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종전에도 황산 공급망 불안 지속…확보 경쟁 여전
AI 생성 이미지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에 도달하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소 완화됐지만, 글로벌 황산 공급망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중동발 유황 공급 차질 우려가 일부 완화됐음에도 황산 확보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산의 핵심 원료인 유황은 정유 및 가스 처리 과정에서 생산되는 부산물로 중동 지역이 글로벌 생산의 약 24%를 차지한다. 특히 전 세계 해상 유황 교역량의 절반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시장에서는 군사적 긴장이 완화됐더라도 공급망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연초 톤당 300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유황 가격은 최근 655달러까지 급등한 바 있다. 종전 합의 이후 추가 상승 압력은 일부 완화됐지만,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5개국이 글로벌 유황 생산의 약 23.9%를 차지하는 반면 중국·미국·러시아 등 주요 생산국은 대부분 자국 내 황산 생산에 유황을 소비하고 있어 국제 교역 시장의 중동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황산 공급 불안의 원인이 중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황산 생산·수출국인 중국은 지난 5월부터 황산 수출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이며 러시아와 터키도 수출 제한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황산 공급망은 여전히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중남미 Mejillones CFR 황산 현물 가격은 지난 2월 톤당 190달러 수준에서 최근 380달러까지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현물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수요처들의 확보 경쟁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산은 글로벌 비철금속 공급망의 핵심 원료로 꼽힌다. 특히 산화광을 침출하는 SX-EW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글로벌 광산 구리 생산량의 약 18~20%가 해당 공정에 의존하고 있다. 콩고와 잠비아 등 아프리카 구리벨트는 연간 약 200만톤의 유황을 수입하며 대부분을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으며 공급 차질 여파로 일부 광산의 황산 재고는 30일 이하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황산 공급 부족이 향후 전기동 가격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와 같은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2026년 콩고에서만 약 12만5,000톤 규모의 구리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칠레 역시 연간 약 400만톤의 황산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7%를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시장에서도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 영풍, LS MnM 등 주요 제련업체들은 황산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우려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고려아연의 공정 보수 영향으로 황산 공급 물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시장 내 수급 부담이 더욱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중동발 공급 리스크는 일부 완화됐지만 수급 불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현물 시장에서는 이미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운송과 저장이 쉽지 않은 품목인 만큼 단기간 내 수급 안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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