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광산업계, 美 관세 발표에 신중 대응…불확실성 커져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 수입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칠레 국영 광산기업 코델코(Codelco)의 막시모 파체코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로이터 통신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구리를 언급했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제품이 영향을 받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 조치가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지, 일부 국가에만 해당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며 "예외가 있을 가능성도 있어 현시점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뉴욕상품거래소(COMEX) 구리 선물 가격은 12%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은 칠레의 정련 구리 수출 중 7% 미만을 차지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칠레는 자국에서 생산된 구리의 상당 부분을 세계 최대 정련 구리 소비국인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칠레 광산협회(SONAMI)의 호르헤 리에스코 회장은 이번 조치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구리를 비축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은 자체적인 구리 공급을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여전히 중국의 제련 및 정제 역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칠레 외무부는 이번 관세와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 문제와 관련해 유관 당국 및 기술팀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으며, 관련 사안에 대해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칠레는 앞서 캐나다, 페루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진행한 구리 수입 조사를 비판하며, 자국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코델코의 파체코 회장은 미국의 구리 수요가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은 전기자동차, 군사 장비, 전력망, 다양한 소비재 생산에 많은 구리를 필요로 하며, 이러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코델코의 구리 생산량은 최근 몇 년간 2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파체코는 올해 세계 구리 수요가 약 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공급은 정체된 반면 수요는 증가하고 있어 공급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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