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특집③] 고망간강으로 완성하는 LNG 밸류체인
2025년, 창립 57주년을 맞이한 포스코가 미래 대응 전략을 명확히 제시하며 새로운 전환점에 나섰다.
연초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금은 생존과 성장이 동시에 위협받는 절박한 시점”이라고 진단하며, 기술력과 조직역량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담대한 비전을 선포했다.
장 회장은 지정학적 긴장과 경제블록화, 글로벌 수요 위축이라는 복합 위기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며, 포스코그룹이 맞닥뜨린 환경은 단순한 경기침체가 아닌 패러다임 전환기임을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글로벌 무역장벽이 강화되고, 중국 내수 회복 지연과 공급 과잉은 포스코의 핵심 수요처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원화 약세로 인한 고비용 구조 고착화는 포스코그룹의 수익 기반 자체를 흔드는 변수다. 장 회장은 “이 같은 위기는 경쟁사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진 조건이며, 결국 대응 전략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 고망간강으로 완성하는 포스코 LNG 밸류체인
포스코가 보유한 철강 신소재 ‘고망간강’은 LNG(액화천연가스) 산업의 미래를 바꿀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고망간강은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포스코그룹의 기술적 자존심이자 에너지 산업 재편의 핵심 열쇠다.
포스코는 이 고망간강을 중심으로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결합해 LNG 생산-운송-저장-활용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철강산업 장기 침체,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보호무역주의 확대, 친환경 전환 요구 등 복합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포스코의 전략적 돌파구이자,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초격차 성장 모델이다.
‘고망간강’은 철에 22.5~25.5%의 망간을 첨가한 철강소재다. 섭씨 -196도에서도 충격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강도와 인성이 뛰어나고, 비자성 및 내마모성도 우수하다. LNG 저장 및 운송에 필요한 모든 물성 조건을 만족하며, 기존 고가의 9%니켈강을 대체할 수 있는 혁신 소재로 평가받는다.

특히 망간은 니켈 대비 가격이 30% 이상 저렴하고, 전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풍부해 공급안정성도 뛰어나다. 포스코는 제어압연과 냉각기술 등 자사만의 노하우로 고망간강의 단점(높은 밀도, 취성)을 극복하며 상용화에 성공했고, 2017년 ASTM 국제표준 등재, 2022년 IMO 국제기술표준 정식 채택, 2023년 API 620 코드 승인 등을 통해 세계 시장의 신뢰를 확보했다.
고망간강은 현재 광양 LNG터미널 5·6호기의 저장탱크 내조(Inner Tank)에 적용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성능을 입증했다. 포스코는 1,000회 이상의 실증 테스트를 거쳐 고망간강 탱크의 안정성과 내구성을 확인했고, 2026년 완공 예정인 제2 LNG터미널 7·8호기에도 동일 소재가 적용됐다.
이외에도 포스코는 한화오션의 초대형 원유운반선, 국내 첫 LNG 추진선 ‘그린아이리스’호, LNG 파이프라인, 운송 차량 탱크 등 다양한 영역에 고망간강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특히 IMO의 황산화물 규제 이후 LNG 추진선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망간강의 연료탱크용 소재 수요도 빠르게 증가 중이다.
고망간강은 LNG 외에도 그 특수성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군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엑손모빌의 캐나다 컬 오일샌드 프로젝트가 있다. 포스코는 슬러리파이프(오일샌드 이송용 강관)용 고망간강을 공급해 마모 성능과 내구성을 입증받았으며, 북미 지적재산협회로부터 ‘올해의 우수계약상’을 수상했다.
또한 비자성 특성을 활용해 초대형 변압기, 중전기기, 자기부상열차, 초전도 핵융합 발전소 등에도 적용 가능하며, 특히 잠수함·군함·전차 등 스텔스 성능이 필요한 방산분야에서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포스코가 철강기업을 넘어 미래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행보다.
고망간강이라는 혁신소재는 단일 기술 성과로 끝나지 않는다. 포스코는 포스코인터내셔널(생산·공급), 포스코이앤씨(설계·시공), 포스코홀딩스(기술개발)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LNG 밸류체인을 완전한 수직계열화 모델로 완성해가고 있다.

최근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따라 LNG 수출 제한을 완화하고 있으며, 이를 무역 협상 카드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산 PNG(파이프 가스)를 대체할 LNG 수입 인프라를 구축 중이고, 일본과 인도 역시 미국산 LNG 수입 확대를 선언했다.
또한 AI 산업 확대와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으로 인해 전력 수요와 천연가스 소비가 동반 증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하루 33억 입방피트 규모의 신규 천연가스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약 2,500만 톤의 LNG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처럼 글로벌 수요 확대가 본격화되는 지금, 포스코의 LNG 밸류체인은 국가 에너지 안보와 산업 전략의 중추적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LNG 전략은 기술적 독립성, 소재 경쟁력, 운영 역량, 고객 기반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미래형 산업모델로 평가받는다. 장인화 회장은 “기술의 절대적 우위와 그룹 시너지를 통해 미래시장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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