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봉강 유통 시황 전년 대비 부진, AD 관세 등 국내시장 보호조치 필요”
건설 및 제조업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주의로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중국산 수입재의 영향력도 지속되면서 특수강봉강 유통 시황이 지난해보다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현재 국내 특수강봉강 주요 전방산업의 경우 주택시장 부진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은 물론 중장비 생산도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 석유화학과 철강 등의 부진에 플랜트향 수요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게다가 수출 둔화와 내수 소비 감소로 인해 산업기계 부문의 수요도 감소하고 있으며, 전기차 전환과 LNG선박 위주 건조 등으로 인해 자동차와 조선 부문 수요도 소폭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반적인 수요산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중국산 수입 물량의 감소와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은 보합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인천시의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예년의 경우 성수기에 소폭이라도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국내외 수요가 모두 부진한 탓에 수요가들 반발이 워낙 심해 가격 인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중국산 수입 물량이 감소했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여전하며, 일부에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국내 특수강봉강 시장의 경우 국산과 수입산 시장이 명확하게 나뉜다. 2010년대 이후 국내산 소재 활용업체와 수입산 소재 채택업체가 확연하게 나뉘는 경향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신뢰성이 필요한 제품을 제작하는 업체들은 국내산 소재만을 채택하고 있고, 범용 부품 등을 제작하는 업체들은 가격이 싼 수입재 위주로 소재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최근 1~2년 사이에 조선과 중장비, 건설 및 기계 등 국내 수요산업계에서 조달정책을 급속도로 변경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국내산 소재만을 활용하여 부품을 제작하도록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부품 조달 시 입찰공고를 통해 수입산 소재도 허용한다는 업체들이 크게 늘었다. 조선업이 대표적이며, 다른 분야로도 수입산 소재를 허용하는 수요가들이 증가하고 있다. 주요 수요업체들이 중요 부품은 국산으로 하지만 범용재는 중국산을 허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부품업체들을 주 수요처로 하는 국내산 유통업체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산 수입재의 시장 잠식이 심화되면서 특수강봉강업계에서도 판재류와 같은 반덤핑 관세 등 국내시장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기계산업용 특수강 소재를 주로 공급 중인 원미철강의 신현복 부사장은 “국내 제조업의 성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트럼프 리스크와 중국산 수입재의 시장 잠식으로 인해 국내 특수강업계는 제조업과 유통업 모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전기차 전환과 고부가가치 LNG선박 위주의 건조로 인해 실제 특수강 수요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수강봉강은 제조업의 기초 소재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판재류와 같은 반덤핑 관세를 통한 국내 제조업 기반 보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선재업계에서 원산지 규정 위반으로 인해 미국에서 관세폭탄을 맞은 사례가 있는데, 아직 특수강봉강업계에서는 그런 사례는 없다. 이는 국내 하공정업체들도 모두 국내산 소재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전환 등에 대비하여 새로운 수요처를 개발하는 한편 풍력 등 신산업 부문에서 국내산 소재 비중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수요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한 신수요를 개발하여 국내 제조업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특수강 제조업계와 유통업계, 수요산업계가 같이 생존하는 길이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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