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수급 전망-강관) 강관업계, 하반기 돌파구가 안보인다
국내 강관업계가 하반기 내수침체와 미국 철강 관세 부과로 인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철강 감산과 열연강판 제품에 대한 반덤핑(AD) 관세 부과가 남아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먼저 해외 수출의 경우 앞서 3월12일 철강·알루미늄 관세 25%부과와 무관세 쿼터 폐지로 국내 철강 기업들의 대미 수출은 한 차례 타격을 받았는데, 여기에 더해 25% 추가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수출 물량의 가격경쟁력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의 수입 관세의 효과를 강종별로 보면,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강관 품목이 관세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강관 업체의 미국 수출량은 2024년 109만 톤으로, 전체 수출량(157만 톤)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8.5%에 이른다.
이 때문에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강관업체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다만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이후 미국 내 시장 가격 상승폭에 따라 피해 규모는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강관업계는 북미 시장에 집중돼 있는 에너지용강관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지 공장 증설 설립을 택했다. 세아제강지주의 미국 자회사 SSUSA 제조법인 설립 후 미국 현지 수요 확보를 위한 국내 강관사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휴스틸은 미국 텍사스주 클리블랜드시의 신규 공장에 설비 제작업체인 파이브즈와 협력해 OCTG 전용 생산공장을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파이브즈와 계약을 맺고 클리블랜드시에 OCTG 설비와 관련한 솔루션을 공급받는다. 이를 통해 주요 수출 시장인 북미 시장내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어 넥스틸은 미국 진출을 위한 설비 이전 작업을 완료했다. 회사는 포항공장의 4인치 조관기 해체 작업에 돌입했고 2022년 하반기 미국으로 조관설비를 이전했다.

■ 백관부터 구조관까지 건설 경기 부진에 경쟁 이어져
올해 건설 경기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뒷걸음치면서 전체 경제의 뇌관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백관부터 구조관까지 전반적인 강관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역대급 건설 경기 악화에는 높은 금리와 건설비용 등 단기 경기 요소들과 인구 감소에 따른 주택수요 부족, 2017∼2022년 과잉투자, 해소되지 않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 등 중장기 구조적 문제가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관 생산 업체는 증가하면서 내수 판매 경쟁 과열로 이어지고 있다.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아주베스틸의 도금로 가동을 시작으로 현대스틸파이프의 OEM(위탁생산)에 이어 하반기 넥스틸의 도금로 가동으로 백관 생산이 가능해졌다. 백관 시장은 기존 세아제강, 현대스틸파이프, 휴스틸, 금강공업 등 4개사가 시장을 양분해왔다. 그러나 넥스틸과 아주베스틸이 백관 판매에 뛰어들면서 판매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세아제강은 금번 생산능력 증대를 통해 강관시장 수요가의 요구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필수적인 사이즈별 구색확보로 공급 안정성을 강화하고 납기 대응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또한, 국내를 넘어 동남아/호주 등 해외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도금파이프의 최강자로 우뚝 선 세아제강. 내수 아연도금강관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 더욱 차별화된 고품질의 제품 생산과 효율적인 생산체계 구축을 통해서 양과 질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스틸파이프는 도금 품질 향상을 도모하고 지속적인 기술 투자의 일환으로 제품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이번에 추가된 공정은 기존의 도금, 백청 방지제 투입, 포장, 검사, 출고 과정을 기반으로 하여 코팅 설비 및 건조로 투입이라는 신규 단계가 포함된다. 넥스틸은 도금로 운영을 위해 포항공장 옆 공장부지 4,000여㎡를 경매로 매입한 바 있다. 여기에 회사는 도금로를 설치해 직접 운영해 나가고 있다.
이어 구조관 업계의 경우 원가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적자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국산 열연강판(HR)이나 중국 수입 소재를 사용하는 업체들 모두 판매를 통한 적자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구조관 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보다 매출 중심의 전략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관 제조업 특성상 지속성장을 위해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지만 설비 투자 보다 매출 중량과 매출액 증대에만 목표를 세우고 있다. 임가공이나 기타 매출을 통해서 제품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의 경우 다수의 구조관 업체들이 원자재 상승으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 시기에 가격 인상을 시행하지 않고 그 시기에 발생하는 가수요 확보에 매달리면서 인상시기를 놓쳤다. 이에 반해 원자재 가격 하락에는 구조관 제품에 곧 바로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구조관 업계는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 보다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이 더 커지고 있다.
■ 강관사, 판매 보다 합리적인 ‘생산판매’ 필요
강관 제조업계가 올해 합리적인 생산과 목표 판매량 조정으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 등 경기침체로 내수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생산과 판매에 대한 조정없이 대다수의 업체들이 기존 매출을 목표매출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반적인 수요와 경기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한 시기에도 매출 확대 정책이나 재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무리한 판매로 시장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가격 경쟁이 어느 강관 회사 먼저 가격 인하를 하였기에 타 업체들도 동반으로 가격을 내려 판매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강관 업체들은 월 1만톤 수준의 판매 체제를 지켜오다 보니 가격 인상보다 판매량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제조원가 상승보다 판매량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판매 정책을 세워왔다. 다수의 강관 업체들이 원자재 상승으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 시기에 가격 인상을 시행하지 않고 그 시기에 발생하는 가수요 확보에 매달리면서 인상시기를 놓쳤다.
이에 반해 원자재 가격 하락에는 강관 제품에 곧 바로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강관 업계는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 보다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이 더 커졌던 것이다.
시장의 안정화와 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원자재 인상에 맞춘 각사의 인상시기가 비슷할 수밖에 없지만 이와 달리 각 업체의 상황에 맞춰 인상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형 강관사의 가격 인상 후에도 1~2주 매출 확보를 위해 인상을 미루는 것은 시장 가격을 혼탁 시키는 게 강관 업계의 설명이다.
이러한 가운데 원자재 구매에서도 업체별로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근로시간 단축과 조관비용 물류비용 등 판관비 상승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보통 톤당 10~12만원의 원가가 14~15만원까지 올라 수익성 구간이 이전보다 줄었다. 이는 제조원가가 9~10만원까지 오르고 판관비가 5~6만원까지 오른 영향이 크다. 실제 인건비용, 물류비용을 포함해 원부자재 가격도 상승한 영향이 크다.

■ 하반기 연관업체 등 실수요 부실 주의보
강관 제조업계는 하반기 철강 유통업체부터 실수요 업체의 부실에 주목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악화로 인한 연관 수요업체들의 불황에 대한 영향이 유통업체까지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김포 소재 철강 유통업체에 이어 경남 사천시 중공업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연관수요 업체의 부도 소식이 있었다. 이어 안양철재상가의 유통업체 부도까지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철강업계는 연초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인상분 반영에 나서고 있지만 실수요 업체들은 경기 침체의 영향에 직격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연관수요 업체 중 수익성 악화로 인해 운영자금 확보에 실패한 업체들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회생절차 폐지로 청산절차를 밟았다.
이를 두고 철강업계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실제 수행되는 건설공사는 감소하다보니 연관수요 업체들의 일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유통업계의 경우 금리 상승으로 재고 매입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인건비, 전기요금, 물류비용 증가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수요 업체들은 경기 침체의 영향에 직격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연관수요 업체 중 수익성 악화로 인해 운영자금 확보에 실패한 업체들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회생절차 폐지로 청산절차를 밟았다. 이를 두고 강관 업계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실제 수행되는 건설공사는 감소하다보니 연관수요 업체들의 일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실수요 업체의 가공 설비 도입을 늘리고 있다. 자체적인 가공 설비 도입으로 인력 재배치와 재고조정을 위함이다. 가공 물량도 줄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는 인건비를 비롯해 전기비용, 물류비용까지 증가해 가공 사업을 통한 수익성을 내는데 이전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밖에도 강관 유통업계의 부채 리스크는 더욱 확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확대해 오고 있는 기업대출이 올해에도 강력한 부실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규모 건설 프로젝트에서도 제조사의 실수요팀과 유통업체간의 입찰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입찰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제조사와 유통업체 모두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관 업계 한 관계자는 “재정난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원자재 매입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보니 제품 판매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여기에 경기 악화까지 이어져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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