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창선재 박민기 대표 “철선업계, 수요 부진 장기화에 소재 수급 차질도 심각”

인터뷰 2026-06-15
삼창선재 박민기 대표이사. (사진=삼창선재)삼창선재 박민기 대표이사. (사진=삼창선재)

국내 철선업계는 팬데믹 이후 고금리와 아파트 미분양으로 인해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요가 크게 둔화되고, 중국산 수입재의 시장 잠식으로 인해 생존 위기를 맞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포스코의 포항1선재공장 폐쇄와 코스틸의 유통 전환으로 소재 수급까지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공급과 수요 측면 모두 위기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본지에서는 철선조합 이사장사인 삼창선재 박민기 대표이사를 만나 철선업계의 위기 대처방안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해법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다음은 박민기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올해 철선 분야(결속선, 소둔선) 시장 동향은 어떤가?

A. AI인프라 투자 확대로 공공건설과 데이터센터 등 일부 건설경기가 반등하기는 했지만 미분양 사태로 인해 주택시장은 여전히 침체되고 있다. 철선업계의 주력인 결속선과 소둔선은 주택시장이 주 수요처인 탓에 여전히 수요는 부진하다. 유일하게 호전된 분야는 조선업 분야에 사용하는 족장용 소둔선이다. 게다가 중국산 수입재 잠식은 여전히 심각하다. 올해 들어 연강선재 가격은 지속적으로 인상됐지만 중국산 수입재가 시장 가격을 결정할 정도로 수입재 잠식이 심해 하공정인 철선업계는 제품 가격을 전혀 인상하지 못했다.

Q. 중국산 수입재의 시장 잠식 상황이 어느 정도인가?

A. 국내 철선시장이 월 1만5,000톤 규모인데 국내산 판매가 월 5,000톤~6,000톤가량이며 나머지 1만 톤 가까이가 대부분 중국산 수입재라고 보면 된다. 중국산 수입재가 국내 시장 가격을 좌우하다 보니 정부가 법적으로 마련한 ‘납품대금 연동제’도 현실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보면 된다.

Q. 코스틸의 유통 전환 후 국내 소재 숙브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소재 수급 상황은?

A. 포스코의 포항1선재공장 폐쇄에 이어 코스틸이 유통업으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연강선재 공급업체는 제이스코홀딩스 1개사 뿐이다. 문제는 초근 제이스코홀딩스의 상장 폐지 소식에 소재 수급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철선업계가 경쟁적 물량 확보에 나섰고 이로 인해 국내 연강선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제이스코홀딩스의 조기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며, 제이스코홀딩스가 안정적으로 연강선재를 생산할 수 있도록 원료인 여재 슬래브 공급 안정화를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같이 동참해주기를 바란다.

그동안 제이스코홀딩스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일본제철 등에서 여재 슬래브를 구매했는데, 최근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대 공급사이던 포스코의 경우 연강선재 공급이 줄고, 여재 슬래브 공급도 줄였다. 시장에서는 월 5,000~6,000톤이 필요하지만 실제 여재 슬래브 수급량은 3,000~4,000톤에 불과하다. 포스코도 연강선재 생산을 늘릴 수는 있지만 고로사에서 생산할 경우 블룸을 원자재로 쓰다 보니 제품 가격이 크게 오를 수 밖에 없다.

소재 수급은 현재 철선업계의 가장 큰 과제인데 제이스코홀딩스, 포스코와의 협력을 통해 조합원사들이 안정적으로 소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Q. KS 인증 사업과 국토부 표준시방서 개정사업의 진행 상황은 어떤가?

A. KS 인증은 제정됐지만 아직 시험기준이 만들어지지 않아 철선 부문의 KS 인증은 다소 미뤄지고 있다. 사실 KS 인증 이전에는 단체표준을 활용했는데, 국토부 표준시방서 개정에는 단체표준보다 KS를 우선시하여 KS 제정에 나섰던 것이다. KS 인증이 있을 경우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을 통해 공공조달 시장 진출이 수월하고, 국토부의 표준시방서 개정을 통해 민간 주택시장 물량 확보에도 현저히 유리한 점이 있다.

현재 표준시방서 개정을 위해 콘크리트학회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5월 말 공청회도 개최했다. 다만 한 가지 견해 차이가 있는데, 조합에서는 결속선 굵기 규정과 관련하여 안전성을 위해 0.9mm로 주장하는 반면 콘크리트학회에서는 시공비용과 작업자 편의성을 들어 0.8mm로 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조합에서는 기존에 건축물 붕괴사고 등이 결속선 불량에 근거한 만큼 건축물 안전을 위해서라도 0.9mm 기준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당사의 경우 미군기지 등에도 납품을 했는데 미군기지는 결속선 굵기가 1.6mm이다. 콘크리트학회의 주장대로 시공비용과 작업 난이도도 중요하지만 중국산 수입재와의 차별화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조합의 기준이 더 적합하다고 설득 중이다.

표준시방서 개정은 하반기에는 개정될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KS 인증에 기반한 공공조달 확대는 물론 국내 주택시장 판로 확보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Q. 철선조합은 타 사업 대비 조합 사업이 적은 편이다. 중점을 두려는 사업이 있나?

A. 지난 수년 동안 지속된 불황으로 인해 조합원사들의 경영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연강선재 공동구매사업, KS 인증 및 표준시방서 개정, 공공시장 및 민수시장 판로 확보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 위기 상황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늘리기 보다는 조합원사 경영 지원에 주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Q. 연강선재 가공사업에는 철선 외에도 많은 품목이 있다. 조합원사 확대를 위한 계획이 있나?

A. 연강선재 가공 부문에는 철선 외에 철망과 금속울타리 등이 있는데 해당 부문은 이미 조합이 있다. 반면 강섬유의 경우 현재 정식 조합은 없고, 업계가 형식적으로 만든 조합도 역할을 못 하고 있으나 우리 조합이 당장 포괄하기는 어렵다. 우선은 중국산 수입재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이는 동시에 표준시방서 개정과 조달시장 납품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리고 공공조달사업이 안정화된 이후 강섬유 부문 확대 등 조합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Q. 최근 중소 제조업이 많이 어려운데 정부에 바라는 정책적 지원사항은 무엇인가?

A. 철선 분야 외에도 많은 뿌리기업들이 경영 승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업 자체가 힘든 일인 데다 큰 수익이 나지 않고, 만성적 인력난과 함께 성장성도 작다는 판단 하에 2세들이 물려받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2세들 또한 반도체와 AI, 바이오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가고 싶어하지 뿌리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것은 꺼리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가업승계를 하더라도 조건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뿌리산업의 경우 국내 제조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하지만 현실은 기업의 존속도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 정부에서는 뿌리산업의 존속 자체가 위태롭다는 현실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현재의 가업승계 제도를 다소 완화하는 방식으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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