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국내 열연시장, 반덤핑으로 되살아날까…쇳물값 반등에 수익성 경고등
쇳물값이 하반기 들어 다시 뛰고 있다. 제조원가는 빠르게 반등한 가운데 내수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며, 철강업계 수익성이 한계에 다다랐다.
다만 지난 7월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예비판정이 더해지면서, 시황 반전의 가능성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쇳물값 흐름, 제조원가와 맞붙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제선원가는 지난 6월 260달러대(CFR)에서 저점을 찍은 뒤 8월 280달러대로 회복하며 제조원가 압박을 키우고 있다. 반면 내수 열연강판 유통가격(수입대응재 기준)은 톤당 70만 원 중반대에 머물러 격차가 좁혀지면서 마진 방어선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쇳물 원가는 뚜렷한 변동세를 그렸다. 1월 톤당 288.8달러에서 출발해 2월 293.7달러로 소폭 상승했지만, 3월과 4월에는 277달러 선까지 내려앉았다. 6월에는 263.7달러로 저점을 찍었으나, 7월과 8월에 각각 275.1달러, 285.5달러로 반등하며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환율을 반영한 제조원가 역시 같은 흐름을 탔다. 6월에는 내수 유통가격 톤당 77만2천 원과의 격차가 13만8천 원으로 줄었고, 8월에도 차이는 9만5천 원 수준에 그쳤다. 2023년 상반기만 해도 30만 원 이상의 차이가 유지됐던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 완충 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내수 가격은 전반산업 업황과 저가 수입재 등에 발목이 잡혀 쉽게 반응하지 않는다”라며 “쇳물값이 조금만 올라가도 마진은 급격히 꺾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에는 제조원가는 톤당 436달러였고, 내수 가격은 81만 원에 불과해 원가와 판매가격의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 반덤핑 판정과 수요 회복, 반등 가능성 열리나
국내 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수입재다.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은 FTA와 RCEP 협정 덕에 사실상 무관세로 들어오면서 국내 열연강판 유통가격 하락을 유도해 왔다.
다만 지난 7월 24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28.16~33.57%의 잠정 반덤핑관세 부과를 기재부에 건의하며 국면이 달라졌다. 일본 JFE(33.57%), Nippon Steel(31.58%), 중국 바오산(29.89%), 벤강(28.16%) 등 주요 업체들이 모두 대상이다.
업계는 “일본산은 내수 가격이 높은데 한국향 수출가는 낮아 덤핑 폭이 크게 산정됐다”라며 “잠정부과가 현실화하면 수입재 가격 메리트가 줄고 국산 가격 방어력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본다. 최근 유통시장을 중심으로 열연강판 호가 인상에 나서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반덤핑 판정과 맞물리며 내수 시황 반등의 기대가 퍼지는 대목이다.
철강업계 전문가들은 “수입재 억제 효과와 수요 회복이 동시에 작동할 경우, 국내 열연 가격 정상화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내 열연강판 시장 향방은 ‘원가 압박’과 ‘정책 효과’ 중 어느 쪽이 우위를 점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결국 문제는 시간을 버틸 체력”이라며 “반덤핑 정책 효과와 시장이 맞물리면 반등 계기를 만들 수 있겠지만, 그전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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