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미국에서 철을 만든다”…포스코, 클리프스와 맞손해 북미 시장 진격
포스코가 미국 내 철강 공급망 강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최근 미국 클리블랜드클리프스(Cleveland-Cliffs)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북미 시장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철강 수요 둔화와 통상 리스크가 겹치는 가운데, 미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는 중장기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1847년 설립된 북미 대표 철강기업으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다. 약 3만 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이 회사는 철광석 채굴에서 평판 압연강재 생산까지 일관 체계를 갖춘 철강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가 미국 최대 철강사 중 하나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Cleveland-Cliffs)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2020년 AK스틸, 2021년 아르셀로미탈USA를 인수하면서 연간 1,727만 톤 규모의 조강 생산능력을 확보했고, 자동차·에너지·산업용 고급강판 중심의 시장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현재 포드(Ford), GM, 스텔란티스(Stellantis) 등 주요 완성차기업의 1차 공급사로, 북미 자동차 강판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클리프스는 전기로(EAF)와 직접환원철(DRI) 기술을 결합해 친환경 제강 체제로 전환 중이며, 미국 내 철광석 펠릿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원료 자급률을 90% 이상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반 공정제어와 고강도 자동차용 강판 생산라인을 강화하며 미국 정부의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 정책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포스코가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의 지분 10~30% 인수를 검토하는 이유도 바로 이 ‘완전 내재화된 미국형 철강 체계’에 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는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내 직접 생산 기반을 확보함으로써 ‘고율 관세 장벽(무역확장법 232조)’과 ‘Buy America’ 원산지 규제를 우회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미국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이후 핵심 소재와 완성품 모두에 ‘미국산’ 요건을 강화하고 있어, 한국 철강사의 수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클리프스와의 협력을 통해 현지 조달-생산-가공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완성, 미국 내 고객 대응력을 한층 높인다는 구상이다.
포스코홀딩스 이주태 사장은 “미국을 대표하는 철강사와의 협력은 단순한 제휴가 아니라 글로벌 철강 공급망을 재편하는 새로운 시작점”이라며 “포스코는 ‘Made in America’ 원칙에 부합하는 철강 공급 체계를 통해 양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리브랜드클리프스의 셀소 곤살베스 부사장 역시 “이번 협력은 한·미 양국의 산업기반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포스코와의 시너지를 통해 북미 산업 생태계의 혁신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협약을 두고 업계 내에서는 “포스코가 일본제철의 미국스틸 인수에 맞서는 ‘K-스틸 얼라이언스’ 구도를 본격화했다”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포스코가 이미 미국 내 이차전지소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자동차 강판 가공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철강–이차전지–미래 모빌리티 소재까지 포괄하는 종합 생산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포스코는 내년 중 클리브랜드클리프스와의 본계약(Definitive Agreement)을 체결하고, 2026년 이후 공동 생산·조달 시스템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력 범위는 철광석 및 DRI 조달, 자동차강판·에너지강재 공동 생산, 기술 교류 및 탈탄소 공정 협력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포스코는 현대자동차그룹과도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4월 약 8조2,000억 원(58억 달러)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고, 202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이 주도하고 포스코가 전략적 지분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로, 북미 완성차 및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함께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 프로젝트는 클리브랜드클리프스 제휴와 함께 포스코의 북미 현지화 전략을 이중 축으로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단순히 철강을 수출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고 공급망을 통합 관리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통상 질서가 ‘지역 블록화’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이번 미국 행보는 장기적으로 생존 기반을 다지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야드 고객센터
경기 시흥시 마유로20번길 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