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물 원가 3개월째 제자리…하반기, 반등 아닌 방어 싸움 되나?
쇳물 원가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철강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제품가격 회복이 지연되면서 원가 절감 효과가 수익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하반기에도 수요 부진과 저가 수입재의 이중 압박이 이어질 경우 업계는 방어적 운영 기조를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제선원가는 톤 당 278.8달러(중국 CFR 기준, 원료 투입에 따른 단순 추정치)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270달러대에 머물렀다.지난해 하반기부터 제선원가는 완만하게 하락해왔다. 올해 초 잠시 반등을 시도했지만, 3월 이후 다시 정체 흐름으로 돌아섰다. 5월 철광석 가격은 톤 당 89달러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원료탄 가격은 188달러로 전월 대비 3달러 상승하며 제선원가를 소폭 끌어올렸다.철강 원가 구조에서 제선 원가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원료 가격에 따라 제조원가와 수익성이 직접 좌우되는 만큼 업계는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최근 원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비용 부담은 줄었지만, 제품 가격 반등이 지연되며 수익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철강제품 가격은 여전히 보합세를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제조사들은 올해 줄곧 가격 인상을 시도했지만, 국내 수요 부진과 중국산 저가재의 유입 영향으로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과거에 비해 원가 부담이 덜한 편이지만, 판매가격 상승 없이 수익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수요 반등 없는 가격 인상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수요산업 회복세도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 특히 건설업 침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3월 기준 건설기성은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해 역대급 침체 수준을 기록했고, 건설업 취업자 수도 8.7%나 줄었다. 공공 수주는 SOC 예산 감소로 위축됐고, 민간수주는 재개발·재건축 중심의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으나 전체적인 회복세로 보기엔 역부족이다.글로벌 수요도 회복세가 요원한 상황에서 중국 내 공급과잉은 여전하여 열연강판과 후판 등 주요 품목에서 중국산 수입재의 가격 경쟁력이 여전히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이에 철강업계는 수익성 방어 전략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부가 제품 중심의 제품 운영, 비수익 라인의 감산, 전략시장 중심의 수출 확대 등이 병행되고 있다. 대형 제조사는 북미와 인도 등 고수익 지역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 중이며, 수소 인프라·전략 산업용 등 고기능 제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제선원가가 정체돼 있는 지금, 시장은 반등이 아닌 저점 고착을 우려하는 단계”라며 “하반기까지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내실 위주의 운영 기조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야드 고객센터
경기 시흥시 마유로20번길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