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시장 국산 우대규정 강화해야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세가 장기화되면서 철강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전에도 철강업계가 불황에 빠진 적은 많았으나 올해의 경우 어느 때 보다도 위기감이 더욱 크다. 올해의 경우 성수기인 2분기 이후에도 수요 감소와 제품 가격 약세가 지속되면서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적으로는 조선과 자동차 등 일부 전방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부진한 탓에 회복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건설 부문은 아파트와 상가 미분양이 지속되면서 최근 2~3년 동안 역대 최저 기록을 갱신 중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자동차 또한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철강 수요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수출 또한 마찬가지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주의 강화와 함께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 상승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철강업계의 위기감이 심화된 것은 현재와 같은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내수 부문의 경우 저출산 고령화가 본격화되면서 건설을 포함한 주력산업 수요가 향후 계속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장에서 만난 철강업계 인사들 또한 저출산 장기화에 따른 수요 위축을 향후 철강산업이 맞이할 가장 큰 위기로 꼽았다. 내수와 수출이 위축되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의 어깨를 짓누르는 또 다른 악재는 바로 공공조달시장과 민간시장에서 중국산 수입재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2~3년 동안 국내 주력산업에 포진한 수요기업들은 기자재 조달정책을 변경하여 그동안 국내 제품만을 구매하던 품목에 대해 중국산 수입재의 납품을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공공조달시장에서도 일부 품목의 경우 이미 중국산 수입재가 시장을 독차지하면서 국내 중소 철강 및 가공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뜩이나 세계적인 경제 침체로 내수와 수출시장에서 모두 고전하는 상황에서 수요업계와 공공부문의 조달정책 변경은 철강업계에 ‘비수’가 되고 있다. 애초 공공조달시장은 국내 산업을 육성하는 목적으로 운영되어야 함에도 전혀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으며, 민간 조달시장 또한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공급망 안정화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새로 출범할 정부는 현재와 같은 상황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강력한 공급망 안정화 대책을 통해 공공 및 민간조달시장에서 국산 제품에 대한 우대규정을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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