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듀플렉스STS강 소재 CASK 부식반응을 ‘실시간 전기화학적’ 규명

국내 연구진이 듀플렉스 스테인리스강으로 제조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용기(CASK)’의 부식 반응을 실시간 전기화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CASK의 안정성을 향상하는 기술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동아대학교 화학공학과 구민수 교수와 한국재료연구원 원자력안전연구단 김승현 박사 공동연구팀은 CASK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식 현상을 최초로 실시간 전기화학 분석을 통해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원자력 과학 및 에너지 분야에서 최고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Energy Research’에 게재됐다. 이 저널은 원자력 과학 및 기술 분야에서 전 세계 1위(상위 1%)에 해당하는 최고 등급의 SCI 저널로 평가받는다.

이번 연구는 원전에서 사용된 ‘사용후핵연료’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사용하는 ‘건식저장용기’ 구조건전성 확보를 위한 부식 메커니즘 규명에 중점을 뒀다.

CASK의 주요 후보 재료인 ‘듀플렉스 스테인리스강(Duplex Stainless Steel)’은 우수한 기계적 특성과 내식성을 갖추고 있다. 다만 듀플렉스 스테인리스강은 CASK 시설이 주로 위치하고 있는 바닷가 인근의 고염분 환경에서 치명적인 열화현상 중 하나인 ‘염화물 응력부식균열(CISCC)’ 발생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 현상은 해안 지역의 고염도 수증기, 습도, 고온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금속 재료 내부의 잔류응력과 염화 이온이 결합해 미세균열을 유발하고, 그 균열이 빠르게 전파됨으로써 저장용기의 구조적 안전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

동아대 구민수 교수 공동연구팀은 CISCC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알려진 ‘국부적인 계면 갈바닉 부식(interphase galvanic corrosion)’ 현상에 주목했다.

특히 듀플렉스 스테인리스강의 페라이트와 오스테나이트 상이 공존하는 미세조직 내 상계면에서 발생하는 갈바닉 전위 차이가 부식 반응을 촉진하는 핵심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해당 반응을 주사 전기화학 현미경(SECM)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교신저자인 구민수 교수는 “SECM을 활용한 분석을 통해, 공식(pitting corrosion)과 계면 갈바닉 부식의 발생 위치 및 반응성을 정밀하게 시각화하고 정량함으로써 기존의 사후 분석 방식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초기반응부터 전파되는 부식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특히 실제 부식이 유도되는 환경에서 전기화학 반응 분포를 미세 전류로 확인함으로써 복합적인 부식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전기화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공동교신저자인 김승현 박사는 “해안가에 위치한 실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에서는 CISCC와 같은 복합 부식 현상이 장기 운영에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저장용기의 장기적 안전성 확보와 안전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기술은 앞으로 극한 환경에서 금속 부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해양·화학 산업 전반에 걸쳐 정밀 센서 개발, 고내식 신소재 설계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 가능성도 높게 평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재료연구원 기본사업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인력양성사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두 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과 서로 다른 전문 분야 간의 융합연구를 통해 완성된 성과라는 점에서도 학연간 공동연구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걸쳐 정밀 센서 개발, 고내식 신소재 설계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