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7] 세아창원특수강 연구소장 채민석 전무

국내 특수강업계는 팬데믹 이후 건설 경기 장기 침체와 주력산업의 부진, 중국산 수입재의 시장 잠식으로 인해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특수강업계에서는 기존의 범용 탄소강 및 합금강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미래형 첨단산업용 고기능성 소재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본지에서는 국내 대표 특수강 제조업체 세아창원특수강의 연구소장 채민석 전무와 함께 국내 특수강업계의 동향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Q. 세아창원특수강의 최근 강종별 수요 변화와 중점을 두는 강종은 무엇인가?
A. 최근 세아창원특수강은 전반적인 수요 위축으로 인해 가동률 저하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정비 부담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 및 Oil & Gas 등 고부가 산업군의 수요도 둔화되는 추세로, 전반적인 수요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산 저가 제품의 지속적인 공세와 함께 인도 철강사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강종 전반에 걸쳐 경쟁 강도도 한층 심화되고 있다. 특히 공구강 및 금형강 부문에서는 중국산 제품의 공세가 두드러지며, 해당 분야의 부담이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
Q. 최근 수요산업 둔화, 국내 합금철산업 위기 등으로 특수강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안은?
A. 최근 수요산업 둔화와 국내 합금철산업의 구조적 위기로 특수강 산업 전반이 이중의 압력에 놓여 있다. 이에 대해 세아창원특수강은 판매 측면에서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항공, 원자력,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며, 수요 공백을 보완하고 있다. 특히, 선진 항공사의 승인 체계를 선제적으로 확보하여, 경쟁사 대비 빠른 납기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은 중요한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원재료 공급망 측면에서는 합금철 수급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구매선 다변화, 전략적 재고 운영, 필요 시 국내외 경쟁사와의 협업 조달 등 실질적인 대안을 병행 추진 중dl다.
Q.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수입재의 영향력이 지속되고 있다. 공급망 안정화와 함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은?
A. 중국산 수입재의 저가 공세는 범용재 시장에서 이미 구조적인 한계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당사는 단순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고급화와 기술 차별화를 통해 중국산과는 다른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전략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대와 더불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통해 독자적인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다만, 기술 경쟁력만으로는 시장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협력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첫째, 국내 철강산업의 핵심 원료인 철스크랩의 안정적인 수급 기반 확보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철스크랩을 전략자원으로 인식하고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국내 제조 경쟁력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일부 유통 과정에서 중국산 저가재가 세아 제품으로 둔갑해 유통되는 ‘박스갈이’, ‘텍,갈이’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품질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디지털 기반의 원산지 인증 체계 도입과 같은 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제도적 논의도 함께 이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셋째, 공구강·금형강 등 전방산업의 핵심 소재에 대해서는 국내 산업 보호와 기술 축적을 위한 무역 정책적 검토도 가능할 것이다. 일본의 불화수소 사례처럼, 특정 소재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정책 기반이 마련된다면, 민간과 공공이 함께 경쟁력 있는 공급망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Q. 현재 회사가 중점을 두고 개발 중인 강종은 무엇인가?
A. 세아창원특수강은 항공산업을 중심으로 고합금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특히 니켈 및 타이타늄 계열 합금의 안정적인 생산체계 확보를 위해 설비와 품질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슈퍼합금(Super Alloy) 등 특수합금의 자원 재활용과 관련하여 정부 및 연구기관과 공동 과제를 수행 중이다.
‘Steel에서 Metal로’라는 중장기 비전 아래, 기존의 탄소합금강, 공구강·금형강, STS강 제품군을 넘어 Ni, Ti 기반의 고부가 소재까지 개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동일한 강종이라도 항공, 에너지, SMR 등 첨단기술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VIM(Vacuum Induction Melting)-VAR(Vacuum Arc Remelting) 등 고청정 공정과 높은 내열·내식 성능이 요구되며, 당사는 이에 맞춘 생산 인프라와 기술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Q. 2025년 국내 특수강 업계의 기술 수준은 어떠한가?
A. 2025년 현재 국내 특수강 업계는 고부가가치 강종 개발 측면에서 유럽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기술력 면에서 뒤처지지 않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 역시 항공 산업 진출을 위한 다양한 테스트와 시편 공급을 통해 글로벌 주요 항공사에 소재를 직·간접 납품하고 있으며, 일부 초고난도 합금을 제외하면 기술적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이다.
한편, 항공, 원자력, Oil & Gas 등 첨단기술 산업 분야에서는 품질의 일관성과 산포 관리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세아창원특수강은 2025년 말까지 항공소재 전용 품질관리시스템(QMS)을 전면 개편하는 등 공급 신뢰성 강화를 위한 체계적 개선을 추진 중이다.
또한, 일본의 불화수소 수출 규제를 계기로 시작된 소재·부품 R&D를 통해 반도체 EP관 모관 개발에 성공하며, 시장에서 실질적인 수입대체 성과를 이루는 등 일본산 제품과의 품질 격차도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
국내 특수강 업계는 기술력 측면에서는 이미 글로벌 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향후에는 품질의 안정성과 고객 신뢰 기반 공급체계 구축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Q.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아창원특수강이 주력하려는 연구개발 분야는 어떤 분야인가?
A. 세아창원특수강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니켈, 타이타늄, 파우더 등 Metal 영역의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특수강(Steel) 강종을 기반으로 하되,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신시장으로의 확장을 의미하며, 회사는 이를 ‘Steel에서 Metal로’ 이어지는 전략적 전환 과정으로 보고 있다.
주요 수요처로는 우주항공, 반도체, 원자력, Oil & Gas, 풍력발전 등이 있으며, 이들 산업의 특성에 맞춘 고기능성 소재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이러한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련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생산기술과 품질관리 체계 고도화도 병행 추진 중이다.
이야드 고객센터
경기 시흥시 마유로20번길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