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전망-철근·H형강] 올해 바닥 확인될까…상저하고 기대감은↑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봉형강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철근 연간 수요(내수+수입)는 지난해 700만톤 붕괴 이후 올해 600만톤 선 붕괴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철근 생산능력이 지난해 기준 1,200만톤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가동률 축소가 지속되면서 결국 반토막 이하까지 쪼그라든 셈이다.
이 같은 공급과잉 시장 상황 개선을 위해 국내 최대 철근 메이커 현대제철은 연초 인천공장 소형 압연공장(연산 75만톤) 폐쇄까지 결정했다.
2022년까지 1천만톤대를 유지했던 국내 철근 수요는 2024년 700만톤대로 떨어지더니 지난해 초유의 600만톤 중반대까지 추락했다.
올해 H형강 수요 역시 2년 연속 200만톤 선 붕괴가 가시권이다. H형강 수요는 대부분 착공면적과 동행하는 점에서 침체된 착공실적이 뚜렷한 수요 부진으로 이어졌다.

■ “뚜렷한 회복은 아직” 건설경기 제한적 반등 전망
올해 국내 건설경기는 저점 통과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보다는 침체 완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고 지방 미분양 증가 등 민간 건축 부진이 전체 시장 흐름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와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시장은 상반기 부진 흐름이 하반기에도 영향을 미치며 연간 뚜렷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착공 감소 영향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간 급격한 반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026년 건설경기 전망’에서 올해 국내 건설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2% 수준 반등한 약 269조원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는 전년 대비 기저효과로 앞서 지난해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9.8% 급감한 바 있다. 이 같은 감소폭은 외환위기로 급감했던 1998년(-13.2%) 이후 최대치다.
건설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방 건설경기의 낮은 회복 가능성이 제한적 반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기준금리 안정과 공공 투자 확대 영향에도 업계에서는 유의미한 회복보다는 하락세 진정에 가까운 흐름으로 보고 있다.
산업연구원 역시 ‘2026년 하반기 경제 산업 전망’에서 올해 건설투자를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과 건설수주 증가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0.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상반기(-0.5%)까지는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2.2%)부터 반등할 것이란 설명이다. 건설투자가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할 경우 지난 2020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 건설투자는 올해 1분기까지 건물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되며 8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건설수주가 착공을 거쳐 실제 공사 실적인 기성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지연된 데다 민간 부문의 회복세가 제한적이었던 탓이다.
실제 올 1분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4% 줄면서 역성장을 이어갔으나 지난해 1분기(-13.3%)와 비교하면 감소폭은 크게 완화된 모습이다.
올 하반기 반등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출이다. 올해 정부는 전년 대비 7.9% 증가한 27조5,000억원 규모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편성하고, 공공주택 공급 확대도 추진 중이다.
경기 선행지표들도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 올 1분기 건설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9% 급증하며 건물(23.7%)과 토목(49.7%)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수주 증가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기까진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올 1분기 건축허가(-5.0%)는 감소폭 축소 양상에도 주거용 부문(-25.5%)에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착공 역시 주거용(41.9%)에서 급증세를 보인 반면 상업용(-9.0%)과 공업용(-0.9%)에서 여전히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민간 부문의 발목을 잡는 부동산 PF 리스크 해소가 더딘 가운데 미분양 주택도 지난해 말 이후 6만5,000호 수준에서 정체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비용 상승 우려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용 중간재 가격의 상승세 재개와 착공 지연 등의 영향이 기성으로 이어지는 데 상당한 시차가 예상된다”며 “미분양 해소 지연 등 민간 건축 부문에서도 회복이 제한됨에 따라 올해 건설투자 증가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 철근 수요, 초유의 600만톤 선마저 위태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철근 수요가 지난해 700만톤 선을 밑돈 데 이어 올해는 600만톤 선 붕괴까지 위협받고 있다. 대부분 제강사 실적 개선이 수출로 힘이 실린 가운데 내수 판매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철근 생산은 172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144만4,000톤) 8.5% 줄었으나 수출(28만6,000톤)이 1,342.7% 폭증한 영향이다. 이 기간 수입은 전년 대비 기저효과로 82.6% 급증한 3만5,000톤을 기록했다.
국내 건설경기 회복 지연으로 철근 내수 판매는 여전히 저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수출은 지난해 4분기부터 미국향을 중심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국내 철근 수요는 147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실적으로 추산한 올해 총수요는 592만톤으로 추산된다. 협회 집계 이래 사상 초유의 600만톤 선 붕괴다. 최근 고점이었던 2021년(1,123만톤)과 비교하면 무려 47%(530만톤) 이상 급감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시황 개선 기대와 함께 올해 국내 철근 수요를 지난해와 비슷한 600만톤 중반대로 예측하고 있으나 당분간 제강사 실적 개선이 수출로 힘이 실리면서 내수 판매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정부의 건설경기 활성화 기조 등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나 그간의 선행지표 감소세를 감안하면 올해 반등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물량기준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면적은 2024년에는 전년 대비 기저효과로 18.6% 증가했으나 지난해 10.5% 줄면서 다시 두 자릿수 감소했다. 동행지표인 건축착공면적도 지난해 12.2% 감소한 모습이다.
건축착공면적은 적게는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건설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올해 철근 수요 역시 가시적인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024년 건축허가와 착공실적이 10년 평균의 75%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감소폭은 상당한 수준으로 올해 건설경기 반등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올 1분기 건축착공면적도 전년 대비 기저효과로 9.7% 증가했으나, 건축허가면적은 오히려 5.0% 줄면서 선행·동행지표의 엇박자가 지속되는 흐름이다.

■ H형강 수요, 기저효과 소폭 늘어
제강사 내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H형강 명목 수요도 소폭 증가한 모습이다. 다만 건설경기 회복 지연으로 연간 뚜렷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H형강 생산은 62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이 기간 H형강 수출은 19만8,000톤으로 6.4% 감소했으나 내수 판매가 41만1,000톤으로 8.4%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내수 판매 개선은 전년 대비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1분기 내수 판매(37만9,000톤)는 2009년 2분기(32만톤) 이후 약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만큼 뚜렷한 수요 개선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 1분기 H형강 수입도 31.5% 급감한 5만1,000톤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국내 H형강 수요는 46만2,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실적으로 집계한 올해 총수요는 185만톤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수요가 189만톤임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은 약 2.3%(4만톤) 줄어들 전망이다.
철강협회 집계 이래 최저 수준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00만톤 선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점이었던 2022년(284만톤)과 비교하면 무려 100만톤 가까이(35.0%) 쪼그라드는 셈이다.
H형강 수요는 일부 불규칙성이 있으나 대부분 착공면적과 동행하는 점에서 더딘 착공실적 개선이 수요 부진 연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건설경기 활성화 기조 등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나 그간의 선행지표 감소세를 감안하면 올해 반등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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