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스크 속 불안한 핵심광물 공급망, 재자원화 중심 전환①

분석·전망 2026-01-20

 

출처_국회미래연구원출처_국회미래연구원

한국 첨단 제조산업의 핵심광물 공급망 취약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리튬, 니켈, 코발트, 희토류 등 이차전지·반도체·미래차·수소산업의 필수 광물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의존도가 극단적으로 높다는 점이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국회미래연구원이 발간한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재자원화 혁신 전략」에 따르면 흑연은 97%, 희토류는 90% 이상, 실리콘은 75%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지정학적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이러한 우려는 2025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로 현실화됐다. 중국 상무부는 10월 희토류 채굴·제련은 물론 자석 제조와 2차 자원 회수 기술까지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앞서 같은 해 4월에도 희토류 원소와 영구자석에 대한 수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글로벌 자동차·전자 산업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비록 10월 조치는 미·중 협의를 통해 1년 유예됐지만 기존 규제는 유지되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이 핵심광물이 단순한 산업 원료를 넘어 ‘경제안보 자산’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은 자원 빈국으로서 해외 공급 차질에 따른 산업 충격이 클 수밖에 없어, 공급망 회복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韓 제조업 구조적 한계와 핵심광물 리스크

보고서는 국내 산업 구조 자체도 공급망 취약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 제조업은 완제품과 중간재 등 가치사슬의 중·하류 경쟁력은 높지만, 광물 정제·제련·소재화 등 상류 단계의 역량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이로 인해 원료 공급은 물론 정제·중간재 생산에서도 해외 의존도가 높고, 특히 중국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기업들이 상류 단계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원료 확보 자체가 해외에 편중된 상황에서는 구조적 제약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자원안보가 경제안보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공급망 리스크 관리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재자원화, ‘제2의 공급원’으로 주목

이러한 문제의 대안으로 보고서는 핵심광물 재자원화 전략을 강조한다. 재자원화는 사용후 배터리, 전자폐기물, 폐촉매 등 이른바 ‘도시광산’에서 리튬·코발트·니켈·희토류·백금족 금속 등을 회수해 산업 원료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해외 공급망 충격에 상대적으로 강하고, 신규 채굴을 줄여 환경 부담도 낮출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핵심광물 수요는 현재의 3.5배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며, 2040년에는 전체 광물 수요의 약 30%를 재자원화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재자원화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청정에너지 전환을 떠받치는 핵심 공급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미국과 호주는 지난해 10월 약 85억 달러 규모의 핵심광물 협력 프레임워크를 체결하고 채굴·제련·재활용 전주기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같은 달 범정부 희토류 공급망 TF를 출범시키고 중장기적으로 재자원화를 통한 공급원 다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단기 대응 넘어 통합 자원안보 전략으로

보고서는 재자원화가 단기적으로 기존 자원 확보 전략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해외 자원개발·비축·국제협력과 결합할 때 공급망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가 2023년 발표한 「핵심광물 확보 전략」에서 2030년까지 10대 핵심광물의 재자원화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인식의 연장선이다.

아울러 재자원화는 공급망 안정뿐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부가적 가치를 가진다. 유럽연합(EU)은 재자원화를 순환경제의 핵심 요소로 규정하고, 지속가능금융 택소노미와 기업 지속가능성 공시제도(CSRD)를 통해 재활용 원료 사용을 제도적으로 촉진하고 있다. 재활용 금속은 환경 훼손과 분쟁광물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아 ESG 평가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통제는 일시적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리스크의 전조”라며 “재자원화를 중심으로 한 제도 개선과 산업 경쟁력 강화 없이는 한국의 첨단산업 공급망 안정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자원 빈국 한국에게 재자원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경제안보를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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