강산업 특유의 저력과 가능성을 분명히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앞으로의 친환경·고부가가치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기술 혁신과 협력으로 풀어가려는 노력은 철강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Q. 부회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산업계에 발생한 여러 이슈로 정신이 없을 듯 하다. 앞으로 탈탄소, 통상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협회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와 관련해 철강업계를 위해 신경 쓰고 있는 부문이 있다면?
A.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최근 국내 철강산업은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 등 국내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EU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으며 여기에 탄소중립 전환이라는 구조적 대변화까지 맞물리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선제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수출 공세, 신흥국의 공급 확대, 그리고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주요국의 무역구제 조치 강화가 우리 철강 수출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협회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아웃리치 추진 ▲EU CBAM 관련 민관 공동 대응 ▲ 제3국의 무역구제 조치 모니터링 등 정부와 업계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한 다양한 통상 대응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한-일, 한-중 등 양자 협력 채널과 OECD 철강위원회 등 다자 협의체를 통해 글로벌 통상 이슈에 적극적으로 공동 대응하려 한다.
아울러 탄소중립 전환 대응은 앞으로의 철강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과제이다. 주요국들은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우리 역시 이에 상응하는 전략적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일본은 그린전환을 위한 GX 기금을 통해 향후 10년간 민관 총 150조 엔을 투자할 예정이며, 이 중 철강 분야에 3조 엔 이상 기금을 조성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 또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마련된 재원을 통해 6개 철강 관련 탄소감축 프로젝트에 최대 15억 달러를 투자하고,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에 10억 달러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EU 역시 다양한 펀딩 프로그램을 통해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철강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여 총투자금 중 정부 지원 비중이 약 40%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이미 주요국들이 탈탄소화에 막대한 정부 지원을 쏟아붓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이에 상응하는 전략적 대응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이에 협회는 ▲수소환원제철 등 탄소중립 전환 설비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 ▲탈탄소 R&D 예산 지원 확대 ▲무탄소 전력 및 수소 인프라 확충 ▲철스크랩 수급 안정화 등에 대해 정부, 국회, 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면서 정책 건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통해 철강업계가 직면한 통상 이슈와 탄소중립이라는 양대 과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전환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

Q. 협회 회원사와의 협력 및 수요산업과의 협력을 어떻게 강화해 나갈 계획인가?
A. 우선, 회원사 및 수요업계와의 소통 채널을 더욱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각 회원사의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고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 특히, 상공정과 하공정 회원사 목소리에 균형 있게 귀를 기울여 실질적인 어려움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려 한다.
아울러, 국내외 철강 시장 동향, 정부 정책 변화 등 주요 이슈에 대한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 체계를 더욱 굳건히 할 예정이다. 개별기업이 단독으로 대응이 어려운 복합적인 위기 상황이나 새로운 규제에 대해서는 협회가 중심이 되어 회원사들의 역량을 결집하고, 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 방향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회원사들의 경쟁력 향상은 물론 철강산업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구체적으로 협회는 철강-조선 상생협의체를 구성하여, 정부와 양 업계가 정례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동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양 업계 간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
또한, 해상 풍력 분야에서는 철강풍력위원회를 출범시켜 올해부터 국내 풍력발전 산업 생태계 내에서 국산 철강재의 적용 확대를 통한 수요 기반 확충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서, 철스크랩은 철강산업의 탄소중립과 지속 성장을 위한 핵심 자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 협회는 철강자원협회와 함께 ‘철자원 상생포럼’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방안을 모색하고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여 미래 지향적인 산업 구조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
그 외에도 국민 안전에 직결된 건설용 강재의 품질 강화를 위한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오프라인 교육 등을 확대하여 건축물의 안전과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철강과 수요·공급산업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대한민국 제조업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국가 경제 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올해는 철강협회 설립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다. 협회 부회장으로써 올해가 어떠한 의미가 되길 기대하는가?
올해 한국철강협회 설립 50주년을 맞이하는 것은 우리 철강 산업에 있어 매우 뜻깊은 의미를 갖는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협회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여정과 함께하며 국가 경제 발전의 든든한 초석을 다지는 데 기여해 왔다.
50주년은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것을 넘어, 미래 50년을 향한 새로운 도약과 혁신의 기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내 철강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데 있어 협회가 구심점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회원사들의 공동 이익을 대변하고, 국내외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철강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하려 한다. 앞으로도 한국철강협회는 철강 산업의 발전과 대한민국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철강인 여러분과 함께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마지막으로 창간호를 맞이한 철강금속신문 구독자와 철강업계 관계자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철강금속신문은 철강 산업의 핵심적인 소식과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며,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우리 철강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
아울러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철강 산업에 깊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 그리고 늘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리시는 철강업계 관계자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현재 철강산업은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지만, 철강 산업과 철강인들이 가진 강력한 저력을 갖고 있다 믿고 있다. 지난 50년간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주춧돌이 되었듯이, 앞으로의 미래 또한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핵심 산업으로서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협회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회원사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수요산업과의 상생을 통해 앞으로도 대한민국 철강 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자랑스러운 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이에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나아갈 우리 철강 산업의 미래에 지속적인 관심과 따뜻한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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