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강판 유통시장 숨 고르기…하방 압력 커질까
국내 열연강판 유통시장이 숨 고르기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제조사의 가격 인상 기조가 시장에 반영된 이후 유통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실수요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가격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96만 원 안팎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어진 가격 상승 흐름 이후 최근 2달 동안 뚜렷한 변동 없이 현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유통시장은 상반기 동안 제조사의 가격 인상과 수입 감소 영향으로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중국산 수입 감소가 본격화한 이후 시장 내 공급 여건이 이전보다 빠듯해지면서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최근 시장 분위기는 다소 달라지고 있다.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일반 제조업 수요 역시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하면서 시장 전반의 활력이 이전보다 약해진 모습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추가 상승 가능성보다 현재 가격 수준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
제조사의 가격 정책은 여전히 시장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제조사들은 원가 부담과 수익성 확보 필요성을 고려해 가격 방어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연초 대비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과 산업용 전기요금, 물류비 등 각종 비용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재고 상황도 시장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유통업계에서는 시중 재고가 과거와 비교해 많지 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규격은 수급 여유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내 물량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급격한 가격 변동 가능성 역시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입 흐름 역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5월 열연광폭강대 수입은 19만9,240톤으로 전월 대비 증가했다. 다만 증가 물량 대부분이 일본산에 집중됐으며 중국산 수입은 4,615톤에 그쳤다.
누적 기준으로는 수입 감소 흐름이 여전히 뚜렷하다. 올해 1~5월 열연광폭강대 수입은 74만32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3% 감소했다. 중국산 수입 감소가 이어지면서 국내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최저수출가격(MJP) 운영 흐름도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MJP가 시장 가격 형성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중국 내수 가격 약세와 일부 수입 계약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향후 MJP 운영 방향과 실제 수입재 유입 수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본산 수입 증가 역시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제조사의 가격 정책과 국내 공급 여건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아울러 철강업계의 관심은 추가 상승 여부보다 현 가격 수준의 유지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제조사의 가격 정책이 이어지고 있지만 건설과 제조업 전반의 수요 회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높은 가격 수준이 유지되고 있지만 추가 상승 동력이 강한 상황도 아니다”라며 “당분간은 수요산업 동향과 제조사의 가격 정책을 중심으로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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