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中 블록체인 창고증권 실험 주목해야 할 이유

대장간 2026-07-20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창고증권(Digital Warehouse Receipt) 도입이 글로벌 물류 및 금융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비철금속 시장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창고증권 업무가 실제 상용 단계에 들어섰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최근 중국유색금속보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서 국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항마오 체인’을 기반으로 한 ‘창덩 체인(Cangdeng Chain)’이 출시되어 첫 비철금속 블록체인 디지털 창고증권 업무가 상하이에서 이뤄졌다. 창고증권의 발행, 등록, 말소 등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상에서 처리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시스템 구축을 넘어 실무 적용 단계로 진입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번 사례가 국내 철강·비철금속 업계에 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철강 및 비철금속의 무역 거래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공급망 투명성 확보, 무역 금융 간소화, 위변조 방지 등 다양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플랫폼 구축, 금융과의 연결 등 시스템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많다. 

중국의 사례는 금속 유통의 디지털 전환이 더 이상 생산공정이나 거래 플랫폼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물 재고의 신뢰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철강과 비철금속 거래에서 창고증권은 단순한 보관 확인서가 아니다. 해당 물량이 실제 존재하는지, 어느 창고에 있는지,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지, 이미 담보로 설정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핵심 증빙이다. 

그러나 기존 방식은 창고, 무역업체, 금융기관의 시스템이 서로 분리돼 있어 정보 확인에 시간이 걸리고, 서류 검증 부담도 컸다. 허위 창고증권, 중복 담보, 동일 물량의 중복 거래 같은 리스크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웠다. 지금도 무역 사기가 종종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창고증권은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한 시도다. 창고증권이 생성되는 시점부터 권리관계, 수량, 위치, 업무 상태 등이 체인상에 기록되면 거래 참여자는 동일한 정보를 기준으로 검증할 수 있다. 창고증권은 더 이상 종이 서류나 사후 입력 데이터가 아니라, 실물 재고와 연결된 디지털 신뢰 자산으로 기능하게 된다.

국내 금속 유통시장도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철강재와 비철금속은 대량 보관, 장거리 운송, 외상 거래, 담보 금융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특히 경기 부진기에는 재고 부담과 자금 회전 압박이 커진다. 이때 재고의 실재성과 권리관계를 빠르게 증명할 수 있다면 거래 안정성과 금융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핵심은 기술 자체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업계가 함께 인정할 수 있는 공동 신뢰 구조다. 품목, 규격, 중량, 위치, 소유권, 담보 상태 등을 표준화하고, 창고업체·유통업체·금융기관·거래 플랫폼이 같은 기준으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법적 효력과 책임 소재도 함께 정비돼야 한다.

중국의 이번 시도는 국내 업계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 시장의 재고는 얼마나 투명하게 증명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신뢰는 얼마나 빠르게 거래와 금융으로 연결되고 있는가.

앞으로 금속 유통의 경쟁력은 단순히 물량을 확보하는 데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보유한 물량을 신뢰 가능한 데이터로 증명하고, 이를 거래와 금융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국내 철강·비철금속 업계도 디지털 창고증권을 단순한 해외 사례로만 보지 않고 유통 인프라 고도화의 과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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