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강판 반덤핑 최종 판정, ‘가격약속 81%’의 의미

종합 2026-02-24

정부가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관세 부과와 가격 인상 약속을 병행하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최대 33%대 덤핑방지관세를 건의하는 동시에, 수입 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업체들을 가격약속 체계 안에 포함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번 판정은 관세 중심 대응이라기보다 가격 관리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역위원회는 22일 일본 JFE스틸, 일본제철, 도쿄제철 등 3개사와 중국 바오산강철(보산강철), 번강강판, 허베이옌산강철, 쇼우강징탕강철, 장쑤사강, 리자오강철 등 6개사에 대해 향후 5년간 수출가격 인상과 분기별 가격 조정을 포함한 가격약속을 수락했다. 

이들 9개사는 최근 3년간 국내 열연강판 총수입의 약 81%를 차지한다. 주요 수입 물량이 관리 대상에 편입되면서 시장 가격의 하단이 일정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이번 판정은 관세를 일괄 부과하는 방식보다 시장 충격을 줄이려는 선택으로 읽힌다. 가격약속은 최저수출가격을 설정하고 분기별로 조정하는 구조다.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즉시 반덤핑관세가 적용된다. 관세라는 압박 장치를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일본산 관세율이 중국산보다 다소 높게 산정됐다는 점이다. 일본 주요 업체는 31% 후반에서 33%대, 중국은 28%대에서 33% 수준으로 결정됐다. 일부 일본 업체는 중국보다 높은 구간에 위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중국 저가’ 구도로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라며 “일본산 역시 국내 시장에서 가격 압박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특히 일본의 저가 공세가 심화했던 시기는 2024년 가을이다. 당시 일본 내수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700달러 중후반을 유지했다. 반면 같은 시기 계약돼 11월부터 국내에 유입된 일본산 열연강판 평균 수입가격은 492달러에 불과했다. 

내수가격 대비 최대 35%, 250달러 이상 벌어진 가격 격차다. 일본이 자국 시장은 방어하면서 한국향 수출 가격은 낮추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는 점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이에 이번 판정은 이 같은 이중 가격 구조에 일정 부분 제동을 건 조치로 해석된다.

무역위원회는 가격약속이 원만히 이행될 경우 국산 출하량이 약 100만 톤 이상 증가하고, 시장점유율이 약 8.9%포인트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고로사들도 이미 2026년 1분기 열연강판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가격 인상 효과는 2분기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 물량이 줄어들면 국내 제조사의 가격 협상력도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반덤핑 최종판정의 또 다른 특징은 공구강 등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는 일부 품목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까지 일괄 규제하지는 않겠다는 신호다. 

/철강금속신문/철강금속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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