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한국 철강업계, 전방위 덤핑 공세 맞서 ‘방어전’ 돌입

해설 2025-08-25

2025년 철강업계의 최대 키워드는 ‘반덤핑 조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무역위원회가 개시한 조사 건수만 10건에 달하며, 최근 10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8건 이상이 중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올해도 5건 이상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 보는 대규모 동시다발 조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 “안방 지키기” 총력전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반덤핑 이슈와 관련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기초소재인 열연강판과 후판이다. 두 제품은 국내 제조업 원가구조와 직결되는 품목으로, 조사 착수와 예비판정만으로도 수입 구조 변화와 가격 방어 효과가 나타났다.

여기에 스테인리스, 도금·컬러강판, 특수강까지 조사 품목이 확장되면서 사실상 철강 전반에 걸친 ‘풀라인업’ 반덤핑 조사가 진행되는 국면이다. WTO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반덤핑 조사 건수는 2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중국발 저가 공세와 공급 과잉을 겨냥한 대응이 강화되는 추세다.

현재 국내 철강업계의 표적은 명확한 상황이다. 중국과 일본이다. 중국산은 저가 공세와 함께 HS코드 위장, 우회 수입 논란까지 겹쳤고, 일본산은 내수 가격 대비 수출 가격을 낮추는 전략이 문제로 지목됐다. 

/AI로 생성한 이미지./AI로 생성한 이미지.

무역위는 중국산에 대해선 ‘시장가격을 무너뜨리는 저가 공세’로, 일본산에 대해선 ‘원가 이하 수출’이라는 점을 각각 덤핑 판정의 핵심 근거로 들었다. 수입 구조의 양대 축이 동시에 흔들린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물량으로, 일본은 가격 기준으로 국내 시장을 흔들어왔는데, 두 나라가 동시에 제동이 걸린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규제는 단순히 통상 분쟁 차원을 넘어섰다”며 “국산 철강업체들에는 가격 방어와 시장 정상화의 명분을 주지만, 수요산업에는 원가 압박과 불만이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수요업계 관계자는 “곧바로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고, 철강 제조사 측은 “덤핑재를 방치하면 국내 생산 기반이 무너진다”며 맞섰다.

◇ 기초소재부터 특수강까지…충격의 무게 달라졌다

열연강판은 수급 불균형이 가장 두드러졌다. 일본산 수입은 1~7월 누계가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고, 예비판정에서 최대 33%대의 높은 덤핑률이 산정되면서 수입재 수급이 크게 흔들렸다. 반대로 중국산은 반덤핑 판정 이전 물량을 쏟아내며 같은 기간 25% 늘었다. 

특히 중국산은 예비판정 이전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며 국내 유통가격을 크게 끌어내렸다. 업계는 “최종 판정에서 중국산까지 제재가 강화될 경우 또 한 차례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본다.

후판은 잠정관세 효과가 직접 드러나고 있다. 중국산 수입이 절반 가까이 줄며 7월 물량은 5만 톤 수준으로 감소했고, 점유율도 연초 50%대에서 40% 초반으로 내려왔다. 국내 제조사들은 이를 계기로 가격 방어와 출하 조율에 나섰으나, 기계·건설업계는 원가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는 9월 최종 판정이 후판 시장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금·컬러강판은 중국산 저가재가 건자재 시장을 넘어 가전 시장까지 잠식하며 압박을 키웠다. 일부 제품군에서는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6가크롬’ 도료 적용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내 재압연 업체들은 지난 7월 31일 중국산 도금·컬러강판을 대상으로 한 반덤핑 조사 신청서를 무역위원회에 공식 제출했다. 조사 대상은 탄소강 및 합금강, 아연 및 아연합금 표면처리 냉간압연 제품(GI, GL, 3원계 합금도금강판 및 컬러도금강판)으로, 전기아연도금강판(EGI)과 합금화아연도금강판(GA), 열연아연도금강판(HGI), 자동차용 도금강판은 제외됐다.

업계 관계자는 “냉연도금 제품의 소재가 되는 열연강판이 이미 예비판정을 받은 만큼, 도금·컬러강판 제소도 탄력을 받게 됐다”며 “이번 조치가 국산 수익성 방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잠정관세 부과 전까지 ‘막차 물량’이 몰릴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고 있다.

특수강 분야도 ‘소재 주권’ 확보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다. 최근 2년간 중국산 특수강봉강 수입이 50% 이상 급증하자 세아베스틸·세아창원특수강이 직접 제소에 나섰다. 업계는 “특수강은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니라 전략 산업 소재”라며 강력한 방어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스테인리스강(STS)은 올해만 세 건의 최종 제재가 확정되며 ‘반덤핑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중국·대만·인도네시아산 제품에는 24~25%대의 고율 관세가, 베트남산 냉연에는 최대 18.81%, 중국산 후판에는 21.62%의 일괄 관세가 부과됐다. 국내 STS 시장 점유율이 수입재에 30% 이상 잠식돼 있던 만큼, 이번 판정은 시장 재편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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