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전망 – 강관] 하반기 '빈익빈 부익부' 판매 쏠림 심화

특집 2026-06-15

국내 강관업계가 하반기 미국 에너지용강관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 판매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수 판매의 경우 건설 경기 악화에 판매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물량이 증가하다 보니 강관 제조업계 중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1분기 경영실적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내수판매의 경우 강관업계는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물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건설사와 연간 계약을 했던 배관용강관 업계는 입찰 물량이 반토막 나면서 새로운 신규 매출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하반기 강관업계는 중국과 일본산 철강재에 대한 정부의 반덤핑 관세로 수입 소재 매입에 어려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말까지 시장 가격 상승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올해 들어 해당 물량이 상당 부분 소진되며 가격 상승 흐름으로 전환됐다. 여기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의 정기 대보수가 이어지면서 열연강판(HR) 공급도 줄어든 상황이다.

■ 고유가 기조에 美 리그 수 증가로 유정용강관 가격 상승

강관업계가 고유가 기조에 미국 리그(rig) 수 증가와 유정용강관(OCTG) 가격 상승에 하반기 실적 추가 상향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3주차 기준 미국 리그(rig)는 551개로 4주 연속 증가하며 3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정용 강관(OCTG) 스팟 가격도 4월부터 한 단계 상승해 하방이 단단해졌다.

업계에서는 북미 에너지 시장은 통상 이슈와 공급망 재편에 따른 변동성이 남아 있지만, 오일&가스 프로젝트 신규 수요와 재고 확보 수요가 유지되며 에너지용 강관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내 판가 상승과 공급 부족도 수익성 회복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철강협회의 자료를 살펴보면 1분기 유정용강관 수출은 총 10만2,431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5,201톤 보다 7.6% 늘었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갈등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유가를 지속하게 하면서 억눌려 있던 유정용강관의 모멘텀이 재점화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강관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에너지 개발과 송전망 확충 과정에서 산업용 강관과 봉형강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강관 제조업계는 대미 수출에 50% 고율 관세로 이전 보다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유정용 강관과 송유관의 경우 미국 수출 비중이 각각 98%와 78%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일부 중소 철강사의 경우 미국 매출 비중이 20~5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강관사 중 미국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는 세아제강지주와 넥스틸, 휴스틸 3개사가 있다. 먼저 세아제강지주의 미국 현지 생산법인(SeAH Steel USA - SSUSA)은 북미 오일, 가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도모하고자 세아제강이 지난 2016년에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설립한 미국 제조 법인이다. 세아제강지주는 미국의 철강 쿼터제가 시행되기 이전 미국 투자를 진행했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 강관사 테나리스(Tenaris)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 리그 수가 연말까지 약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고, 파이프 로직스(Pipe Logix) 기준 가격이 최근 2개월간 4% 상승했음을 언급하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며 “에너지용 강관 업황 반등의 시작이 글로벌 단에서도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중소 강관사, 中·日 철강 반덤핑에 소재 수급 어려워

중소 강관 제조업계가 중국산과 일본산 열연강판(HR)의 반덤핑 관세 부과 이후 최저수출가격에 수입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철강업체의 수출 물량 제한에 강관 업체들의 최저수출가격으로 소재를 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저수출가격은 향후 가격약속 체계 안에서 국내로 들어올 수 있는 국가별 연간 수입 가능 물량은 중국산 50만톤 중반 수준이며 일본산은 30~40만 톤 수준이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산 HR의 경우 월 5만톤 이내의 물량이 국내 재압연사와 대형 유통업체, 배관용강관 업계 등 실수요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을 구조관용으로 수입할 수 있다. 이중 HR 박판 매입 중심인 구조관 업체들은 실제 중국산 제품을 최저수출가격으로 매입하는데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HR 반덤핑 조사 개시 이후 중국산을 비롯한 일본산은 예비판정과 잠정관세 부과 시점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중국산 HR 제품을 수입하지 못하면서 베트남과 대만 등 제3국의 제품 매입하고 있지만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 부분에서 떨어진다. 이에 구조관 업체 중 중국산 매입 비중이 높았던 업체들은 구매 경쟁력 하락에 판매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조사 이전 유입된 저가 재고가 지난해 연말까지 시장 가격 상승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올해 들어 해당 물량이 상당 부분 소진되며 가격 상승 흐름으로 전환됐다. 여기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의 정기 대보수가 이어지면서 HR 공급도 줄어든 상황이다.

이어 정부는 지난 4월 중국산 아연도강판(GI)에 대한 반덤핑관세 부과했다.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GI에 대해 22.34~33.67%의 잠정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관세율은 윈스톤 33.67%, 쇼강 26.28%, 바오투 22.34% 등 업체별로 차등 적용된다.

이러한 상황에 수입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중국산 GI 매입이 어려워지면서 대안 제품으로 CR이나 아울러 산세강판(PO) 등 반덤핑관세에 해당하지 않는 품목을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국산 GI 매입도 어려운 상황에서 대만산이나 베트남산 GI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입 CR 소재를 매입해 제품화를 한다면 GI 소재 보다 품질에 대한 이슈도 발생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조관 업계는 5월 출고 제품 가격 인상분을 적용시켰다. 구조관 업계의 경우 지난해부터 저가 판매를 하지 않기 위해 생산량과 판매량을 조절해왔다.

그러나 고정비용 상승에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하고 기대했던 가격 인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HR 등 소재 가격이 일정한 스프레드 안에서 움직이면서 제품 판매 외에 원자재 급등으로 인한 수익성 확보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등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관련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판매 수익성 하락에 기업인수도 어렵다

강관 업계가 건설 경기 위축에 따른 판매 수익성 하락에 기업 인수에 망설이는 모습이다.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강관 업체들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인수자를 찾고 있지만 대다수의 업체들은 내실경영으로 기업인수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 인수자를 찾는 업체들은 중고 조관기를 보유하고 있고 지역 거점 공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금리 상승을 비롯한 운영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진데다 기업 인수 이후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다. 이 때문에 강관 업계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판매를 통한 수익성 하락에 고금리를 감당해야 하는 강관사의 기초 체력은 취약하다. 지난해 매출 감소, 이익률 하락 등 실적 악화를 겪은 강관 업계 입장에선 고금리 빚 상환 부담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이야기다.

과거 기업 인수 사례를 살펴보면 세아제강은 지난 2018년 8월 1일 동아스틸을 계열사로 편입한 바 있다. 당시 세아제강은 2017년 12월 종속회사인 에스에스아이케이대부를 통해 부산은행이 보유한 동아스틸에 대한 NPL(부실대출채권)을 양수함에 따라 향후 동아스틸의 회생절차 종결시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 2021년 피플러스는 전라남도 광양시에 위치한 한성산업을 인수한 바 있다. 한성산업의 모기업 한성철강공업은 지난 2020년 4월 16일 광주지방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폐지결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당시 법원은 한성철강공업이 사업을 계속할 때의 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조관 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경기 불황에 강관 매물이 추가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전반적인 경기 불황을 견뎌내고 이후에 공장 매물을 살펴보겠다는 게 다수 업체의 입장이다.

세아제강의 도금강관세아제강의 도금강관

 

■ 유통업계, 경영환경 변화에 구조조정

중소 강관 유통업계는 하반기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구조조정 압박에 직면했다. 판매 경쟁력이나 자금 운영이 좋지 못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정리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 유통업체와 소형 유통업체들의 구매력의 차이로 인해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판매 경쟁력이 어느때 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소형 유통업체들의 제품 판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제조사들은 프로젝트 수주에 강관, 판재류, 철근까지 일괄 수주를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유통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물량을 공급하다보니 가격적인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못하는 유통업체들은 단순 건설사 입찰에서 최저가 입찰 방식에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사들의 입찰 물량도 줄었다. 재유통에서도 강관 제조사들과의 판매 경쟁에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1세 경영에서 2세 경영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사업을 자연스럽게 정리하려는 모습이다. 2세 경영인이 사업을 물려받지 않고 본인만의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유통업체들은 제조사 영업직원에게 사업체를 양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사업을 자연스럽게 정리하는 업체들은 고금리 상황에서 판매를 통한 수익성으로 버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소규모 유통업체들이 사업을 정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재고 확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소형 유통업체들의 제품 구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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