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13] 신주열 금문철강 사장 '철근 유통, '건설현장 솔루션'으로 변모해야 생존 가능'
국내 철강 유통업계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환경에 놓여 있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제강사들이 유통사들에게 안정된 물량을 공급하는 대신 유통사들도 비수기나 불황 때 제강사의 판매 물량을 일정 담당하는 '버퍼링' 역할을 해왔다.
다만 최근까지 이어진 전방산업, 특히 건설경기 침체로 수급 불균형이 극심해지면서 유통사들도 제강사 물량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한 구매를 이어가는 형태다. 제강사 시장 지배력이 과거와 달리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면서 유통업계는 급변하는 환경에 스스로 적응해 나가야 하는 또 다른 생존 과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예컨대 철근 유통 사업도 단순 유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건설현장 솔루션 중심의 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품목별 대표 유통사들이 유통 산업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그리고 생존을 위해 어떤 미래 전략을 제시하는지 조명해 봤다.
다음은 신주열 금문철강 사장과의 일문일답.
신주열 금문철강 사장Q. 기업 소개 부탁드린다.
금문철강은 1989년 7월, 지지엠(GGM)은 2011년 7월 설립한 철강 및 건자재 종합회사로서 철근, 형강, 시멘트, 몰탈 등의 제품 판매뿐 아니라 고재 임대 사업과 철근 가공 및 선조립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회사는 진천, 음성, 인천, 창녕의 가공공장과 서울, 인천, 대구, 부산의 물류창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의 수요자들에게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지난해 철근 유통·가공 시장도 무척 힘든 한 해였다. 되돌아본다면.
최악의 한 해였다. 먼저 철근 수요는 2023년도 970만톤 시장에서 지난해 680만톤 후반대로 추정된다. 약 30% 물량이 감소했지만 유통사 체감 물량은 숫자 이상으로 줄었다.
유통사와 거래하던 중견 건설사들도 대부분 제강사로 빠져나갔으며 중소 건설사는 경기 침체와 신용 하락으로 물량 감소와 리스크 확대로 어려움이 가중됐다. 또한 과열된 수주 경쟁으로 건설사 턴키 수주는 영업이익에도 미치지 못했고 특히 재유통 시장은 혼란 그 자체였다.
철근가공은 노동집약적 업종으로 인건비가 70%를 차지하지만 제강사의 연간가공단가 정착 약속은 살아남기 위한 저가수주로 처참하게 무너진 상황이다. 가공업계의 어려움은 건설사, 제강사, 유통사 간 거래구조에서 일부를 제외하고 가공업계는 배제된 채 일방적인 단가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Q. 올해 건설경기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어떻게 예상하나.
올해 건설경기 전망은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 정책에 따른 공공 회복 주도로 일부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정상화까지는 태부족인 상황이라 판단된다. 핵심은 민간시장으로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수요 회복을 기대할 구체적인 정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가 워낙 바닥이다 보니 기저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하루아침에 급격히 개선되기 어려운 주택시장을 감안하면 기대 난망이다. 굳이 기대한다면 정부의 경기 회복 의지가 건설시장에도 온기를 불어 넣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Q.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금문철강만의 유통·가공 사업 강점은 무엇인가.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듯, 금문철강은 약 40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7대 제강사의 거래 기반 구축과 인천, 진천, 음성, 대구, 부산 하치장 운영, 전국 4개 공장(진천, 인천, 음성, 창녕) 운영으로 전국 모든 현장을 커버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철근 강종 보유로 건설사의 복잡한 요구사항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회사로 성장했으며, 건설사의 탈현장 건설(Off-Site Construction)의 일환인 선조립공장을 음성에 구축해 철근 유통부터 가공, 조립까지 원스톱으로 대응하고 있다.
Q. 유통·가공 사업 외에 추가적인 사업 계획이 있는지.
2015년부터 시멘트와 몰탈 유통을 시작으로 건자재사업부도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다져왔고 지난해부터는 고재 임대 사업에 진출해 기반 확충 중에 있다.
올해는 단열재와 보드(내장재), 벽돌, 블록, 흄관 등 콘크리트 2차 제품 분야로 품목을 확장하고자 전문 인력도 영입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문철강과 지지엠은 고객이 우수한 건축자재를 보다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종합건축자재 전문 유통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Q. 끝으로 철근 유통·가공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철근 유통은 단순 '유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가공과 건설현장 솔루션 중심 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 건설경기 침체와 가격 변동성이 상시화된 상황에서 물량과 단가에 의존한 유통 모델은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려우며 이런 측면에서 시장을 교란하는 단순 유통은 근절돼야 한다.
반면 철근 가공 역량과 납기·품질 안정성을 갖춘 업체는 성수기 뿐만 아니라 불황기에도 현장에서 선택받을 수 있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얼마나 싸게 파느냐가 아니라 건설현장의 공정 리스크와 철근과 관련된 원가절감을 줄여주느냐에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가공을 기본 전제로 한 납품 구조와 가공비의 명확한 분리와 가치 설명, 현장 맞춤형 패키지 공급이 필수적이다. 동시에 현장별 수익성과 손실을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운영과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표준화·자동화도 병행돼야 한다.
또한 가공은 먼저 연간가공단가 정착을 통해서 가격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현장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MES(제조실행 시스템)와 같은 체계적 시스템에 투자하는 등 수요가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상호 윈윈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결국 철근 유통·가공 업계의 미래는 '판매 사업'이 아닌 '현장 지원 산업'으로 자리 잡는 것이며, 특히 가공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불황이 도태의 시기가 아니라 시장 재편 속에서 성장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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