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라질과 '희토류 연대' 강화…美 견제·자원외교 본격화
중국이 올해 상반기 브라질로부터 희토류 수입을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가까이 늘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양국 간 전략적 자원 협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브라질 기업협의회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올해 상반기 브라질로부터 약 670만 달러(약 93억 2천만 원)어치의 희토류 화합물을 수입해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수입 증가가 절대적인 금액 측면에서는 크지 않으나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자 정제국인 중국이 전략적 광물 확보 차원에서 브라질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신호로 읽힌다. 특히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9%인 27만 톤을 차지하며, 희토류 정제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 미얀마, 호주, 나이지리아 등이 뒤를 잇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도 풍부한 매장량을 바탕으로 주요 생산국 중 하나로 분류된다.
이처럼 자급자족이 가능한 중국이 브라질산 희토류 수입을 대폭 늘린 데에는 단순한 자원 확보 외에도 복합적인 외교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과 브라질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부터 피해를 보고 있는 대표 국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브라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에 대해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강경 대응 의사를 밝혔다. 양국 간 관세 전쟁이 짙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브라질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심화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편, 중국과 미국 간의 희토류를 둘러싼 긴장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미국이 의존하는 7종의 중(重)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를 단행하며 첨단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카드를 꺼냈다. 이는 전기차, 핵잠수함, 전투기 생산에 차질을 우려한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고, 그 결과 조 바이든 행정부가 허가했던 엔비디아의 AI 특화 칩인 H20의 수출 재개를 끌어냈다. 중국은 이를 ‘희토류 무기화’의 대표적 성과로 내부에서 자평하며 향후에도 다양한 전술을 펼칠 가능성을 시사했다.
H20 칩은 다른 국가로 대체 수출이 어려운 품목으로 중국 내 수요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중국 당국은 최근 과학전문지 보도를 통해 국내 지능형 컴퓨팅센터의 활용률이 30%에 불과하다며 H20 칩의 공급 과잉 우려를 제기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수입 조절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되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관련 업계는 중국의 입장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통제로 엔비디아는 약 55억 달러(약 7조 6천 5백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이 공급 과잉을 이유로 추가 수입 제한에 나설 경우 피해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이는 곧 미국 정부에도 경제적·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이번 브라질산 희토류 수입 확대는 단순한 무역 차원을 넘어, 자원외교의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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