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구리부터 백금까지…LS MnM 온산제련소, 첨단 제련 기술로 경쟁력 강화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산업단지 중심부에 위치한 LS MnM 온산제련소는 국내 유일의 전기동 제련소이자, 복합금속 생산 시설이다. 세계 곳곳에서 채굴된 광석이 이곳에서 고순도 구리, 귀금속, 희소금속으로 정제되며, 전자·전력·자동차·에너지 산업의 핵심 소재로 공급된다.
구리는 단순한 산업 소재를 넘어 현대 산업을 지탱하는 필수 금속이다. 우리말 ‘구리’는 ‘불’과 어원을 같이하며, 영어 ‘Copper’는 고대 키프로스(Cyprus)섬의 라틴어 명칭 Cyprium에서 비롯됐다.
LS MnM 온산제련소에서는 연간 약 60만 톤의 전기동이 생산된다. 구리를 함유한 동광석은 주로 칠레, 페루, 호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채굴된다. 하지만 이 광석의 품위는 고작 0.5~5% 수준. 곧바로 운송해선 경제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현지에서 먼저 ‘선광’이라는 전처리 과정을 거친다. 이 작업을 통해 구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된 중광석, 즉 동정광(품위 20~~30%)만을 선별해 제련소로 보낸다.
온산제련소에 도착한 동정광은 고온의 용연로에 들어가고, 황을 제거하는 제동 공정을 거쳐 99.5% 순도의 정제조동이 된다. 이 정제조동은 다시 황산 용액 속 수조에서 전류를 이용한 ‘전해정련’ 과정을 거치며, 순도 99.99%의 전기동으로 정제된다.
이렇게 얻어진 전기동의 약 65%는 전선 산업에, 나머지 35%는 동판, 동파이프, 동전 등을 만드는 신동산업에 쓰인다. 전기 및 전자 부품, 통신망, 전기차 배터리, 항공우주 분야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말하는 첨단 기술의 바탕엔 반드시 이 붉은 금속이 자리 잡고 있다.

‘불순물’에서 회수되는 고부가가치
제련 과정에서 추출되는 부산물에는 다량의 귀금속이 포함되어 있다. 금, 은은 물론이고, 백금(Platinum), 팔라듐(Palladium)과 같은 희소금속도 이 과정에서 회수된다. LS MnM은 이들 금속의 정밀 회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금 생산량의 80% 이상이 이 제련소에서 나온다.
특히 백금과 팔라듐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촉매), 수소 저장 합금, 항공우주 합금 등 첨단 기술에 필수적인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팔라듐의 경우 1g만으로도 약 28그루 나무에 해당하는 공기 정화 효과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며, ESG 금속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원광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다. 중국은 전기동 자급률 제고, 인도네시아는 원광 수출 금지 정책을 추진하면서 원료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LS MnM은 2025년 상반기 기준, BHP, 안토파가스타(Antofagasta) 등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연간 45만 톤 규모의 동정광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이는 온산제련소 전기동 생산량의 약 26%에 해당한다. 특히 이들 원광의 품위는 평균 27~30%로, 글로벌 평균을 상회한다는 평가다.
디지털 스멜터로의 전환… 제련산업의 혁신
LS MnM은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인 ‘Onsan Digital Smelter(ODS)’를 추진 중이다. DCS(분산제어시스템)를 기반으로 전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하며, AI 기반 알고리즘으로 설비 운영 최적화, 고장 예측, 에너지 사용량 감축 등을 실행하고 있다.
스마트 센서와 자동화 설비가 결합된 스마트 팩토리 형태로, 전통적인 제련 산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혁신 사례로 평가된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정밀 제어, 품질 개선, 에너지 효율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탄소 감축과 ESG
구리 제련은 고온 고열 공정을 수반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고탄소 산업으로 분류된다. 온산제련소는 높은 에너지 의존도와 막대한 탄소 배출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는 산업성과 환경 리스크가 교차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LS MnM은 2022년 ‘Net Zero 2050’을 선언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다각적 전략을 추진 중이다. 2024년에는 총 8만4,686톤의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기록했다. Scope 1(직접 배출)에서 5만1,170톤, Scope 2(간접 배출)에서 3만3,516톤을 각각 감축했다. 이는 전년 대비 뚜렷한 개선이지만, 산업군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보다 근본적인 전환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LS MnM은 황을 활용한 열에너지 회수 기술, 리사이클링 비즈니스 강화, 배터리용 황산니켈 생산 확대 등 비즈니스 기반의 탄소 저감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 새만금에는 이차전지 전구체 생산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기반 자가발전 체계도 검토하고 있다.
온산제련소는 단순한 금속 생산기지를 넘어, 국가 소재 산업의 근간이자 탄소중립 전환의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고도화된 정련 기술, 귀금속 회수 역량, 디지털 전환, ESG 전략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나, 동시에 탄소 배출 절감이라는 중대한 도전과제도 안고 있다.
이야드 고객센터
경기 시흥시 마유로20번길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