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S 공백 틈타 태양광 구조재 파고든 中 알루미늄…국산 철강과 충돌
태양광 구조재 시장에서 중국산 알루미늄이 국내 시장에 빠르게 파고들며 국산 철강재와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부구조물에 대한 KS 기준 공백과 가격 중심의 구매 관행이 겹치면서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소재 전환 검토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태양광 구조물과 ESS 설비에 적용되는 지지대와 마운팅 레일, 랙(Rack), 스키드(Skid) 등 구조재 영역에서 알루미늄 적용을 두고 수요업계의 검토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존 알루미늄 구조재를 적용해온 프로젝트에서는 중국산으로 공급처를 바꾸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는 분위기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재는 전체 사업비 비중은 낮지만 단가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며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면 가격이 낮은 소재로 이동하는 흐름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산 알루미늄은 공급 구조상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태양광 공급망 전반에서 생산 기반을 확보한 중국은 과잉설비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의 고관세와 반덤핑 조치로 막힌 물량이 한국 등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로 생성한 이미지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기준으로는 알루미늄이 도금강판보다 톤당 2배 안팎 높은 수준이지만, 경량화와 시공 공정 단순화까지 감안하면 완제품 구조물 기준에서는 국산 철강과 비슷하거나 프로젝트에 따라 더 낮은 수준의 견적이 나오는 사례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국산 알루미늄 압출재를 적용할 경우 완제품 기준에서는 국산 철강 구조재보다 더 낮은 가격의 견적이 제시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일부 수요처에서는 중국산 알루미늄 가격을 기준으로 국산 철강재 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가격 경쟁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이를 걸러낼 제도적 장치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태양광 구조재는 형강류(HS 73 계열)나 알루미늄 압출재(HS 76 계열) 등 범용 품목으로 수입돼 별도 통계가 잡히지 않고, 원산지 추적도 쉽지 않다. 가격만 놓고 보면 저가 수입재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지만, 구조재는 장기간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특성상 품질 편차에 따른 내구성 저하와 유지보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비용은 낮출 수 있지만 기준 없이 들어온 자재는 이후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을 가리기 어렵다”며 “결국 리스크는 시공 이후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가격 경쟁 전면화…지붕형·민간 시장 확산
중국산 알루미늄은 가격 민감도가 높은 영역부터 확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지붕형 태양광과 카포트, 소규모 자가용 설비는 경량성과 시공 편의성이 중요한 영역으로, 알루미늄 구조재 사용 비중이 높은 분야다.
중소 EPC(설계·조달·시공)와 민간 프로젝트 역시 주요 타깃으로 꼽힌다. 조달 기준이나 인증보다 초기 투자비와 납기를 우선하는 프로젝트에서는 검증된 수입재라는 명분으로 중국산 적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구조재 시장에서는 중국산 비중이 적지 않은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 하부 지지대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은 약 30% 수준으로 파악된다.
◇ 대형 프로젝트는 ‘국산 방어’…소재별 역할 분화
반면 모든 영역이 동일하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나온다. 수상 태양광이나 간척지 등 고내식성이 요구되는 프로젝트에서는 철강재 경쟁력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장기 내구성과 유지보수 측면에서 고내식 강재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각광받는 데이터센터와 ESS 인클로저 등 전력 인프라 핵심 영역 역시 품질과 안전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저가 소재가 단기간에 대체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붕형이나 소형 프로젝트는 가격이 우선이지만, 대형 인프라는 수명과 안정성이 더 중요한 변수”라며 “소재별 적용 영역이 나뉘는 방향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KS 기준과 조달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수입재 납품이 늘어나면 초기 몇 년간의 실적이 사실상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라며 “이후 제도 정비가 이뤄지더라도 시장 구조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지금 시장에서 어떤 소재가 자리 잡느냐가 향후 수요 구조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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