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 속 비범함, 방산 주조업체 '거산'

최근 방위산업은 국가 안보의 핵심 기반이자 첨단 기술과 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국가 전략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은 분단 국가이자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에 방위산업은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기 위한 산업으로 지금까지 내수 중심으로 성장해온 바 있다. 그러나 이제 역량을 인정받아 전 세계로 무기 체계를 수출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을 계속 이어가서 방위산업이 대한민국 안보를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 산업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방위산업은 국가의 자국국방 의지와 기술 수준을 상징하며 대다수 국가가 자국 방위산업 육성을 희망하고 있다. 국가가 유일한 구매자인 안보산업으로 정부 예산으로 10조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는 유일한 사업이다. 

한국의 글로벌 방산시장 점유율은 10위로 2015~2019년 2.1%였으나 2020년~2024년에는 2.2%로 늘어났다. 2023년 기준 방산매출 100위 기업 중 한국 방산기업은 4개사로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 2023년 역사상 최초로 방산분야 매출액이 20조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방산 산업 성장 속에서 “평범함이 비범하다”라는 말처럼 꾸준함과 성실함을 보이고 있는 알루미늄 사형주조업체 거산을 만나봤다.

거산 고대웅 회장은 1976년부터 방산 관련 알루미늄 캐스팅 회사에서 일하며 해당 분야에 내공을 쌓아왔다. 거산은 1993년 설립된 알루미늄 사형주조업체로서 전차, 자주포 장갑 등 무한궤도 차량의 500HP ~ 1500HP의 대형 엔진 및 트랜스미션 관련 부품과 정밀유도무기 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거산은 방산 산업의 핵심인 제품 국산화도 이뤄냈다. 미국 앨러슨(Allison)에서 수입하던 K9자주포의 트랜스미션용 센터 하우징을 국산화해 신제품 인증을 통과했으며 미국 레이시온(Raytheon)에서 수입하던 RAM용 베이스 및 서포트를 국산화해 생산기반기술대회 금상을 수상했다. 

거산이 생산하는 K9 신형자주포 엔진부 냉각하우징은 제품두께가 7mm 이하의 박육성형 제품으로 150℃ 이상의 고온에서 견딜만큼 고온강도가 필요하며 내부에 6000RPM의 Turbo Impeller 가동을 위해 뒤틀림이 없고 내구성도 좋아야 한다. 신형자주포의 트랜스미션의 중앙하우징은 입력동력이 1100HP/3000RPM이며 전진4단 후진2단 변속 및 전기유압식 완전 자동변속기의 알루미늄합금주물이다. 1.5kg/㎠ 의 에어리크(air leak) 테스트를 거치며 200℃의 온도에서 200Mpa 이상의 인장특성을 가진다. 580여 볼트 가공 및 총연장 1300mm의 유로를 형성하고 있다.

K2 전차에 들어가는 메인하우징은 SNT다이내믹스와 거산이 자체 국산화하여 차세대 신형 K-2 트랜스미션용 고강도 알루미늄합금 소재부품으로 엔진출력이 1500Hp/3500RPM이며, 전진6단 후진2단의 자동변속기 외형몸체이다.

K21 메인하우징은 Al-Cu-Mg-Si계 알루미늄 합금으로, 입력동력이 520Hp/2300RPM이며, 전자제어식 완전자동변속기의 Main Housing으로 200℃의 온도에서 21.1kgf/㎟이상의 고강도인장강도특성 및 치수정밀도를 요구한다. 

유도무기인 미사일은 미사일 연료장치에 사용되는 주물부품으로 알루미늄사형주조공법을 이용하여 제작됐다. 소재의 기본 두께는 3mm이며, 2kg/㎠의 압력을 충족해야 하며 열처리시 전용 열처리 치구와 담금질(Quenching)시 특수용액으로 냉각시켜 변형을 방지하고 형상을 유지해야한다.

거산의 모든 제품들은 원자재가 입고된 뒤 배합 과정을 거친다. 배합 과정 후 조형/합형이 이뤄지고 합금을 용해한다. 성분검사를 거친 후 틀에 주입하고 탈사 및 절단한다. 사상을 한 후 비파괴검사(R/T)를 시행한다. 열처리 인장시험과 정밀사상 과정이 진행된 후 쇼트와 치수검사(마킹)가 끝나면 제품이 완성된다. 

거산은 로트 추적, 신뢰성 모니터링, 결함분석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더 엄격한 품질보증시스템으로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며 성장한 만큼 공장 내부에는 성분 검사, 인장시험, 치수검사, 다양한 검사 장치들이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거산 고대웅 회장은 “기본 룰을 지키는 것이 품질 보증의 핵심이며 문제 발생 시 원인 추적을 통해 개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방산 산업의 발전 배경에는 ‘품질 보증’이라는 기본을 지키는 기업들이 있음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