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내려온 제선원가…원가 줄었지만, 마진은 그대로
쇳물값이 반짝 반등을 마치고 다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때 톤당 300달러 선을 웃돌았으나 올해 들어 다시 하락하며 철강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제조원가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원료 시황 변동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이와 함께 국내 제품 가격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익성 회복의 열쇠는 결국 하반기 수요 반전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4월 기준 제선원가는 톤당 275.8달러(중국 CFR 기준, 원료 투입에 따른 단순 추정치)로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쇳물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은 이보다 크다.

제선원가는 지난해 9월 266달러로 저점을 찍은 이후 연말까지 반등세를 타며 11월 297달러, 12월 298달러까지 상승했다. 제선원가는 한때 300달러선을 넘보며 회복 흐름이 조성됐지만, 올해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1월 288달러 ▲2월 293달러 ▲3월 277달러 ▲4월 275달러로 점차 하향 조정됐다.
제선원가가 다시 270달러대로 내려오며 제조 부담은 줄었지만, 판가 인상 여지가 줄어든 만큼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철강 제품 가격은 여전히 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시도했지만, 중국산 저가 유입과 내수 부진이 맞물리며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하반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있지만, 시장의 체감 분위기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세계철강협회(WSA)는 2025년 전 세계 철강 수요가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 건설과 기계 등 전방산업 업황이 좀처럼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고, 중국발 공급 과잉 리스크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이에 철강업계는 내실 강화와 수익성 방어를 기본 기조로 유지하면서도, 해외 투자와 전략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고수익 지역 중심의 제품 운영, 반덤핑 대응 강화, 현금흐름 중심의 재무 전략이 병행되고 있다. 일례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각각 북미·인도 시장 등을 겨냥한 글로벌 투자도 추진 중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원가가 내려갔다고 해서 여유가 생기는 국면은 아니다”라며 “비용 통제와 투자 선별을 동시에 챙기지 않으면 변동성이 다시 커졌을 때 대응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 수요 회복이 현실화하기 전까지는 내실과 전략적 투자, 두 축을 함께 끌고 가는 구조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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