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관세 직격탄, 철강 체감경기 또 꺾였다
국내 제조업 경기의 회복 흐름이 대미(對美) 고율관세라는 파고에 가로막혔다. 특히 철강업종의 체감경기 지수가 63까지 밀리며 수출전망이 크게 어두워졌다. 업계는 관세 충격과 공급과잉, 내수부진이 맞물리면서 하락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275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 전체 전망치는 74로 전분기 대비 7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던 흐름이 꺾이면서, 결과적으로 17분기 연속 기준치(100) 이하를 기록했다.
철강업종은 미국의 50% 관세 발효라는 직격탄을 맞으며 전망치가 63에 그쳤다. 전방산업 부진이 이어지는 건설·조선업과의 연계 효과까지 더해져 업황 회복 동력이 약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담이 이미 판가와 수출마진에 반영되고 있으며,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중국산 저가재와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중고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60), 석유화학(63) 역시 관세·공급과잉에 시달렸고, 그동안 수출 호조세를 보였던 화장품(69), 제약(87)마저 급락했다. 반면 반도체(98), 식품(98)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철강·기계 비중이 큰 부산(66), 경북(68), 자동차부품과 섬유산업이 몰린 대구(60)는 모두 70선 아래로 떨어졌다. 철강소재와 전자 비중이 높은 경북은 글로벌 공급과잉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고, 3대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한 전남(60), 울산(74), 충남(71) 역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며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강원(65)은 건설 부진 영향으로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으며, 조선 기자재 비중이 큰 경남(78)도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수주 난항이 드러났다.
철강업계는 관세 부담·공급과잉·내수침체라는 ‘삼중고’ 속에서 민간기업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그동안 부진한 내수를 수출 회복세가 뒷받침해 왔으나, 최근 미국의 관세 부담이 본격화하면서 대미 수출 기업은 물론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여건까지 악화할 우려가 있다”라며 “대외 악재에 우리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하지 않도록 정부는 긴급 유동성 공급을 비롯한 규제완화,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 지원책을 확대해 대외충격을 버틸 수 있는 방파제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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