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주 감소…조선업계, 선별 수주로 버틴다
2025년 상반기 국내 조선사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발주량이 급감하고 중국과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도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선별 수주 전략과 고부가 선박 중심의 수익 방어가 관건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은 한층 더 정교한 대응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 계열 조선 3사의 올해 상반기 수주액은 약 14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목표치 180억 달러 가운데 약 60%를 채운 셈이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분명한 하락세다. 삼성중공업은 선박 18척과 해양설비 수주를 포함해 약 33억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지만, 연간 목표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한화오션도 수주 금액이 30조 원을 넘었지만, 지난해 상반기보다 40%가량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발주 여건도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약 1,938만 CGT로,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전 세계 발주 건수 역시 1,788척에서 647척으로 줄어들며, 발주 시장 자체가 급격히 축소됐다.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25%로, 50%를 넘긴 중국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중국의 공급 과잉과 저가 전략이 한국 조선사들의 고부가 중심 전략과 맞붙으며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이에 시장은 조선업의 상승 사이클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발주량 감소와 함께 신조선가 하락세가 시작됐고, 조선업계 전반의 밸류에이션도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현재 확보한 3~4년치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2026년까지는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2027년 이후 실적 둔화를 경계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반등의 실마리도 감지된다. 미국이 LNG 수출 기지를 확대하며, 2027년까지 연간 1억 톤 수준의 수출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운반선 발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는 약 40척 규모의 LNG선 신규 수주가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과 중국산 선박에 대한 미국의 수수료 부과 움직임까지 더해지며, 유럽 선사들이 한국 조선사로 발주처를 선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전략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며, 도크 운영 효율화와 첨단 기술 적용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LNG 운반선, 초대형 유조선, 자율운항 기술 기반의 선박 등 미래 시장을 선도할 제품에 집중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양적인 수주보다는 수익성이 관건인 시기”라며 “친환경 기술과 운항 효율이 결합된 고부가 선박 위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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