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황호정 철강자원협회장 'K-스틸법 시행, 철스크랩 산업 도약 전환점'

인터뷰 2026-06-15

국내 철스크랩 업계가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철강자원협회도 산업 경쟁력 강화와 유통질서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로 취임 1주년을 맞이한 황호정 철강자원협회장은 지난 1년간 회원사 확대와 재정 안정화, 지부 조직과의 소통 강화 등을 통해 협회 위상 회복에 힘써왔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6월 시행되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에 대해서는 철스크랩 산업 지원 근거가 처음으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고품질 철스크랩 회수·선별 체계 구축과 품질 등급 표준화, 인공지능(AI) 검수 시스템 확산, 거래 투명화, 가공전문기업 육성 등이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AI 검수 시스템은 품질 판정의 객관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위험물 선별과 산업 안전 분야에 우선 활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의 혼적 문제에 대해서도 업계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공급업체의 품질 관리 강화뿐만 아니라 수요업체의 엄격한 검수 기준 적용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철스크랩 산업이 2세 경영 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창업 세대의 경험과 젊은 세대의 디지털 역량이 결합될 경우 산업 경쟁력 역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황호정 철강자원협회장과의 일문일답.

 

황호정 한국철강자원협회장

Q. 철강자원협회장으로 취임하신지 1년이 지났다. 그간 성과들을 소개해 준다면.

A. 먼저 철강금속신문의 창간 32주년을 축하드리고 국내 철강산업과 철스크랩 업계 발전에 기여한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

지난 1년 동안 협회 내부적으로는 회원 확대와 재정 자립도 향상, 지부 조직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유관기관과의 협력 강화 등을 통해 협회의 위상을 다시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던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업자 간 결속을 다지기 위해 '전국 철스크랩 사업자 골프대회'를 개최함으로써 협회의 존재를 알리고 우리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철자원 상생포럼의 공동사무국 역할과 K-스틸법 제정 대응을 통해 업계의 권익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다.

Q. 올해 6월부터 K-스틸법이 시행된다. 철스크랩 업계에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내용은.

A. K-스틸법은 정부가 국내 철스크랩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 처음으로 도입됐다는 데 의의가 크다.

특히 철스크랩 공급망 강화를 위해 고품질 철스크랩의 회수 선별부터 △가공 유통 기반 구축 △품질 등급 표준화 △AI 기반 자동 검수 시스템 확산 △거래 투명화 △공정거래 환경 조성 △전문 인력 양성 △입지 행정 지원 △가공전문기업 지정 우선 지원 등이 명문화돼 있어서 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스크랩 밸류체인을 대부분 커버하고 있다고 생각되며 이 같은 지원 방안이 우리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최근 협회가 '철스크랩 산업 상생 발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구체적인 내용과 업계 내 호응은 어떠했는지.

A. 해당 공동 선언문은 업계 종사자들이 철스크랩이 철강산업의 지속가능성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자원임을 인식하고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산업의 건전한 성장과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자는 취지로 채택하게 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국내 자급 기반 강화를 위해 효율적 회수와 가공 체계의 고도화, 합리적이고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 및 투명한 유통 환경 조성, 친환경 미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환경 보호와 산업 안전 확보 등 사회적 책임 이행 등을 충실히 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업계 종사자들이 본 정신을 사업 활동에서 차차 녹여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Q. 철스크랩도 이제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이 필요한 시대라고 한다. AI 검수 시스템 도입이 보다 시급해 보이는데.

A. 최근 국내 철스크랩 자급도는 90%를 넘어섰지만 시장 규모는 발생량과 유통량 감소,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다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탄소중립 정책 실행을 위해 고급 철스크랩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 지금이 저급 스크랩의 고품질화를 위한 가공 정제가 필요하고 신뢰와 상생 협력의 정신으로 유통 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AI 검수 시스템은 공급자가 선별 가공해 공급하는 철스크랩에 대해 적정 가격을 받고 있는지 또는 수요자가 철스크랩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해 적정 가격으로 구입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이물질 혼입, 혼적 여부 등 품질을 평가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철스크랩의 품질 평가와 가격 책정은 일체 수요사가 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사에 먼저 정착되고 난 후에 점차 공급사 쪽으로 보급하는 게 좋아 보인다.

단순 품질 검수에 중점을 두는 AI 시스템보다 노동력 유지, 산업 안전을 위해 밀폐용기나 폐배터리 등 위험물 선별을 위한 AI 시스템 개발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2022년 초 인천 제강사 공장에서 압축 제품에 다량의 폐기물이 고의 혼적됐다가 적발됐다(사진=독자 제공)

Q. 많이 투명해졌다고 하나 아직도 고의 혼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은 없나.

A. 고의 혼적은 건전한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로서 이를 근절하기 위해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앞서 말씀드린 '상생 발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아직 일부 업체들이 그런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확실히 근절되도록 노력하겠다. 더구나 고급 철스크랩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품질을 떨어뜨리는 이물질을 고의적으로 혼입하는 것은 당연히 뿌리 뽑아야 한다.

대책으로는 무엇보다도 공급사에서는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정책 실행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철스크랩 선별 분류와 구분 적치, 이력 관리를 철저히 하며 등급이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혼적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요사에서도 부족한 원재료 확보를 위해 수급 상황에 따라 등급을 다소 유연하게 판정하고 한국산업표준(KS) 등급 기준에 융통성을 주고 판정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업계가 정한 검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품질 편차를 해소해야 한다.

과거 한국철강협회 철스크랩위원회에서 운영하다가 위원회 폐지로 유명무실해진 '철스크랩 고의적 불순물 혼입 신고센터' 운영 필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협의해 볼 계획이다.

Q. 세계 각국이 철스크랩 수출 봉쇄에 나서고 있다. 우리도 전략물자 지정 등 수출제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A. 세계적으로 철스크랩이 탄소중립 실행에 중요한 원자재임을 인식하고 유럽연합(EU)의 역외 수출 규제, 러시아와 중국 등에서 철스크랩 수출 규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미국 일본 등도 향후 수출 규제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공급이 부족한 중요한 원자재가 무분별하게 수출되는 것은 자제해야 하겠지만, 수출 물량이 국내 수급에 영향을 줄 만큼 많지 않고 오히려 국내 자급도가 90%를 넘는 상황에서는 제강사에서 수입을 늘려 수급 상황을 완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Q.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올해도 시황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최근의 가격 상승세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A. 최근의 철스크랩 가격 상승은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시장 특성상 바로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란 전쟁 여파로 원자재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국내에서도 국제 가격 영향과 철근 수출 활성화로 철스크랩 수요가 늘어나면서 재고 부족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다.

건설경기의 지속적인 침체에 따라 철강 경기 회복도 쉽지 않고 철근 수출도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철스크랩 시황 회복 역시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Q. 현대제철이 철스크랩 인센티브 제도를 손보면서 관련 납품사들도 대형화로 합종연횡하는 추세다. 현 상황을 평가한다면.

A. 국내 최대 수요사인 현대제철이 인센티브 제도를 물량 기준으로 단순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공급량이 많을수록 인센티브를 많이 받는 구조라서 결과적으로 대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미 소규모 구좌업체나 패밀리 중상들이 직납하지 않고 대형 구좌업체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해외 사례를 보면 공급사간의 통폐합은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인수 합병보다는 직납하느냐 아니냐 하는 유통구조상 입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

이와 같이 수요 제강사가 주도하는 유통구조의 변화에 대해서는 개별 공급사의 정책 전략에 속하는 부분이라서 특별히 언급하진 않겠다.

Q. 이 밖에도 철스크랩 업계의 주요 현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A. 먼저 곧 시행되는 K-스틸법에 명시된 '가공전문기업' 지정 요건과 지원 사항이 침체된 업계에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협회에서는 산업통상부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먼저 '가공'의 개념을 정의해야 하는데, 가공이란 두께 길이 모양 등이 다양한 비정형 발생물을 절단 파쇄 압축 등을 통해 이물질과 유해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품질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가공전문기업 지정 요건에 대해 가공 설비와 일정한 부지, 재무 능력뿐만이 아니라 사업주의 업력과 평판, 업계 발전 기여도 등 정성적 요인들도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여기서 우리 협회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다음으로 국내 공급이 타이트해짐에 따라 주요 제강사의 인센티브 제도에 변화가 일어나고 이에 대응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Q. 끝으로 우리 철스크랩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A. 몇 년 전부터 우리 업계는 젊은 2세 경영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창업세대가 맨손으로 시작해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시키며 쌓은 경험 등을 젊은 세대들이 잘 이어받고 여기에 더해 그들이 잘할 수 있는 디지털 기능을 결합한다면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가 구축된 명실상부한 '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이것이 우리 업계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철강금속신문이 철스크랩 업계의 발전에 함께 하고 지지해 주기를 바라며 다시 한번 창간 32주년을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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