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후판, 3년 새 반토막…조선업계 선택은 중국산
일본산 후판이 국내 조선업계에서 사실상 설 자리를 잃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월평균 8만 톤 이상, 톤당 1,100달러대에 수입되며 ‘주력 조달처’로 군림했지만, 최근에는 물량이 절반 가까이 줄고 가격도 7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중국산은 가격 이점과 품질 개선을 바탕으로 대체재를 넘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8월 일본산 중후판 수입량은 4만2,775톤, 평균단가는 714달러다. 직전 달인 7월 7만1천 톤(674달러), 6월 5만3천 톤(702달러)에 이어 올해 내내 5만톤 안팎을 유지했다.
단가도 톤당 600~700달러대에 고착돼 2022년의 1,100달러 수준과는 400달러 이상의 격차를 보인다. 같은 달 중국산은 5만 톤 수준(635달러)으로 집계됐으며, 2023~2024년에는 월 10만 톤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며 조선용 후판의 주력 공급원으로 올라섰다.

통상 일본산 후판은 ‘조선강재의 대명사’였다. 지난 2022년 1월 10만7천 톤(1,162달러), 4월 10만6천 톤(1,045달러)을 들여오는 등 월평균 10만 톤을 넘어섰고, 조선소들은 “고품질·안정적 납기”를 이유로 일본산을 선호했다.
다만 2023년에 들어 단가가 800달러대로 내려앉고 수입량도 7만 톤대에 머물면서, 조선소들은 빠르게 중국산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중국산은 일본 대비 톤당 200~300달러 낮은 가격에 더해 품질·납기 대응력이 개선되면서 사실상 표준재로 자리했다.
2024년에는 일본산 수입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8월 기준 3만7천 톤(792달러)에 불과해 2022년 같은 달 7만7천 톤(1,062달러)의 절반에 그쳤다.
올해 무역위원회의 중국산 후판 반덤핑 최종 판정 과정에서도 조선용 후판은 일부 예외로 다뤄지면서, 조선업계의 ‘중국산 활용’은 더욱 공고해졌다. 특히 보세창고(보세구역) 반입분과 주요 수출사의 가격약속 물량은 관세 적용에서 제외돼, 조선소들은 예외적 공급체계를 통해 안정적으로 중국산을 조달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산은 품질 장점이 있었지만 원가 부담이 중국산 대비 컸다”며 “중국산 조선용 후판은 보세창고를 통해 반덤핑 여부와 무관하게 현장에서 대세로 자리잡았고, 이번 판정도 공급의 판도를 흔들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산의 위축은 조선업계가 사상 최대 수주 호황을 맞이한 시점에 겹쳐졌다. 글로벌 발주의 40%를 따낸 조선소들은 값싼 중국산을 우선적으로 선택했고, 이번 관세 부과 이후에도 이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플랜트·특수 선박이나 내수용에서는 일본산이 여전히 일부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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