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영면…혁신과 조직의 힘 강조한 ‘비철금속 거목’

업계뉴스 2025-10-10

 

비철금속 업계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고(故)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10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엄수됐다.(제공/고려아연)비철금속 업계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고(故)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10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엄수됐다.(제공/고려아연)

고(故)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유가족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영결식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유중근 여사(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비롯한 유가족과 이제중 부회장 등 회사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최창걸 명예회장은 1941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1974년 고려아연 창립 멤버로 경영 활동을 시작해 기업가 정신과 책임감, 헌신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국의 비철금속 산업과 소재 국산화를 이끌었다.

특히 그는 1992년부터 2002년까지 고려아연 회장직을 맡으며 △연 제련공장 준공 △열병합발전소 준공 △아연 전해공장 증설 △호주 아연 제련소 SMC 설립 및 준공 △전사 ISO 9001 인증 획득 등 굵직한 성과를 통해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는 ‘기업은 생명체와 같아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아연과 연 등 기초금속부터 안티모니와 인듐 등 전략광물과 금·은 등 귀금속까지 확대하며 고려아연을 세계적인 종합 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키웠다. “기업이 성장을 멈춘다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죽는 것이며, 회사도 노화 방지가 필요하다”는 그의 경영 철학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최 명예회장은 개인보다 조직의 힘을 강조했다. ‘스타플레이어도 좋지만 탄탄한 조직력이 우선’이라는 신념 아래 임직원 간 화합을 강조하며, 고려아연이 ‘38년 무분규’, ‘102분기 연속 흑자’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는 데 기여했다. 그는 “고려아연의 성공은 누구 하나의 영웅이 이룬 것이 아닌 전 직원 모두가 함께 만든 성과”라고 말하며 직원들과의 상호 존중을 실천했다.

고인의 기업가 정신은 고려아연의 창립 이전부터 발휘됐다.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직장 생활을 하던 그는 부친 최기호 창업자의 “조국으로 돌아와 함께하자”는 편지를 받고 귀국해 울산 온산제련소 건설에 매진했다. 국민투자기금, 산업은행, 세계은행 산하 IFC(국제금융공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했고, 7,000만 달러로 예상됐던 공사비를 4,500만 달러로 절감하며 성공적으로 제련소를 완공했다. 종합건설사와의 턴키 계약 대신 단종면허 업체들과 직접 계약해 비용을 절감하는 등 실무형 경영인으로서의 역량도 발휘했다.

환경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당시 상업화되지 않았던 신공법을 과감히 도입해 연 제련에 적용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1980년부터 1992년까지 사장과 부회장을 역임하며 기술연구소 설립, 생산설비 확장, 아연·연·동 제련 통합공정 세계 최초 구현, DRS 공법 상용화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었다.

고인의 경영철학과 실천은 고려아연이 수십 년의 역사를 지닌 글로벌 제련소를 뛰어넘는 핵심 경쟁력을 갖추는 토대가 됐다. 그는 “100년 가는 회사가 위대한 회사다. 나도 그 일원이 되고 싶다”고 밝혔고, 고려아연은 현재 그 뜻을 이어받아 신재생에너지, 그린수소, 이차전지소재, 자원순환 사업 등을 중심으로 한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추진 중이다.

올해 상반기 고려아연은 전략광물 판매 증가와 신사업 부문 성장으로 매출 7조6,582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적대적 M&A 시도 등 외풍 속에서도 임직원들의 단합된 노력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비철금속 업계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고(故)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10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엄수됐다.(제공/고려아연)비철금속 업계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고(故)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10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에서 엄수됐다.(제공/고려아연)

백순흠 고려아연 사장(경영관리그룹장)은 약력 보고를 통해 “최 명예회장은 부친인 고 최기호 창업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계승해 고려아연을 세계 최고 제련기업으로 성장시켰고, 평생을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분”이라며 “사람을 존중하는 경영,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경영을 강조하며 업계를 이끈 지도자로 존경받았다”고 회고했다.

이제중 부회장은 조사에서 “최 명예회장은 황무지 같았던 한국의 비철금속 제련 산업을 개척하며 자원강국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평생을 달려왔다”며 “기술과 인재, 자원 모두 부족했던 시절 격동의 파고를 넘은 그의 혜안과 도전 정신이 오늘날 고려아연이 글로벌 제련 업계 선두주자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명예회장의 개척정신을 계승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명예회장의 장례식은 서울아산병원에서 회사장으로 나흘간 거행됐으며, 영결식 이후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안장식이 진행됐다. 빈소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박성민·서범수·조승래·강득구 의원 등 정계 인사와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정대철 전 국회의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오치훈 대한제강 회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등 재계 인사들이 조문했다.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정·재계 주요 인사들도 근조화환을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최창걸 명예회장은 기술과 자본이 부족했던 제련 산업의 불모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종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현실화했다. 그의 기업가 정신과 사업보국의 철학은 고려아연의 성장과 함께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기반을 다지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고려아연은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지속 가능한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을 이어가고 있다.

 

#1992년 #2002년 #고려아연 #회장직 #△연 #제련공장 #준공 #△열병합발전소 #△아연 #전해공장 #증설 #△호주 #아연 #제련소 #smc
← 이전 뉴스 다음 뉴스 →

이야드 고객센터

location_on
신스틸 이야드
경기 시흥시 마유로20번길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