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가공업계, 소재 공급망 불안 가시화되나?

분석·전망 2025-06-18

국내 선재 가공업계가 최대 수요처인 건설업의 장기 침체와 중국산 수입재의 시장 잠식으로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소재 공급망 불안도 가시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문제의 발단은 국내 연강선재 제조업을 이끌어 온 코스틸(대표이사 박성혁)이 법원에서 회생절차를 개시하며 유통 전문업체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달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인가를 받은 코스틸은 기존의 연강선재 및 선재 가공제품 제조업을 모두 매각할 계획이다.

코스틸에 따르면 회생을 위해 연강선재와 소둔선, 와이어메쉬, 번드렉스, 강섬유, 철근 등을 생산하던 기존 포항 3개 공장의 매각을 추진 중이며, 베트남 지사인 코스틸 VINA는 현지 철강업체와 양도계약을 이미 체결한 상황이다.

연강선재는 탄소 함량 0.22% 이하의 선재로 용접철망과 용접철근망, 철못, 강섬유, 금속울타리, 소둔선과 결속선 등 다양한 건축 및 생활용품 분야 선재 가공제품의 소재로 활용되는 데코스틸이 생산을 중단할 경우 국내 공급업체는 사실상 제이스코홀딩스만 남게 된다.

가공업계에 따르면 연강선재 가공시장의 경우 중탄소 및 고탄소 연강선재를 주로 활용하는 데크, 철못, 와이어메쉬, 철망 및 금속울타리 부문의 경우 이미 중국산 수입 소재를 많이 활용하고 있어 당장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철망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용접철망과 용접철근망의 경우 예전에는 포스코에서 주로 소재를 구매했고, 최근에는 중국산 수입재도 많이 활용하는 추세이다. 코스틸의 경우 저탄소 연강선재를 주로 공급하는 데 철망업계의 경우 중탄소 및 고탄소 연강선재를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코스틸의 유통업 전환이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중탄소 및 고탄소 연강선재의 경우 국내에서 포스코 등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고, 중국산 수입재도 넘쳐나기 때문이다. 우리 업계의 경우 수요산업인 건설 경기 회복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스틸의 유통업 전환으로 인해 국내 연강선재 공급망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연강선재 기반으로 제작된 소둔선. (사진=제이스코홀딩스)코스틸의 유통업 전환으로 인해 국내 연강선재 공급망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연강선재 기반으로 제작된 소둔선. (사진=제이스코홀딩스)

그러나 탄소 함량 0.01% 이하의 극저탄소 연강선재를 주로 활용하는 결속선과 소둔선, 철선과 강섬유 분야는 소재 공급망 불안이 현실화되면서 업계가 큰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서 극저탄강 연강선재 공급사는 코스틸과 제이스코홀딩스 2개사 뿐이었으나 코스틸의 생산 중단으로 인해 제이스코홀딩스만이 공급사로 남게 됐다. 문제는 최근 제이스코홀딩스 또한 실적 부진으로 인해 경영위기가 심화된 데다 생산물량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소재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극저탄강 연강선재를 소재로 활용하는 결속선과 소둔선, 철선과 강섬유 등은 대개 건설용 부자재로 쓰이며, 해당 제품 생산업체들은 현재 중국산 수입재의 시장 잠식으로 인해 경영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국내 시장의 부진 속에 일부 업체들은 수출 확대를 추진 중이나 중국 및 아세안의 저가제품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결속선과 철선, 소둔선 등을 생산하는 철선업계의 경우 마땅한 수입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소재 공급까지 불안정해지면서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산 소재 외에 완제품 수입이 늘면서 철선업계와 강섬유업계의 생산 기반도 약화되고 있으며, 이미 일부 업체들은 코스틸과 마찬가지로 유통 전문업체로 전환한 경우도 있다.

철선업계에서는 수입재 잠식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존 단체표준을 폐지하고,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지정을 위해 KS 인증을 추진해왔다.

문제는 철선업계가 신규로 추진 중인 KS 인증을 통한 수입재 대응에는 국내산 극저탄강 연강선재 공급이 필수적인데, 코스틸의 생산 중단으로 공급망 자체가 불안정해졌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극저탄강 연강선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현재 포스코와 제이스코홀딩스 뿐이나 제이스코홀딩스는 생산 물량을 맞추기 어려우며, 포스코는 수익성 저하 등의 이유로 연강선재 생산을 지속해서 축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포스코는 포항1선재공장 폐쇄를 단행했고, 선재사업부는 CHQ선재와 용접재료 등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강종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

철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철선업계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소재인 극저탄강 연강선재의 안정적인 수급이 필요하다. 그런데 제이스코홀딩스는 국내 수요를 맞추기 버거운 상황이며, 포스코는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생산을 축소하고 있다. 철선업계가 수입재 대응을 위해 추진 중인 KS 인증 개정을 통한 무역장벽 구축의 경우 소재인 극저탄강 연강선재가 원활하게 공급되어야 가능하다. 물론 포스코 또한 최근 국내외 수요산업 경기 침체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전체 철강산업 생태계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국내 1위 철강사이자 소재 공급업체로서 책임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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