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관 배관재, 비정상적 입찰 누구에게 이득인가?
최근 강관 제조업계가 미국의 50% 관세 부과와 중국산 저가 공세 내수 건설 수요 위축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감산 이슈까지 더해지며 업계 전반이 극심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강관산업 중 백관(도금강관) 시장의 위기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건설 경기 침체로 수요는 급감한 반면 도금라인의 신설 및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이 겹치며 수주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국내 주요 강관 제조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생산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시장 판매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며 적자판매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은 한계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입찰을 진행하며 저가 수주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일례로 한 유통업체는 'A' 프로젝트 입찰에서 제조사의 원가 수준을 밑도는 가격으로 낙찰을 받아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같은 비상식적인 수주는 실수요처의 과도한 단가 인하 압박과 복수 납품처 간 경쟁 유도에 따른 결과라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시장 가격이 교란되고 왜곡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밖에도 강관 제조사의 할인 정책 또한 문제의 일부로 지적된다. 지나치게 낮은 공장도 단가와 비현실적인 할인율이 일종의 가격 왜곡을 초래하며 '강관은 싸게 사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화시키고 있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강관 가격 하락을 예측해 마이너스 손익을 감수하고 선제적인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전략일 뿐 장기적으로는 시장 전체의 붕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러한 예측성 저가 수주와 시장 왜곡은 선의의 제조사와 유통업체, 그리고 실수요자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구조적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강관 제조사들은 누적된 원가 부담을 감안할 때 판매단가의 현실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제는 제조사, 유통사, 실수요처 모두가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장의 공멸을 막기 위해서는 강관 공급 단가의 정상화, 무리한 예측 판매 근절, 지속적인 원가 절감 등 업계 전반의 자정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며 "이러한 제조사의 경영 정상화의 절박함을 반영하듯 8월 1일부터 제품별 할인율 6% ~ 7% 축소를 통한 가격 인상이 백관 시장의 가격 정상화에 대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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