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지형부터 바꾼다”… 포스코·현대차, 북미 ‘철강 벨트’ 본격 시동
포스코와 현대차가 손잡고 북미 철강 벨트를 잇는다.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철광석을 녹이고, 멕시코에서 철판을 가공한 뒤, 북미 완성차에 공급한다. 단순한 합작을 넘어선 이 ‘현지화 전선’은 보호무역의 벽을 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맞선 정면 돌파 전략이다.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제철소에서 생산한 소재는 멕시코에 위치한 자동차강판 공장(POSCO-Mexico) 가공라인으로 공급돼, 현대차 북미공장(HMGMA 등)을 포함한 주요 완성차 고객사에 납품하는 구조가 구상되고 있다.
총 58억 달러가 투입되는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공정을 갖춘 전기로 기반 자동차강판 특화 설비로, 연간 270만 톤 규모의 열연 및 냉연강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내 OEM사에도 직접 자동차강판을 판매해 북미시장 내 마케팅 거점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이다.
루이지애나와 멕시코를 잇는 이 공급 체계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원산지 기준을 충족해 관세 리스크를 줄이고, 동시에 북미 지역 내 안정적인 소재 수급 기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루이지애나 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 소재는 북미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이를 멕시코 POSCO-Mexico에서 가공하더라도 ‘실질적 변형(significant transformation)’ 기준을 충족할 경우 USMCA 특혜관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포스코그룹은 이와 같은 통상 구조를 활용해 고율 관세 장벽을 우회하고, 수출 중심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역내 공급망 중심의 소재 전략을 고도화하려는 모습이다.
아울러 포스코그룹은 탄소중립 전환 전략과 관련해, 현재로선 전기로 기반의 저탄소 철강재 생산 안정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수소환원제철(HyREX) 등의 기술은 향후 여건이 마련되면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확대 방안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E-GMP, eM 등)에 대응하는 전용 포트폴리오나 공급라인은 아직 구체적인 사업화 단계에 이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는 이번 동맹을 단순한 공장 설립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반중 기조와 철강 보복관세,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통상환경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국내 철강·자동차 양대 제조사의 협업은 ‘현지화’와 ‘지정학 리스크 완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으로 받아들여진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재 생산부터 가공, 완성차 투입까지 전 과정을 묶는 구조는 제조업계에서도 드문 사례”라며 “단순 수출이 아닌, 시장 내에 뿌리내리는 방식으로 공급망을 재설계하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통상환경이 불확실한 만큼, 이 같은 지역 기반 전략은 앞으로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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