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산업지원센터, “기후위기 시대 배터리 산업의 정의로운 전환 필요”

기후위기 대응과 정의로운 전환을 주제로 한 정책 세미나가 27일 국회 의원회관 11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박지혜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한국기후변화학회가 주관했으며, 탄소중립 시대에 배터리 산업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세미나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송준호 배터리산업지원센터장은 ‘배터리 산업의 현황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술적 과제’를 주제로 진행했다. 송 센터장은 발표에 앞서 배터리 산업이 한때 전기차용 배터리에 집중됐다가 여러 외부 요인으로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최근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배터리를 정의롭게 생산하고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으며, 특히 중국 내수 시장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유럽 시장의 성장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으며 향후 이 시장의 확대 여부가 국내 배터리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송 센터장은 또한 선박용 및 항공용 배터리 분야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선박 분야에서는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로 인해 연안 운항 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항공용 배터리는 고성능 기술이 요구되지만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충분한 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리튬 가격 변동도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리튬 가격이 톤당 1억 2천만 원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하면서, 배터리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재료의 가격 변동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었으며, 특히 중국산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의 매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의 경쟁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이 미국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의 경우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배터리 전 주기의 탄소 배출을 규제하는 정책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친환경 정책의 변화로 인해 수혜자 중심의 보조금은 줄어들었지만, 공급자 중심의 정책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를 고려해 여유 생산능력을 ESS 등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 산업의 친환경성도 중요한 화두로 제시됐다. 송 센터장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향후 채굴 기반의 생산 방식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고품질 배터리의 기준이 탄소 배출량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과의 양적 경쟁에서 밀리는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는 일시적인 시장 둔화 시기를 질적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점도 제기됐다. 그는 "중국과의 물량 및 투자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이제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기술력 중심의 질적 경쟁으로 전략을 전환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배터리 산업이 단순한 기술 산업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과 정의로운 산업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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