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기업의 변신은 무죄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광고 문구가 있다. 아름다워지려는 여성의 본성에 충실한 결과이지만, 그 변신에는 온갖 노력이 따른다. 그래야 아름다움을 얻는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야말로 ‘변신은 무죄’이다. 기업이 변신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뻔하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기업도 이 이치와 무관하지 않다. 변신의 목적은 구성원의 생존을 위해서다. 카멜레온처럼 변화를 거듭한 기업은 생존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다. 이 순간에도 기업이 변신을 지속하는 이유다.
세상도 끊임없이 변화한다. 변화된 환경에 적절하게 변신한 생명체만이 생존하고 번성하듯이 기업도 그렇다. 기업의 변신은 필수이다. 새로운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고, 변화무쌍한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렇기에 기업은 환경이 바뀔 때마다 변해야 하는 당위성이 따른다. 이에 최고경영자와 임직원들은 미래사회와 차세대 소비자들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 미래에 펼쳐질 세상을 상상하고 차세대와 미리 호흡하는 시스템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부재하면 생존이 어렵다.
지난 10여 년 동안 유명한 기업이 선두에서 밀려났다. GM, 코닥, 모토로라, 노키아, 소니, 샤프, 도시바, GE 등 귀에 익은 기업이다. 소니의 아성은 무너져 한때 7조 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GM과 코닥은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모토로라와 노키아의 휴대전화기 시장점유율이 70%에서 1%로 수직 낙하했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창업한 GE는 미국 대표 기업이다. 30개로 구성된 다우지수 그룹에 1907년부터 111년 동안 유지했다. 그러나 2018년 퇴출당했다. ‘초우량 기업의 조건’의 저자 톰 피터스도 “나도 그럴 줄 몰랐다”라고 할 정도다.
이처럼 최고 기업들의 몰락은 충격적이다. 흥망성쇠(興亡盛衰)가 멀리 있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고 외치던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을 기억한다. 그가 주도한 ‘세계 경영’의 깃발 아래 대우는 4개 대륙에서 500여 개의 현지법인을 거느린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 성과로 개발도상국 기업의 교과서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잘 나가던 기업은 IMF 외환 위기로 신화를 끝냈다. 자기 자본과 기술 없이 ‘빚으로 쌓아 올린 거대한 성’은 허망이 무너졌다. 무려 41조 원의 분식회계로 국민까지 속였다.
반면 어려움을 이겨내고 세계적 기업이 된 업체도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은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SK하이닉스다. 회사는 IMF 시절 현대전자를 인수하며 부도 위기에 몰렸다. 주가가 ‘껌보다 못하다’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과감한 선제 투자와 기술 개발로 메모리 반도체 강자로 거듭났다. 현재 인공지능(AI)에 필수재가 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하며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섰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줄을 서서 제품을 구매할 정도로 위상이 올랐다.
포스코퓨처엠의 변신도 놀랍다. 원래는 용광로 내부에 붙이는 벽돌을 제조하던 내화물 업체이다. 석탄제품을 만들든 전통적인 제철 지원 목적의 굴뚝기업이었다. 하지만 철강산업이 정체기에 접어들자 2010년부터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국내 대표 이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으로 부상했다. 완벽한 체질 개선을 통해 성공한 대표적 기업으로 존재감이 높다.
포스코그룹이 철강 중심 사업구조를 자원·에너지로 재편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전체 70% 차지하던 철강 비중을 2028년 28%, 2035년 24%까지 낮춘다고 한다. 철강이 아닌 신사업으로 체질 개선을 선언한 것이다. 그룹 수장인 장인화 회장이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당당히 밝혔다. 이렇게 되면 포스코는 더는 철강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 아니다. 공급망 불안정과 저탄소 전환 가속화에 과감한 혁신을 선택한 것이다. 이 변화가 극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기업이 진짜 잘하는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본질을 깨우쳐 타 시장에 접목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기업의 변신은 무죄’라면 이 같은 노력은 당연한 움직임으로 귀결된다. 이 변화를 통해 또다른 신화를 창조하는 그룹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야드 고객센터
경기 시흥시 마유로20번길 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