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와이어로프 수요 증가 전망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중국의 조선업 경기 둔화로 국내 와이어로프 업체들의 신시장 개척 필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일본시장이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현재 일본 와이어로프 시장은 건설, 크레인, 엘리베이터, 항만·해양, 임업·수산, 삭도, 인양 장비 등 안전 부품 분야의 수요를 바탕으로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 현재 고기능 제품은 일본산, 범용 제품은 외국산으로 역할이 분화된 상태다.
다만 최근 물류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내수 생산 여건이 악화함에 따라, 향후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갖춘 수입품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5년 일본의 와이어로프 생산량은 전년 대비 0.3% 감소한 21만1,836톤, 판매량은 4.0% 감소한 14만955톤을 기록했다. 생산량보다 판매량의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이러한 하향세는 2026년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2026년 1월~4월 기준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7만834톤, 판매량은 5.1% 감소한 4만7,131톤으로 집계됐다.
와이어로프의 HS코드 분류에 따른 강종별 수입 동향을 살펴보면 HS코드 7312.10 품목의 2025년 전체 수입액은 전년 대비 약 1.7% 증가한 2억3,371만 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이 중 중국산 수입품이 약 51%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으며,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그 뒤를 이었다. 2025년 한국산 수입액은 전년 대비 약 0.4% 증가한 3,371만 달러 수준이다.
2026년 1~5월 누적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1.4% 감소한 8,841만 달러 규모다. 이 가운데 중국산 수입품 비중은 약 53%로 집계됐다. 동기 기준 한국산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2% 감소한 1,213만 달러를 기록했다.
노후 인프라 보수 부문을 중심으로 일본의 와이어로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도쿄로프가 생산 중인 와이어로프 제품. (사진=도쿄로프)현재 일본의 유력 제조사로는 도쿄로프(Tokyo Rope), 코벨코강선(Kobelco Wire) 등이 있으며, 이들은 품질, 안전 규격, 용도별 설계 및 납품 실적 등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도쿄로프는 와이어로프를 비롯해 와이어, 스틸 코드, 도로 안전 시설, 교량 관련 제품 등을 취급하는 기업이다. 코벨코강선 역시 와이어로프, PC 강재, 스프링용 강선, 스테인리스 강선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범용 제품 시장의 경우 중국·한국·동남아시아산 제품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대응해 일본 현지 제조사들은 고강도, 내피로성, 내마모성 제품을 비롯해 엘리베이터 및 크레인용 등 높은 안전성이 요구되는 특수 용도 제품을 중심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일본 와이어로프 시장의 유통 경로는 ‘제조사 → 무역회사·대리점 → 가공업체 → 최종 사용자’ 구조가 기본이다. 와이어로프는 제품 특성상 그대로 사용되기보다 절단, 단부 가공, 슬링(Sling) 제작, 금구 부착 등을 거쳐 현장에 설치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때문에 가공업체나 유지보수 업체의 역할이 비중 있게 다뤄진다.
특히 와이어로프는 안전 자재로 분류되므로 단순 수입·판매에 그치지 않고 품질 증명, 규격 확인, 가공, 검사, 사후 관리(A/S)까지 아우르는 유통 체계가 요구된다.
실제 유통 현장에서는 용도별 맞춤형 가공 납품이 주를 이룬다. 현지 와이어 유통사인 아베노 공업(Abeno Kogyo)의 경우, 크레인용 와이어의 단부 가공과 후크·샤클 등 부속 금속 부품 공급은 물론, 호이스트 및 크레인용 와이어의 판매와 교체 공사까지 일괄 수행하고 있다.
WTO 협정 관세율은 무세(0%)가 적용되며, 통관 시 10%의 소비세가 부과된다. 별도의 수입 규제는 없다. 다만 일본 내 유통 시에는 일본산업규격(JIS)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기계, 엘리베이터, 건설, 선박, 어업, 임업, 광업, 로프웨이 등에 쓰이는 일반용 와이어로프는 'JIS G3525' 규정을 따른다. 현재 한국 내 일본산업표준조사회(JISC) 지정 등록인증기관으로는 한국표준협회(KSA)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이 있다.
와이어로프 수요는 건설 시장 동향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건설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건설 투자는 2025년도 77조 엔, 2026년도 81조 엔으로 명목 기준 증가세가 예상된다. 특히 공공 공사를 비롯해 대형 창고나 상업 시설 등 비주거용 건축, 건축물 유지보수 시장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크레인, 리프팅 장비, 엘리베이터 유지보수, 인프라 보수 분야를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 건설 시장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향후 성장 여지가 큰 분야로는 교량·항만 등 노후 인프라 보수 부문이 꼽힌다. 다만 해당 분야는 높은 안전성이 요구되므로, 한국 기업이 진입하기 위해서는 관련 인증 취득과 더불어 납품 실적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한편 일본 시장 내 일손 부족에 따른 인건비 급등이 지속되면서 현지 제조 비용이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어, 향후 해외 제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 시장은 가격보다 규격 적합성, 안전성, 공급망 관리를 최우선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짙다. 특히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원인 규명 및 소명 가능 여부, 대체품의 신속한 공급 능력 등이 주요 거래 조건으로 검토된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의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일본산업규격(JIS) 인증 취득은 물론, 납품 이후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현지 사후 관리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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