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투자 TMC 주가 급락…상업생산 지연과 실적 악화로 불신 확산

고려아연이 투자한 캐나다 해저광물 채굴업체 더 메탈 컴퍼니(TMC)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광물자원 확보’라는 전략적 명분에도 불구하고 상업 생산 지연과 적자 확대, 시장의 불신이 겹치면서 투자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TMC 주가는 고려아연의 투자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4일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며 상승했지만 15일(미국 현지시간) 기준으로 4.9달러에 그쳤다. 불과 3주 만에 약 40%의 가치가 증발한 셈이다. 이 같은 급락은 TMC의 실적 악화와 함께, 상업 생산에 돌입하지 못한 점과 법적 리스크가 더해지며 시장의 신뢰를 크게 흔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악화는 더욱 뚜렷하다. TMC의 2분기 주당순손실(EPS)은 -0.20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0.05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0.06달러와 비교해 손실 폭은 세 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매출이 전무한 상태에서 분기 중 1,060만 달러(약 1,400억 원)의 운영현금을 소진한 점은 투자자들의 불안을 증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TMC는 여전히 상업 생산을 시작하지 못했으며 국제법 위반 소지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또한, 프로젝트 일정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며 리스크 요인이 한꺼번에 겹쳐 시장 신뢰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의 TMC 투자가 단순한 자원 개발 차원을 넘어 정치적 계산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재계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이 미국의 광물 공급망 전략에 부합하는 투자를 통해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에 합류하려는 ‘정치적 티켓’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회장 개인의 외교적 행보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주주 가치와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이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으며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계획이 드러난 가운데,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4월 최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압수수색한 바 있다. 기소 여부에 따라 향후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제사절단은 국가 경제 외교의 상징적 무대지만, 의혹이 많은 인물이 포함될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파장이 클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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