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일본式 부동산 부양 피한 중국”…中 철강 내수 붕괴 부담, 한국 시장으로 전이

분석·전망 2025-11-04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를 반면교사로 삼은 중국 정부가 재정건전성과 구조개혁을 앞세우면서, 건설 중심 내수가 급격히 위축되고 철강 소비 둔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여파로 중국발 철강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한국 시장으로의 저가 물량 유입이 가속화하고 있다. 열연강판과 후판 등 주요 제품에 반덤핑 관세가 시행됐지만 비관세 품목과 보세구역을 통한 우회 수입이 맞물리며 공급 압력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한은 “부동산 부양 자제, 일본式 장기침체 피하려는 전략”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발표한 ‘일본과 중국의 건설투자 장기부진의 경험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는 급격한 부동산 경기 침체를 막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부양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를 반면교사로 삼은 중국 정부가 재정건전성과 구조개혁을 앞세우면서, 건설 중심 내수가 급격히 위축되고 철강 소비 둔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철강금속신문DB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를 반면교사로 삼은 중국 정부가 재정건전성과 구조개혁을 앞세우면서, 건설 중심 내수가 급격히 위축되고 철강 소비 둔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철강금속신문DB

한은은 “사회갈등 우려와 과거 일본의 경험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투자 효율성 저하와 재정 부담을 이유로 전면적 경기부양에는 신중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10여 차례 건설투자 중심의 부양책을 펼쳤지만, 결국 비효율적 공공투자와 지방경제의 건설 의존, 가계부채 누증으로 장기 침체에 빠졌다. 한은은 “중국은 이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구조적 전환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2025년 1~9월 중국의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대비 13.9% 감소했고, 신규 착공은 18.9% 줄었다. 부동산 부문이 중국 철강 수요의 약 30%, 건설 전체로는 40% 이상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 부진은 철강 내수 둔화로 직결된다.

중국 철강 소비는 2025년 들어 전년 대비 5.7% 감소하며 5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은 주거용 건설 수요가 2019년 2억9,600만 톤에서 2050년 5,800만 톤으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 내수 줄자 수출로 눈 돌린 중국

내수 위축을 메우기 위해 중국 철강업계는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철강 수출은 1억1,072만 톤으로 전년 대비 22.7% 급증, 2015년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2025년 1~9월 누적 수출량도 8,796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8월 951만 톤, 9월 1,047만 톤이 해외로 나가며 월간 기준으로도 이례적 고점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최대 철강사 바오산강철은 2028년까지 연간 1,000만 톤 이상 수출을 목표로 세웠다. 반제품(빌렛) 수출은 상반기 기준 320% 급증하며 완제품 관세를 피해가는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의 과잉 철강 물량의 직격탄은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3년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873만 톤으로 29.2% 증가했고, 2024년에는 1,021만 톤으로 늘었다. 이는 국내 철강 수요의 약 20%에 해당한다.

2025년 7월에는 한 달 동안 87만 톤이 들어오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격 경쟁력도 압도적이다. 중국산 후판은 톤당 70만 원대로, 국산 후판(90만 원대)보다 약 20% 저렴하다. 반덤핑 잠정관세 이전 열연강판 오퍼가격 역시 톤당 400달러 후반대에 형성돼 포스코·현대제철 제품 대비 큰 격차를 보인 바 있다.

◇ 국내 시장으로 번진 중국 철강 악순환

중국 철강산업의 핵심 문제는 구조적 과잉생산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OECD 철강위원회는 중국의 과잉 생산능력이 2024년 6억200만 톤에서 2027년 7억2,100만 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고정비 부담 탓에 감산이 어려워, 2025년 1~7월 중국 철강업계의 영업손실은 28억 위안(약 5,300억 원)에 달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마이스틸은 “중국 철강업체 중 1%만 흑자를 기록 중”이라고 추산했다.

이에 중국 철강업계의 과잉공급이 누적되자 중국 철강사들은 생존을 위해 잉여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고 있으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이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25년 8월 중국산 합금강 열간압연 후판에 최대 34.10%, 9월에는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도 반덤핑 잠정관세를 부과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실제로 중국산 후판 수입은 2025년 1~7월 46만 톤으로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 품목이나 보세구역·제3국 경유 형태의 우회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중국의 철강 내수 감소는 단순한 경기순환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 전환과 구조적 과잉생산이 맞물린 결과”라며 “잉여 물량이 해외로 지속 유출되는 한, 한국 시장에 대한 공급 압력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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