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처리업계, 현장 기술직 외 엔지니어도 수급도 어려워”

업계뉴스 2025-06-12

열처리산업을 포함한 국내 뿌리업계가 현장 생산기술직 외에 제품 개발과 공정 설계를 담당하는 엔지니어 모집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체계적인 인력 양성 지원 외에도 AI와 로봇을 활용한 공정 자동화, 산업 구조조정을 통한 합리화 및 신수요 개발 등 종합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이사장 주보원)은 6월 10일부터 13일까지 경상남도 밀양시 삼흥열처리에서 ‘제32회 열처리기술경기대회’를 개최했다.

대내외 악재로 인한 열처리업계의 경영위기와 이로 인한 인력난이 심화된 상황에서 열린 올해 대회에서는 중장기적 인력난 해소를 위해 학생 부문 참가자들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했다. 올해 예선에는 고등부 19명, 대학부 32명, 업체 20명이 참가했고, 본선에는 고등부 15명, 대학부 18명, 업체 18명이 참가했다.

‘제32회 열처리기술경기대회’ 기념촬영. (사진=철강금속신문)‘제32회 열처리기술경기대회’ 기념촬영. (사진=철강금속신문)

열처리업계의 인력 양성을 위해 올해 32회째로 개최한 대회 관계자들은 현재 국내 열처리업계의 인력난이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열처리업계는 주력산업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업체 간 과당경쟁에 따른 경영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이종길 열처리조합 전무는 “뿌리산업은 개별산업이 별도로 수요처를 두지 않고, 가치사슬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열처리업계는 주조와 단조, 금형업계에 수요처로 두고 표면처리업계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국내 주력산업 경기 침체로 주단조업계의 경우 매출이 반토막이 났고, 금형 생산도 감소하면서 열처리업계의 실적도 대폭 하락했다. 매출액이 감소한 상황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제조원가가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팬데믹 이후 지속된 인력난은 더욱 심화되면서 영세업체들은 구조조정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열처리산업, 수요산업 경기 둔화 → 과당경쟁 및 수익성 악화 → 인력난 악순환 반복

열처리업계 인사들에 따르면 수요산업 경기 둔화와 함께 업체 간 과당경쟁에 따른 영세성과 수익성 악화, 낮은 임금에 따른 인력난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에 있다.

이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신수요 창출 외에도 산업 구조조정과 적정 납품단가 확보, 공정 자동화와 중장기적 엔지니어 양성 등이 모두 필요한 상황이다.

열처리경기대회 관계자들은 국내 열처리산업 또한 공정 자동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열처리대회 참가자. (사진=철강금속신문)열처리경기대회 관계자들은 국내 열처리산업 또한 공정 자동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열처리대회 참가자. (사진=철강금속신문)

우선 국내 열처리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업체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이는 경쟁국인 일본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본의 경우 한국에 비해 경제 규모가 2배 이상이지만 열처리업체 수는 500개사 내외인 반면, 한국의 열처리업체 수는 무려 1,300개사에 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과 비교하여 경제 규모가 50% 이하인데도 업체 수는 2.6배나 많다 보니 국내 열처리 단가는 제조원가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단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다 보니 열처리업체들은 종사자들에게 적정 임금을 주기 어렵고, 이는 청년층의 외면을 불러오는 원인이 됐다. 열처리산업 현장에서는 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보기도 어렵고, 막내가 60년대생인 경우도 수두룩하다. 현장 생산기술직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서라도 해결할 수 있지만 공정기술 개발과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엔지니어들도 구하기 어려운 것이 열처리산업을 포함한 국내 뿌리업계의 현실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현 세대 CEO들이 은퇴할 경우 산업의 명맥이 끊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회 관계자들은 국내 열처리업계 또한 일본과 같이 비핵심업무에 대해서는 로봇자동화 설비를 통한 자동화 등 전반적인 공정 개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AI 도입 통한 공정 개선 및 중장기적 엔지니어 수급 위한 노력 뒤따라야”

생산기술연구원 문경일 박사는 “일본의 경우 이미 2000년대 초반에 로봇을 활용한 공정 자동화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위험한 작업이나 단순업무 등은 모두 로봇으로 대체하고, 공정설계와 품질 검사 등 핵심업무에는 청년층의 유입이 늘어났다. 국내 열처리산업을 포함한 뿌리업계도 그와 같은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열처리업계 인사들은 용접업계와 표면처리업계가 AI와 로봇자동화 설비 도입을 본격 추진하는 점을 언급하고, 열처리업계 또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중장기적 인력난 해소와 공정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올해 대회의 시상은 국무총리상 2명,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2명,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 2명, 고용노동부장관상 1명, 교육부장관상 1명,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상 4명,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 회장상 1명, 대한민국명장회장상 1명,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상 4명, 한국열처리공학회 회장상 4명 등 총 22명에게 수여한다.

업체부문은 대상은 기술탑, 금상, 은상, 동상 수상자들에게 상패를 수여하고, 일반 및 학생부분은 금상, 은상, 동상 수상자들에게 상금 30만원, 20만원, 10만원을 수여한다. 수상자 중 학생부 교육부장관상은 교육부의 요청으로 고등학생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얻은 자가 수상한다.

참가업체와 선수 이외에 경기대회 활성화 등에 기여한 자, 특성화 고교 지도교사 중 열처리기술인 배출에 기여한 자에게 각각 대회 공로상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및 교육부 장관상을 수여한다.

그리고 침탄열처리와 QT열처리 부문의 개인 입상자(3위 이내 일반, 학생)에게는 대회 진행상태 등 제반 과제 검토가 인정되면, 국가에서 발행하는 열처리기능사 자격증이 부여(최종 판정 이후 산업인력공단에 본인이 직접 신청)될 수 있다.

“일학습병행제, 직업혁신지구사업 확대로 뿌리업계 엔지니어 양성해야”

열처리업계에서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의 대책을 주로 주문했다면 교육계에서는 뿌리산업 인력 양성을 위해 일학습병행제와 직업혁신지구사업 확대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회 운영위원인 열처리공학회 정걸채 회장과 경북대 정인상 명예교수는 국내 대학에서 뿌리산업 관련 학과가 크게 감소했음을 지적하고, 서울 집중이 지속되는 이상 뿌리산업의 인력 양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인상 교수는 “경상북도를 예로 들자면 공학 관련 교수를 채용하려 해도 사회 인프라가 뒤처지다 보니 수도권 대학에 비해 채용이 월등히 어렵다. 정부가 지역 규형 발전 차원에서라도 지방의 교육기관 활성화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계 인사들은 뿌리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일학습병행제와 직업혁신지구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열처리대회 참가자들의 필기시험 장면. (사진=철강금속신문)교육계 인사들은 뿌리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일학습병행제와 직업혁신지구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열처리대회 참가자들의 필기시험 장면. (사진=철강금속신문)

대구과학기술고등학교 이민우 교사는 “현재 현장 기술직을 양성하는 특성화 고등학교의 경우 신입생 모집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리고 기존 학생들도 상대적을 근무 조건이 열악한 뿌리업계 취업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민우 교사는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도 중견기업 이상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아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뿌리기업의 인력난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가 현재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일학습병행제’와 ‘직업혁신지구사업’ 확대이다.

두 사업 모두 직업계 고등학교와 폴리텍 재학생들을 상대로 취업과 학위 취득을 동시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에 참가한 학생들은 뿌리기업에 취업하여 근무를 하는 동시에 4년제 대학에서 관련 학위를 취득하면서 업무 관련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교육을 통해 얻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능력 향상과 함께 급여 상승을 바라볼 수 있다.

이민우 교사는 “최근 뿌리업계의 경우 대졸 엔지니어를 구하기 어렵다 보니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들을 취업시킨 후 지속적 교육을 통해 중간관리자급 엔지니어나 공정 및 기술 개발 엔지니어로 양성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국내 대학에서 뿌리산업 관련 학과가 점차 사라지는 상황에서 취업과 교육이 동시에 가능한 ‘일학습병행제’와 ‘직업혁신지구사업’은 명맥이 끊길 위기에 있는 뿌리산업 엔지니어를 양성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직업혁신지구사업 #확대 #뿌리업계 #엔지니어 #양성해야” #열처리업계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 #대책 #주문했다면 #교육계 #뿌리산업 #인력
← 이전 뉴스 다음 뉴스 →

이야드 고객센터

location_on
신스틸 이야드
경기 시흥시 마유로20번길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