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형공구강, 전방산업 수출 부진·중국산 시장 잠식 심화에 하반기 전망 ‘악화’
주력산업 경기 둔화와 건설 경기 장기 침체, 수출국 경기 둔화에 따른 전반적 수요 감소로 금형공구강 업계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들어 전방산업인 금형 수출 부진과 중국산 소재와 금형제품의 시장 잠식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美 관세 조치 타격 본격 가시화, 5월 누적 대미 금형 수출 전년比 59% 감소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이사장 신용문)이 HS CODE를 기반으로 최근 대미 수출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영향이 이미 수치로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제로 올해 5월까지의 누적 대미수출액은 7,261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나 급감했다.
특히 전년 동기에만 1억572만 달러를 수출했던 프레스 금형은 올해 5월 누적 2,701만 달러로 집계되어 74%나 감소됐다. 플라스틱금형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3,672만 달러, 다이캐스팅금형은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한 106만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중국은 5월 기준, 미국향 수출이 약 50% 급감했음에도 유럽과 동남아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며 총 수출액이 5%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우회 수출이 아닌, 저가 공세를 기반으로 한 구조적 전략 변화로 분석된다.
국내 금형산업에서도 중국산 저가 금형의 침투로 인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저가 공세를 한층 더 강화함에 따라 업계 전반의 압박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금형산업은 수요산업 침체, 중국 저가 공세 강화 등으로 내수와 수출 양면에서 위기에 맞닥뜨리고 있다.
특히 품목별 관세와 더불어 이번 상호관세 조치가 본격 적용되면, 대미 수출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미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금형업계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계약부터 출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업종 특성상, 관세 시행 전 체결된 건에도 추가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금형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인도향 수출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미국과 멕시코향 수출이 급감하면서 전반적인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트럼프의 통상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럽의 부진, 중국 내수시장 불황에 따른 중국 금형업계의 저가 공세 등이 지속되면서 수출 환경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수 부진 장기화, 中 저가 소재 및 금형 수입 급증 등으로 인한 업계 위기 고조
국내 금형산업과 금형공구강 업계를 짓누르는 것은 수출 부진 외에 중국산 소재와 금형의 시장 잠식도 주된 원인이다.
금형조합이 최근 국내 금형 수출입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21년을 기점으로 수출입 실적의 악화 흐름이 본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연간 30억 달러에 달했던 금형 수출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2년에는 19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2023년에는 20억 달러를 넘기며 다소 회복세를 보이는 듯 하였으나, 2024년 들어 다시 19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중국산 금형 수입도 급증했다. 대중국 금형 수출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중국산 금형 수입액은 2022년 1억600만 달러에서 2024년에는 2억200만 달러로 불과 2년 사이 약 9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가격 요인을 넘어 중국산 금형이 일정 수준 이상의 정밀도와 품질을 확보하며 국내 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국내 금형산업의 대중국 무역구조도 2014년과 다른 양상을 맞고 있다. 2014년 최대 금형 수출을 기록한 이후 대중국 수출은 급격히 감소해 왔으며, 지난 2023년 사상 첫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였다. 이는 그동안 이어져 왔던 무역흑자 흐름이 깨진 시점으로, 2024년에는 대중 무역적자가 더욱 큰 폭으로 확대되며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됐다. 이러한 적자흐름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차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국내 금형 및 금형공구강 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는데, 기존에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이 담당하던 생활용품 부문의 수요가 급감했다는 점이다. 생활용품의 경우 중국 외에도 아세안에서 저가제품 수입이 급증했고, 이로 인해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의 일감이 줄어든 것은 물론 소규모 금형업체들과 2차 유통업체들까지 도미노 식으로 수요가 급감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생활용품 부문의 경우 중국과 아세안 업체들의 시장 잠식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금형의 최종 수요처인 완제품 대기업들이 중국산 금형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국내 금형업체들은 물론 금형공구강 업체들 또한 단가 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금형공구강 업계와 금형업계에서는 생활용품 등 저가 시장이 이미 수입재에 잠식된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수입 금형 채택이 확대될 경우 국내 금형산업과 금형공구강 산업의 타격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제조업 기반이 와해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형산업이 제조업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뿌리산업이기 때문이다.
금형공구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금형업계와 금형공구강 업계는 모두 수요 부진 장기화와 수입재의 잠식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향후 1~2년 내에 상당수 업체들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위기 타개를 위해 소재-금형-수요기업으로 이어지는 금형산업 전체의 공급망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내 중소 제조업과 금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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