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업계, 공급망 리스크 대응 강화…'무역구제 확대·폐배터리 원료 확보 시급'

이슈 2026-07-10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비철금속 업계가 무역구제 강화, 폐배터리 원료 확보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열린 한국비철금속협회 연위원회에서는 무역구제포럼 발표 자료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에 따른 비철금속 산업 영향 및 향후 전망'을 공유했다. 발표에 따르면 국내 비철금속 산업은 2025년 기준 매출액 약 65조원 규모로 세계 생산 9위, 소비 6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정련 및 합금업이 51%, 압연·압출·연신업이 46%를 차지하며 지난해 수출은 148억달러, 수입은 212억달러로 약 64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품목별로 상반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루미늄 분야에서는 연포장재 수출이 감소하고 일부 기업이 동남아시아로 생산기지를 이전했지만, 캔재는 미국 노벨리스 아틀란타 공장 화재에 따른 공급 부족 영향으로 우려와 달리 수출이 증가했다. 구리 분야에서는 AI와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동선 수출은 견조한 흐름을 보인 반면, 경쟁이 심화된 동관과 동봉은 수출이 급감했다. 특히 동봉은 상계관세까지 더해져 약 60% 수준의 관세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업계는 미국 현지 생산시설 투자 확대와 정부와의 공급망 협의체 운영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무역구제 사례도 소개됐다. 해외에서는 국내 알루미늄 판·포일과 황동봉 등을 대상으로 제소가 진행된 바 있으며, 국내에서는 능원금속공업과 LS메탈이 2023년 중국·베트남산 동관을 대상으로 반덤핑 제소를 진행해 긍정적인 판정을 이끌어냈다. 이후 태국을 통한 우회 덤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올해 태국산 동관에 대해서도 추가 제소가 이뤄졌으며 현재 잠정관세가 부과된 상태다. 업계는 향후 중국산 비중이 높은 알루미늄박과 알루미늄판, 동판 등이 추가 무역구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제도 개선을 위한 대정부 건의사항도 제시했다. 반덤핑뿐 아니라 상계관세와 세이프가드 등 포괄적인 무역구제 수단을 강화하고, 제3국을 통한 우회덤핑 조사 기반 마련과 덤핑 부과율 등 무역구제 정보 공개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기업 수요처와의 거래 관계로 제소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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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원료 확보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논의됐다. 일본은 2018년 이후 사실상 폐배터리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지난해 일부 물량이 반입됐지만 현재는 다시 중단된 상태다. 일본 환경성이 서류 보완 등을 요구하며 수출 허가를 지연하고 있고 일본 제련업계 보호 기조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협회는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일본 환경성과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대만산 폐배터리 수입 문제도 해결 과제로 꼽혔다. 국내 기업들은 원료 부족 해소를 위해 대만산 폐배터리 수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환경부는 대만이 바젤 협약 및 OECD 가입국이 아니고 우리나라가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홍콩 등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입도 원산지·통관 문제로 어려워 원료 확보에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폐배터리 원료 확보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폐배터리 수입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국내 폐배터리까지 확보하고 있으나 가격이 크게 올라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생산설비 가동률 조정도 검토해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재생연 업체들의 원료 수요가 크게 늘면서 올해 2분기 들어 국내 유입 물량이 크게 감소했다"며 "여기에 인도가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미국산 폐배터리를 확보하면서 국내 반입 물량이 더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폐배터리 원료 수급 불안은 미국발 공급 변수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폐배터리 수입 물량은 지난해보다 올해 다소 증가했으며 연간 수입 규모는 약 60만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미국산에 의존하고 있어 특정 국가에 편중된 공급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향후 미국이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정책에 따라 폐배터리 수출을 제한하거나 자국 내 재활용을 확대할 경우 국내 원료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현재는 미국 내 재활용·제련 처리 능력이 제한돼 잉여 물량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으나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가 완공돼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현지 처리 인프라가 확대될 경우 기존 수출 물량이 미국 내에서 소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재활용 업계는 미국발 공급 감소 가능성을 중장기적인 리스크로 인식하고 원료 조달처 다변화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의 재활용 규제 대응과 순환자원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유럽 배터리 규정에 따른 재활용 효율 기준 충족을 위해 세부 산정 기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연기관용 폐배터리의 재자원화 품목 지정과 폐인쇄회로기판(PCB)의 순환자원 인정 확대 등 재활용 원료 활용을 위한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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