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맥입니다, ZAM입니다”…중국산 ‘짝퉁 삼원계 철강’ 판친다
제주 농업용 비닐하우스 시장에서 일부 유통업자들이 중국산 삼원계 제품과 일반 용융아연도금강판(GI)을 포스코 '포스맥(PosMAC)'이나 일본제철 'ZAM' 등 프리미엄 고내식 브랜드 제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업계 지적이 제기됐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삼원계(Zn-Al-Mg) 도금 제품을 포스맥이나 ZAM과 동일한 제품으로 설명하거나, 실제 성분과 제조사에 관한 충분한 정보 없이 유명 브랜드의 신뢰도를 판매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최종 소비자인 농가는 강관 등 최종재의 외관만 보고 포스맥과 ZAM, 중국산 삼원계 제품, 일반 용융아연도금강판(GI)을 구분하기 어렵다. 이 같은 정보 비대칭을 이용해 일부 비양심적인 유통업자들이 프리미엄 브랜드에 편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KS 개정을 통해 도금층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방법이 마련되면서, 유통 제품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포스맥·ZAM 등 프리미엄 브랜드 신뢰에 편승한 판매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포스맥입니다, ZAM입니다"…브랜드 신뢰에 편승한 판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 지역은 해양성 기후와 높은 염분, 습도, 강풍 등의 영향으로 농업용 비닐하우스 구조물의 내식성이 중요한 시장이다. 감귤을 비롯한 시설농업 비중도 높아 비닐하우스용 강관 수요가 꾸준하다.
농업용 비닐하우스 구조물 등에 사용되는 도금강관. 업계에서는 제품의 실제 제조사와 브랜드를 정확히 표시하는 유통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AI 생성 이미지이에 일반 GI보다 부식 저항성이 우수한 삼원계 도금강판을 소재로 한 강관이 제주 농업용 시장에 적용돼 왔다. 포스코의 포스맥과 일본제철의 ZAM은 이 시장에서 대표적인 고내식 강재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최근 중국산 소재를 국내에서 강관으로 가공해 제주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일부 판매자가 이를 “포스맥의 중국식 이름”, “ZAM과 같은 제품”이라는 식으로 설명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소재를 국내에서 파이프로 가공한 뒤 제주 비닐하우스 시장으로 보내면서, 제품에 ZAM을 연상시키는 표시를 하거나 포스맥과 같은 제품이라고 설명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농민 입장에서는 포스맥인지 ZAM인지, 중국산 삼원계인지 알기 어렵다”며 “가격이 싸고 판매자가 같은 제품이라고 설명하면 그대로 믿고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어 관계자는 “중국산 삼원계 제품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상적인 중국산 아연(Zn)-알루미늄(Al)-마그네슘(Mg) 도금강판이라면 실제 제조사와 브랜드, 규격, 원산지를 명확히 밝힌 상태에서 판매하면 된다. 문제는 일부 유통·수입업자가 저가 수입재를 포스맥이나 ZAM처럼 시장에서 신뢰받는 브랜드 제품인 것처럼 소개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라고 부연했다.
◇ 해외선 'ZAM' 일반명사처럼…브랜드 혼선 확산
포스맥은 포스코가 개발한 고내식 도금강판 브랜드다. ZAM 역시 일본제철이 각국에 상표를 등록한 고내식 도금강판 브랜드다. 두 제품 모두 Zn-Al-Mg계 도금강판이지만 제조사와 도금 조성, 품질관리 기준, 제품 보증 체계는 서로 다르다.
단순히 아연과 알루미늄, 마그네슘을 도금층에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포스맥이나 ZAM이라는 명칭을 붙이거나 동일한 제품처럼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Zn-Al-Mg는 도금 기술이고 포스맥과 ZAM은 특정 철강사의 브랜드”라며 “중국산 제품을 판매하면서 포스맥이나 ZAM의 브랜드 신뢰를 끌어다 쓰는 것은 정상적인 제품 경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해외 온라인 철강 판매시장에서도 ZAM이 일본제철의 특정 브랜드가 아니라 Zn-Al-Mg 도금강판을 뜻하는 일반 제품명처럼 사용되는 사례가 확인된다.
중국의 대형 구조용 강관 제조기업 Y사는 자사 Zn-Al-Mg 도금강관을 판매하면서 상품명에 ‘ZAM’을 사용하고, 제품 규격도 ‘ZAM30~ZAM275’와 같은 방식으로 표시하고 있다. 제품 설명에는 Zn-Al-Mg 합금도금 기술이라고 소개하면서도 상품명과 사양에는 ZAM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중국의 코일·시트 공급기업 W사와 M사, H사, X사, G사 등도 자사 삼원계 도금강판을 ‘ZAM Steel’, ‘ZAM Coated Steel’ 등의 명칭으로 소개하고 있다.
공통점은 일본제철과의 제휴나 ZAM 원판 사용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ZAM을 Zn-Al-Mg 도금강판의 일반명칭처럼 활용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ZAM 상표가 기술 용어에 흡수돼 사용되는 ‘보통명사화’ 경향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당 표현이 실제 유통과 판매 과정에서 일본제철 ZAM 제품으로 소개된다면 단순한 용어 혼용을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 신뢰에 편승하는 행위가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외 제조·공급업체가 자사 제품을 ‘ZAM 강관’이나 ‘ZAM 코팅 강판’으로 수출하면 국내 유통업자가 이를 그대로 사용해 일본제철 제품과 같은 제품인 것처럼 판매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KS 시험법 마련…브랜드 혼선 줄일 수 있을까
그동안 일반 용융아연도금강판(GI)과 Zn-Al-Mg 삼원계 도금강판은 외관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제품 일부를 채취해 성분 분석을 의뢰하지 않는 이상 확인이 쉽지 않았다. 전문가도 육안만으로는 일반 GI인지, 갈바륨인지, 삼원계 제품인지 정확히 판별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일본제철 ZAM이나 중국산 삼원계 제품이라면 적어도 Zn-Al-Mg계 고내식 제품이지만, 일반 GI를 삼원계 제품이라고 설명해도 최종 소비자는 확인하기 어렵다”라며 “결국 판매자의 설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최근 KS 개정을 통해 도금층의 아연(Zn), 알루미늄(Al), 마그네슘(Mg)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방법이 마련되면서 실제 삼원계 제품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춰졌다.
정밀한 함량 분석과는 차이가 있지만, 일반 GI를 삼원계 제품으로 소개하거나 판매하는 사례를 검증하는 데는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평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의심이 들어도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지만 이제는 시험을 통해 실제 삼원계 제품인지 판별할 수 있게 됐다”라며 “유통 제품은 물론 공공·농업시설에 사용되는 강관에도 해당 시험방법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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