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40년 철강 메카, 시흥철재상가의 긴 한숨

서울 금천구 시흥동 중앙철재종합상가. 1983년 조성된 이래 40년 넘게 수도권 철강 유통과 가공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이곳은 한때 ‘철강 메카’로 불렸다. 절단·절곡·프레스 등 각종 가공 설비와 수백 개 업체가 집적돼 있지만, 최근의 상가는 활력을 잃은 모습이다.
실제로 철강산업 침체는 상가 위축으로 직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계정(2025년 기준), 대한건설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건설업 실질성장률은 -4.4%로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GDP 성장률이 0.6% 증가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건설업의 부진이 한국 경제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상가 곳곳에는 문을 닫은 점포가 늘었고, 기계 소음만이 공간을 메우는 가운데 상인들의 표정은 무거웠다. 40년 넘게 이곳을 지켜온 한 상인은 “철강 수요의 상당 부분이 건설에 달려 있는데, 건설 경기가 얼어붙으니, 우리도 같이 힘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유통되는 물량이 절반 이상 줄고 매출도 50% 이상 떨어지다 보니, 경기가 나빠진 게 피부로 느껴진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꾸준히 언급됐던 재개발 문제는 상가의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다. 시흥 중앙철재종합상가는 지난 2021년 4월 제38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전 부지 조성과 상가 개발(매각)’ 안건을 상정했고, 당시 입주자 139명 중 125명(약 90%)이 찬성해 ‘화성철강단지(가칭)’로의 이전 방안이 가결됐다. 그러나 이후 행정 절차 지연과 사업성 논란이 겹치면서 4년이 지난 올해, 행사 측은 화성 이전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현 부지 내 주거·상업 복합 개발 등 새로운 방안을 모색 중이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2~3년 안에 될 리는 없다”는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며 영업 지속 여부를 둘러싼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이곳에서 철강을 다뤄온 상인들은 “경기가 너무 안 좋아 힘들다”는 말부터 꺼낸다. 옆 점포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철강산업의 침체가 피부로 와 닿는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여전히 희망을 놓지 않는다. “아들에게 물려줄 거라고 했으니, 다시 예전처럼 경기가 살아나서 상가들이 활기를 찾았으면 하는 마음뿐”이라는 한 상인의 바람은, 산업 침체 속에서도 이곳을 지켜온 사람들의 간절한 속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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