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10] 국가희소금속센터에 대한 기대와 역할

인터뷰 2025-06-17

희소금속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모빌리티, 기계·금속, 전기·전자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핵심전략품목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한정된 매장량, 자원의 편재성으로 인해 가격과 공급망 불안성이 커지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에 사용되는 희토류 영구자석의 경우 중국 86%, 일본 12%의 비중으로 수입한다. 반도체 소재도 고순도 금속 및 산화물을 각각 중국 38%, 미국 24%, 일본 17%를 차지하며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고순도 화합물도 중국 28%, 칠레 19%, 일본 11%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국내 희소금속 산업은 고순도 원료 및 고부가가치 소재 기술 미비로 가치사슬 병목 구간이 존재한다. 수요는 신산업 성장,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희소금속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특정 국가 의존성과 확보 경쟁으로 인해 상시 무기화가 가능하다. 글로벌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매장과 생산은 일부국에 집중되어 있다. ▲희토류 중국 63% ▲텅스텐 중국 83% ▲코발트 콩고 70% ▲백금족 남아공 55%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생산 증대에 제약이 있는 특성으로 인해 수급 불안 발생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희소금속 산업의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국가희소금속센터의 박경태 센터소장을 만나봤다.

▲국가희소금속센터 박경태 센터소장▲국가희소금속센터 박경태 센터소장

Q. 국가희소금속센터 소개 및 역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정부는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와 미·중 갈등 등으로 핵심 소재 공급망 불안이 커지자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 대책을 추진했다. 그 일환으로 2021년 8월 ‘희소금속 산업발전 대책 2.0’을 발표(관계부처 합동)하여, 희소금속의 확보–비축–재활용에 걸친 3중 공급망 안정화 전략과 법·제도 정비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2023년 6월에는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을 개정하여 법적 근거에 따라 희소금속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책수립 지원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의 지정을 추진했다. 

과거 2010년 1월부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산하조직으로 운영되어 온 ‘한국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가 그간 관련 기술개발 및 정책수립 지원에서 인정받은 성과를 바탕으로 국가희소금속센터(Korea National Institute for Rare Metals, KORAM)로 지정됐다.

국가희소금속센터(이하 희소센터)의 주요 역할은 국내 희소금속 산업의 컨트롤타워로서 희소금속 공급망 안정과 산업 생태계 구축을 종합 지원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자원 보유국과의 공적개발원조(ODA) 등 국제협력 사업 추진, △친환경 정·제련 기술 개발 및 희소금속 대체물질 연구개발(R&D), △희소금속 산업 생태계 실태 분석 및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희소금속 전문 인력 및 전문 기업 육성, △해외 희소금속 원천기술 보유국과의 공동 R&D 발굴 등이 센터의 핵심 임무로 부여되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희소센터와 정기적인 산업협의회를 운영하며 공급망 이슈에 대응하고 관련 기업 간 상생 협력 모델을 발굴하는 등 기업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은 “센터를 통해 정책수립 지원, 산업 생태계 분석, 산·학·연 R&D 및 국제협력, 전문인력 양성 등의 임무를 적극 추진하여 희소금속 산업 가치사슬 완성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Q. 무역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희소금속의 공급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비해서 희소금속센터에서 하고 있는 대응책이 있으신지 궁금하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무역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핵심 희소금속 공급망이 취약해졌다. 우리 정부와 센터는 이러한 공급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생산·대체물질개발·고부가가치화 3개 중점 연구분야 연구개발을 통한 기업지원 추진 ▲환경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 대응을 위한 친환경 정·제련 고순도 원료생산 기술 개발 ▲특정국가 고의존품목의 공급망 안정을 위한 희소금속 대체 및 사용량 저감 기술 개발 ▲국내 희소금속 산업의 고부가가치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소재 자립화 기술 개발 ▲공급망 관련 이슈 발생 시, 기존 산업부·기재부 등 관계부처 요청에 따른 Spot성 조사·분석 수행, 단순 기술 보고서 위주의 정보제공 업무에서 벗어나 무역통계 및 산업구조 심화분석을 통한 희소금속 원소 및 원소별 주요 품목 가치사슬 분석 시스템 구축 ▲희소금속 관련 산·학·연·관 기관과의 협의회 운영을 통해 수요-공급 기업 간 상생협력 모델을 발굴하고 수요산업 로드맵상 추가 기술개발 필요 항목 도출을 통한 국내 가치사슬 강화 등 R&D, 친환경 생산, 대체물질개발, 고부가가치화, 산업생태계 조사·분석, 희소금속 산업 협의회 운영과 같이 다각도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Q. 탄소 중립과 공급망 측면에서 희소금속의 재사용 및 재활용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사용 및 재활용과 관련해 어떤 대응책을 추진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탄소중립 목표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추세 속에서 희소금속의 재활용(recycling)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희소금속 생산 과정은 에너지 집약적이고 환경 부담이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폐자원으로부터 금속을 회수하는 자원순환 전략이 탄소 저감과 공급망 안정 두 측면에서 적절한 대응 방안으로 인식된다. 

정부는 이미 사용 후 배터리, 전자폐기물 등에 포함된 니켈, 리튬, 코발트, 네오디뮴 등의 재자원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희소센터는 이에 발맞춰 희소금속 재활용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열분해·습식제련 등 재활용 기술개발과 실증을 지원하고, 관련 전문 재자원화 기업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폐배터리로부터 리튬과 코발트를 추출·정제하는 기술, 폐전자기기에서 희소금속을 회수하는 기술 등의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센터는 “자원 → 소재 → 제품 →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현재 취약하다는 인식 아래, 폐자원에서 희소금속을 회수하는 저탄소 정제기술과 같은 친환경·자원순환형 기술개발을 주요 업무로 설정하여, 광물 자원 채굴 없이도 국내 수요를 일부 충당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재생 원료를 다시 소재화하고 국내산업에 투입함으로써, 신규 자원 채굴을 줄이고 탄소 배출 저감과 수입 대체 효과를 동시에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한다. 

Q. 센터는 우즈베키스탄 등 자원 보유국과 협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의 국제협력 전략이 있으신가? 센터는 희소금속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최근에는 자원 부국들과의 국제협력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특히 센터의 대표적인 국제협력 성과중 하나인 우즈베키스탄은 세계적인 텅스텐(중석)·몰리브데늄 생산국으로, 한국은 해당 희소금속 확보를 위해 2019년 4월 문재인 대통령 우즈베키스탄 방문 계기에 한-우즈베키스탄 희소금속센터를 개소했다.

이 센터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국내 KORAM)과 우즈벡 광업공사가 공동 주관한 ODA 사업으로 구축되었으며, 한국의 기술·장비가 현지에 이전되어 고순도 희소금속 소재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텅스텐, 몰리브덴 광물을 정제하여 순도를 높이는 연구가 진행 중이고, 2023년 말 기준으로 현지에 시험생산동을 완공하여 본격적인 상용화 실증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 측 전문가 파견, 공동 R&D, 우즈벡 인력 교육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우즈벡에는 부가가치 높은 소재부품 산업화를 지원하고 한국은 첨단산업용 고품질 희소금속 공급원을 확보하는 윈윈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협력 모델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다른 중앙아시아 자원부국으로 확대 적용하여 희소금속 공급망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카자흐스탄과의 협력을 통해 신규 ODA사업을 기획·추진 중이다. 

Q. 희소금속센터 개소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으신가?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최근 탄탈륨 일관공정 기술의 성공적인 기술이전이다. 희소금속 중 하나인 탄탈륨은 항공·우주, 반도체, 군수·방위 산업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지만, 그 원료 확보와 정제 공정이 매우 까다로운 금속이다. 국가희소금속센터는 국내 최초로 원료 도입부터 정제·제련, 고순도 소재 생산에 이르는 일관공정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를 국내 소재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기업이 현장에 공정을 도입하고,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을 때였다.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국내에서 고순도 탄탈륨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외국 의존에서 벗어나 국내 공급망 자립은 물론, 향후 희소금속 전반에 대한 자립화 및 순환경제 체계 구축의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된 성과는 2023년 “소부장(소재·부품·장비)특별법” 개정을 통해, 저희 센터가 기존의 하나의 연구부서 단위였던 ‘한국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에서 ‘국가희소금속센터’로 공식 지정된 일이다.

이 지정은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희소금속 분야의 중추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국가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축적해온 연구개발 성과와 산업 지원 활동, 특히 재자원화 기술과 국내 공급망 안정화 노력들이 체계적으로 평가되어, 소부장특별법 내 ‘희소금속 공급망 안정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기관’으로 명문화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및 유관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역할과 기능이 정립되었고, 희소금속 재자원화, 순환경제 기술 개발, 기업 애로기술 지원 등 다수의 실적이 공식 근거로 작용했으며, 지정 이후에는 정책 기획, 표준화, 기반 구축, 해외 협력 등으로 업무 범위가 대폭 확장됐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센터 내부 연구원들뿐만 아니라 희소금속 산업 현장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이 변화를 함께 기뻐해 주셨다는 점이다. 이 지정은 단지 센터의 변화가 아니라, 국내 희소금속 산업 전체가 체계화되는 첫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Q. 희소금속 분야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고있다. 관련 인재 양성이나 교육을 위한 센터 차원의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부탁드린다.

현재 희소금속 분야는 국내에는 관련 전공 인력과 숙련 기술인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으로, 희소센터에서는 산학연 협력을 통해 전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력풀 확대에 힘쓰고 있다.

먼저 생기원이 旣 운영중인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내 희소금속 석·박사 전공과정을 운영하는 한편, 국내 대학 및 연구소와의 학연 협동과정을 통해 희소금속 및 신소재 전공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희소금속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과정을 개설하여 기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최신 기술과 정보도 전수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희소금속 수요기업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맞춤형 직무연수를 실시하고 기술을 전파하는 등,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 기술을 해결하고 노하우를 확산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희소금속 관련 전문가 초청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기업 차원의 연구역량 강화, R&D 사업 수주, 제품 개발 및 신사업 진출에 기여하고 있다.

Q. 향후 계획하고 계신 5년 내 중장기 비전이 있으신지 궁금하다.

국가희소금속센터는 향후 5년을 희소금속 산업의 도약기로 삼아, ’희소금속 산업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 희소금속 가치사슬 완성‘을 통한 ‘희소금속 안심국가’의 실현을 목표로, 국내 희소금속 공급망을 한층 견고히 하고 기술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중장기 비전과 과제를 수립하고 있다. 

센터는 탄소중립 실현과 첨단산업 수요 대응이라는 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자원순환·고부가가치 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이다. 예를 들어, 희토류 사용량을 절감하는 모터 기술,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경제적으로 추출하는 기술, 국내 저품위 광석을 활용한 희소금속 추출 기술 등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개발된 기술들은 파일럿 생산을 거쳐 산업계로 이전되고, 일부는 센터 내 실증 라인에서 직접 양산테스트를 수행하여 기술의 상용화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향후 수년 내에 이러한 기술개발 성과를 통해 희소금속 국산화율을 크게 제고하고, 탄소배출도 감축하여 지속가능한 공급망 기반을 마련할 비전이다.

센터는 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해 “희소금속 핵심기업 육성”을 추진한다. 국내 희소금속 관련 중소·중견기업들에 ▲신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개발 컨설팅, ▲센터 보유 연구개발 장비 활용 지원, ▲정부 R&D 과제 연계, ▲해외 판로개척 및 수요처 매칭 지원 등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전 주기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희소금속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전문기업을 육성하고, 국내 산업의 내재화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이다. 향후 이 중 일부가 세계적인 희소금속 소재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 협력은 2개의 축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하나는 기술선진국과의 R&D 협력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희소금속 원천기술 보유국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여 신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자원부국과의 자원개발 협력으로, 우즈벡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희소금속 관련 기술개발 및 공급망 구축을 함께 해나가는 축이다. 센터는 5년 내 유럽·미국 연구기관과 공동 특허 또는 기술이전 성과를 거두고, 신흥 자원부국에는 추가 희소금속 협력센터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투트랙 국제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한국이 글로벌 희소금속 생태계에서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비전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센터는 향후 5년간 정부 부처, 연구기관, 산업계를 아우르는 희소금속 거버넌스를 확고히 정립하고자 한다. 희소금속산업협의회를 정례화하여 민관이 정보를 공유하고 정책을 조율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소부장 및 공급망 특별법」에 따른 세부 지원제도를 현장 실정에 맞게 개선·보완하는 작업도 지속할 방침이다. 또한 희소금속 종합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다양한 희소금속 관련 정보를 한데 모으고, 센터가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로 기능하도록 조직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러한 중장기 과제를 통해, 향후 한국을 희소금속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력 면에서 세계 선도권에 올려놓는 것이 국가희소금속센터의 비전이다. 즉, 국내에서는 원료-소재-부품-제품으로 이어지는 희소금속 산업 밸류체인 완성을 이루고, 대외적으로는 국제 희소금속 협력을 선도하여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센터는 이에 필요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며, 민간과 함께 혁신을 이루어감으로써 향후 대한민국 희소금속 산업의 지속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실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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