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줄어도 3~4년치 일감 확보…조선업, 친환경·특수선 축으로 ‘안정 항해’

수요산업 2025-11-12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발주 둔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간 수주량은 줄었지만, 조선 빅3가 확보한 3~4년치 일감이 단기 충격을 완충하는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친환경 추진선과 특수선 중심의 시장 재편이 본격화하며, 향후 산업 구조 변동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조선업계의 총 수주량은 약 950만CGT로, 전년 대비 12.5% 감소했다. 내년에는 900만CGT 내외로 더 줄 전망이다. 글로벌 발주 자체가 위축된 가운데, 유럽 경기 둔화와 해운 운임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수주잔고는 여전히 탄탄하다. HD한국조선해양 81조 원, 삼성중공업 25조 원, 한화오션 27조 원 등 빅3 합산 134조6754억 원 규모로, 평균 3~4년치 일감이 확보된 상태다. 단기 매출 가시성은 유지되는 셈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2023년 인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HD한국조선해양HD한국조선해양이 2023년 인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HD한국조선해양

미국의 대중국 조선업 제재도 시장 점유율에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상반기 기준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점유율은 25% 내외를 회복했지만, LNG 운반선 등 주력 선종의 신규 발주는 여전히 부진하다.

업계 관계자는 “물량 자체는 줄었지만, 고부가 선종과 특수선이 늘어나면서 실적 방어가 가능하다”며 “주문 구조가 과거보다 질적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주력 선종인 LNG선의 신규 발주는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 단거리 유럽 LNG 물량이 늘면서 운임과 용선료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선주의 투자 명분이 약해졌다. 반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추진선(암모니아·메탄올·LNG 듀얼퓨얼)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IMO 규제를 충족하기 위한 연료전환과 엔진, FGSS, 탱크 등 패키지형 제안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며, 기술 종합력 확보가 수주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또한 한미 방산 협력이 강화되면서 군함·특수선 분야의 신규 수요도 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추진 중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도 조선 공급망 재편의 변수가 되고 있다. 미 해군 프로젝트와 연계된 공급망 협력이 구체화하면서, 조선소들은 중장기적 레퍼런스 확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생산 공정에서는 인력난과 기자재 리드타임 문제가 여전하다. 블록 조립 및 선행의장 구간에서 숙련도 편차가 수율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듀얼퓨얼 엔진·LNG 탱크 등 특수 기자재의 납기 변동성이 프로젝트 리스크로 부각된다.

조선사들은 동일 선종 반복 수주 라인에 표준공정(SoP)과 모듈화를 확대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부가 선종에는 패키지형 턴키 수주를 병행해 납기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도 병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2~3년 뒤 발주가 줄더라도 내부 효율성을 높여두면 변동 폭을 줄일 수 있다”며 “설계 표준화와 기자재 조달 체계 개선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수주잔고와 고부가 제품 중심의 믹스 개선으로 안정적 실적이 가능하다. 다만 신조선 발주 감소, 중국 조선소와의 가격 경쟁, 국내 인력 구조 경직성 등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설명이 잇따른다. 

특히 신조선가 하락 가능성과 수주 공백 우려가 맞물리면 2~3년 뒤 ‘보릿고개’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2026~2027년까지는 실적 안정이 가능하지만, 2028년 이후에는 수익성 압박이 커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잔고는 방패지만 영원하지 않다”며 “중장기적으로 신조 발주 공백과 생산비 상승이 겹치면 구조적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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