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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성 칼럼- 공짜 지하철 탈때까지만…

컬럼(기고) 2025-05-12

경로 우대를 받는 노인의 나이 기준 상향이 사회적 화두(話頭)가 되고 있다. 현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우세하다. 그것도 2030년부터 실시하자는 구체적 시기까지 명기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70세 이하는 노인 대접을 받지 못한다. 각종 경로 우대 혜택에서도 제외된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려면 70세까지 기다려야 한다. 노령연금 수령 나이도 순차적으로 늦춰진다. 공원이나 박물관 등의 무료입장도 마찬가지다.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공식적으로 ‘노인은 70세 이상’이라고 공표하면 시작이다.

우정을 나누는 친구 중 정년퇴직한 이가 많다. 가끔 만나면 지하철 공짜로 탈 때만을 기다린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하지만 경로 우대 나이가 상향되면 친구들의 실망감도 클 것이다. 필자의 생각도 같다. 한편으로 억울한 생각이 든다. 군 복무, 예비군, 민방위 등 국민의 의무를 하는데 항상 만기라는 단어가 뒤따랐다. 그러나 그 의무를 다하면 기간이 단축되곤 했다. 그때는 혜택과 담을 쌓은 억울한 기분이었다. 경로 우대 혜택도 마찬가지다. 이제 눈앞에 다가왔는데 또다시 연장된다고 하니 기구한 운명의 장난에 할 말을 잃었다.

노인으로 불리기는 싫은데 우대 혜택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복지정책 중 하나이니 직장 다닐 때 낸 세금을 돌려받는 기분일 것이다. 아직 직장을 다니고 있는 필자로서는 은퇴한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어떤 일을 해도 될 정도로 육체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하지만 종일 하염없이 시간을 쪼개고 있는 모습을 보면 딱하기 그지없다. 그중에는 전직 교수도 있고, 공무원도 있고, 기업 중역도 있다. 현직에 있을 때는 모두 잘난 체하고, 잘 나 보였다. 그러나 퇴직한 후에는 초라한 패잔병 모습이다.

너무 빠른 은퇴가 원인이다. 노인의 나이도 연장되니 정년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올해 65세 인구가 1천만 명을 돌파할 예정이다. 노인의 나이가 상향되면 정년퇴직을 한 끼인 세대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국민연금 받는 나이도 연장됐다. 많은 사람이 복지 사각지대로 빠진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고령화 속도와 은퇴 후 소득 공백 등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국가와 기업이 나서지 않으면 해결은 쉽지 않다. 고령층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 국가적 손실도 크다.

무분별한 정년연장은 답이 아니다. 젊은 세대와 이해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층의 정년연장으로 청년층 고용을 위축시킨다면 이 또한 문제다. 고령 근로자가 1명 증가할 때 청년 근로자는 약 0.4∼1.5명 줄어든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서로 피해를 주지 않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보다 초고령사회로 일찍 진입한 일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정년연장을 단계적으로 추진했다. 이와 함께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퇴직 후 재고용을 통해 생산성 향상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반면 출산 저하로 인구절벽 문제에 직면했다. 지금부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근로자 부족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 고령 근로자의 퇴직 후 재고용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만약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근로자 부족 문제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미 이 문제는 3D 업종에서 실감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 업체들은 정년을 넘은 고령 근로자들의 근무가 대다수다. 고령층을 꼰대로만 치부하기에는 가진 것이 많다. 회사의 생산성을 유지하고 향상하는데 이들의 경험은 대체할 수 없는 큰 자산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다. 2013년부터 국민연금 수급 개시 나이가 상향 조정되면서 2029년에는 정년퇴직 후 국민연금 수급까지 5년간의 시차가 발생한다. 길어진 소득 공백으로 가난한 고령층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고령층 계속근로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임금체계 개편과 근로조건 유연화가 필요함을 지적한다. 청년 고용 위축과 같은 부작용을 줄이고 고령층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과거 시골에서 환갑을 맞은 사람을 축하하고자 돼지를 잡고 마을 잔치를 하던 일이 생각난다. 지금 60세는 경로당 근처에도 못 간다. 물 당번도 70대가 할 정도다. 2025년 현재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가 5만 명이 넘었다. 이처럼 장수 시대의 도래로 고용대책 마련이 어렵지만 그래도 머리를 맞대고 심사숙고(深思熟考)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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