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 수급전망_종합] 글로벌 공급 구조 변화 속 수급 불안정성 확대

2026 신년특집 2026-01-05

2025년 비철금속 시장은 에너지 전환과 AI 확산에 대한 중장기 수요 기대 속에서, 광산 차질과 중국의 공급 통제 강화가 맞물리며 강세를 보였다. 다만 중국 실물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금속별 수요 체감은 엇갈렸고, 이에 따라 비철 시장 전반은 구조적 강세 속에서도 뚜렷한 차별화 국면에 진입했다.

2026년 비철금속 수급은 글로벌 공급 구조 속에서 중국의 정책 기조 변화가 주요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제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향후 5년간 친성장 정책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는 경기 모멘텀 악화 시 내수 정책을 확장한다는 의미로 경기 둔화 압력에도 부양 기조가 하방 리스크를 완화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은 5개년 계획을 통해 2035년까지 1인당 GDP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따라서 2026년 성장률도 5% 수준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해와 같은 내수 부양 강도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중국은 제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부동산 중심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첨단 제조, 재생에너지 개발, 전기차(EV) 보급 확대에 중점을 두며 수요와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친환경 기술과 첨단 기술 혁신을 뒷받침하는 비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중국이 추진 중인 공급개혁 3.0 정책은 단기적으로 일부 비철금속 수요를 제약할 수 있다. 과잉 경쟁과 가격 하락을 초래한 산업 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태양광·자동차 등 주요 수요 산업의 성장 속도가 조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중국의 과잉 생산 단속 기조가 비철금속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비철금속 안정 성장 실행 방안’에 따르면 2025~2026년 비철금속 부가가치 제품과 주요 비철금속 생산 목표치는 과거보다 낮은 수준으로 설정됐다. 이에 따라 구리, 알루미늄, 아연, 연 등 주요 비철금속의 생산 확대에는 정책적 제약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중국비철금속산업협회는 정부가 자국 내 구리, 아연, 연 생산 능력에 대한 상한을 설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역대 최저 수준의 제련 수수료를 해결하기 위해서 알루미늄에 상한을 설정한 것과 유사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구리와 연 시장의 낮은 TC는 중국 제련 용량이 전세계 광산 공급 능력을 넘어섰다는 것을 반영하며 그 결과 처리 비용이 급격히 낮아지고 제련소 수익성도 크게 저하됐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단기적인 공급 과잉과는 달리 중장기적으로는 감산과 투자 위축을 통해 비철금속 공급 여건을 타이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외 지역에서도 비철금속 수요를 지지하는 구조적 요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전력망 확충과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고 있고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 역시 전력 인프라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수요로 평가되며, 중국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비철금속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는 것을 일부 완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역시 산업화 초기 단계에서 인프라 수요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비철금속 수요 기반을 보완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비철금속 수요는 국가별 경기보다 전력 인프라, 재생에너지, 전기차, 데이터센터 등 산업 구조 변화에 더 크게 연동되는 모습이다.

중국 정책 변수 외에도 글로벌 광산 공급 여건이 2026년 비철금속 수급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구리는 대규모 광산에서의 연이은 생산 차질과 연말 가이던스 하향 조정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광산 차질만 총 83만톤으로 이는 전세계 구리 생산량의 6% 이상이다. 2017년부터 광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긴 했지만 실제 채굴까지의 시차가 10~15년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신규 공급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Teck Resources는 주력 광산인 Quebrada Blanca의 2025~2028년 예측치를 각각 4~8만톤 하향 조정했고 Antofagasta는 2026년 생산량이 2025년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2위 광산인 인도네시아 Grasberg가 중단되면서 글로벌 기관들은 2025년과 2026년 구리 수급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주석도 지난해 4월 콩고 내전으로 Bisie 광산에 공급 우려가 확산되고, 주요 생산국인 미얀마에 지진이 발생했다. 9~10월에도 인도네시아 불법 주석 채굴 단속에 생산 차질 심화된 바 있다.

반면, 아연의 경우에는 광산 공급이 2년간의 위축 이후 다시 급증하며 2026년 중순부터 정광 공급 과잉이 정련 아연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2026년 비철금속 수급은 금속별로 상이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광산 차질과 공급국 집중도가 높은 구리·주석은 공급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반면, 아연 등 일부 금속은 단기적인 공급 증가에 따른 과잉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글로벌 재고 흐름과 공급 구조를 종합하면 비철금속 수급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비철금속의 경우 런던금속거래소(LME)와 주요 시장 재고가 과거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광산 차질과 물류 이동에 따른 공급 압박이 실물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체감되고 있다.

특히 비철금속 공급이 특정 국가와 지역에 집중된 구조 속에서 정치·사회적 변수나 규제 변화가 발생할 경우, 글로벌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역 간 재고 이동이 반복되면서 일부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물량 확보 부담이 커지는 등 수급의 지역별 편차와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여건은 금속별 수급 차별화 국면 속에서도 비철금속 시장 전반의 수급 환경이 쉽게 안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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